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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박남준,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
덧없고 덧없는지
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진다 덧없다 덧없이 진다
이를 악물어도 소용없다
모진 바람불고 비
밤비 내리는지 처마끝 낙숫물 소리
잎 진 저문 날의 가을 숲 같다
여전하다 세상은
이 산중, 아침이면 봄비를 맞은 꽃들 한창이겠다
하릴없다
지는 줄 알면서도 꽃들 피어난다
어쩌랴, 목숨 지기 전엔 이 지상에서 기다려야 할
그리움 남아 있는데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너에게, 쓴다
박복영, 그림자
햇빛이 번득이는 칼날로
사방에서 껍질을 벗겼다
벗겨진 까만 껍질들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까만 껍질은 마냥 차가웠다
까만 껍질은 땅바닥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 납작 엎드렸다
손을 놓친 까만 껍질은 엎드리고 또 엎드렸다
나는 당신을 절대로 껴안을 수 없다
이해수, 달
어쩌면 네모였는지 몰라
어둠이 동그랗게 떠서
수억만 개 구멍으로 이어졌는지 몰라
날을 세웠지만 흐물흐물
사라지고 있는지도 몰라
오늘밤 덩그러니 달 하나
얼굴을 가린 채 저물고 있다
지상의 바닷길은 슬렁슬렁 흩어져
비늘을 반짝이고 깜깜한 하늘은
차갑게 좁은 구멍들이 열려 휘휘 바람이 분다
작은 귀와 까만 눈동자
그대는 잘록한 뒷모습만 남았다
입안에서 오물거리는 말들이 터지지 못한다
나는 중력의 깊이만큼 그대를 당기고 싶다
새까만 밤 반대로 덩그러니 달 하나
날카롭게 새겨져 떠있는지 몰라
빛의 파동에 뒷걸음질치는 바다
한 뼘 깊어져 스러지는 빛
영원히, 잃어버린, 불구의 외달은
어두운 별빛 속을 떠도는지도 몰라
원태연, 착한 걱정
따지고 보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다 잘못한 것 같고
시험 끝난 다음
답 고치고 싶은 학생처럼
그때 그때
잘못만 생각이 나
그 순간을 후회하며
고치고 싶고 지우고 싶은
이별한 사람은 모를
이별 당한 사람의
착한 걱정
신해욱, 손
장갑을 끼었다
터무니없이 손이 작아졌다
무릎 위에 놓으니까
무척 이상하다
실은 내가 부러웠던 건
네가 아니라
너의 부드러운 손가락
너의 손가락으로
내 손을 잡고
내 얼굴을 만지고
그리고 네 얼굴을 만지는 것
사랑은 왜 세 사람이 할 수 없을까
왜 세상에는
너와 나밖에 없는 것일까
장갑을 벗고 창문을 짚었다
조심스럽게 떼어낸다면
손금이 유리에 옮겨 붙을 것이다
제멋대로 자랄지도 모른다
그래도 운명은 지켜져야 할 테니
창문이 깨지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이고
다시는 장갑을 벗지 말도록 하자
장갑 속에는 손이 두 개
하나는 나의 것
나는 너의 것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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