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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27970
    작성자 : 익명Z2Voa
    추천 : 1
    조회수 : 323
    IP : Z2Voa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12/05 20:53:28
    http://todayhumor.com/?gomin_927970 모바일
    꼴도 보기싫고 목소리도 역겨운 아이가 자꾸 연락합니다.
    자극적인 제목 죄송해요 근데 저게 딱 제 심정이거든요.
    우선 저는 23살이구요, 가정형편상 대학은 안다니고 알바로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여자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G양과 연락이 닿았어요.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뭐 어찌저찌하다가 언제 한번 밥이나 같이 먹자는 약속을 잡게되었고 올해 초반에 몇년만에 만나서 같이 밥을 먹게 되었어요.
     
    삼겹살 먹으면서 술도 마시니 서로 슬슬 썰푸느냐고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얘가 자기 너무 힘들다고 대성통곡을 하는겁니다.
    아빠가 공무원인데 대학 등록금 내기 힘들어서 장학금 받으려고 뼈빠지게 공부하는데 너무 서럽다. 내 주변 애들은 다 잘사는데 우리집만 가난하다. 학창시절에 아빠가 맨날 공부만 시켜서 진따같이 산게 너무 억울하다 등등.
    속으로 식은땀 삐질삐질 흘리면서(아니 왜 친하지도 않은 나한테 이런 말을..;;;) 한편으로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몇년만에 보는 나한테 이런 고민을 털어놓나 싶어서 잘 다독여주고 집으로 들여보냈어요.
    그 이후로 카톡도 많이 하면서 서로의 가정사도 다 알게되고, 저희 둘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고민을 털어놓는게 도가 지나쳐집니다.
     
    일주일에 3~4번은 연락해서, 나는 왜 이렇게 외소하고 집도 가난해서 대학생활도 즐기지 못하고, 우리 가족은 왜 이렇게 서로 사이가 안좋은거고 등등... 여기에 다 못쓸만큼의 투정을 부립니다.
    바빠서 만나지 못하면 전화걸어서 지 썰 풀기 바쁩니다.
    처음에는 안타까워 들어주었지만 날이 갈수록 더 심하지니 저도 지쳤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으로 따져보면 저는 이 아이보다 훨씬 더 불행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렸을 적 부모님 이혼하고 엄마랑 할머니랑 살았는데, 9살때부터 할머니한테 엄청난 가정폭력을 받았습니다.
    발가벗은채 아파트 계단에서 온 몸에 피멍이 날 정도로 맞고, 나무로 된 회초리로 복날 개 맞듯 맞아서 회초리 가시가 귀에 박힌적도 있구요. 머리끄댕이 잡혀서 1시간 내내 온 집안을 끌려다녀서 목이 안들어질 정도로 맞았습니다. 집도 엄청 가난해서 대학도 진학못하고 알바를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더 자세하게 서술하면 내용이 길어질것 같으니 자체 검열..ㅋㅋㅋㅋㅋ)
    물론 사람의 고통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내어 내가 너보다 더 괴롭다! 라고 표현할수 있는 건 아닌거 압니다. 별거 아닌 사소한 상처도 당사자에겐 엄청나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것도 잘 알아요.
     
    하지만 상도덕이란게 있고 예의란게 있는거잖아요. 위염걸린 사람이 위암 말기인 사람한테 아프다고 투정부리는 건, 누가봐도 개념없는 행동이지않나요?
    제 입장에선 G양의 고민 전부가 하나같이 다 부러울것들 뿐이었어요.
    저는 매일 그 아이의 고민을 들으면서 겉으로는 위로해주는 척 하며 속으로는 열등감이 폭발했습니다.
    대학교 다니기 싫다고(안좋은 대학도 아니예요. 국숭세단급 대학입니다.) 투정부리는 모습을 보며 누구는 가고싶어도 못가는 곳인데 참 배부른 소리한다~라고 생각했어요,ㅋㅋㅋ 솔직하게 말하면..ㅋㅋ...
     
    문제는 G양은 제 가정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고있습니다.
    지도 지 입으로 '나보다 훨씬 더 힘든데 맨날 너한테 투정부려서 미안하다.' 라고 말하더군요ㅋ
    그러면서 자기 힘들때만 나 찾습디다ㅋ 재밌는거 보거나 맛있는거 먹을거 가는건 다른 밝은 애들이랑 하면서..ㅋ....
    여튼 알면서도 매일 전화걸어서 자기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제 얘기 하려고 하면
    '말해봐~ 들어줄게~'
     
    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말하면 제대로 듣지도 않아요ㅋㅋ
    지 얘기할때 제가 조금이라도 딴짓하면 '너 지금 내가 얘기하는데 뭐하는거야?ㅡㅡ' 라고 정새하면서..
    한 3~4개월정도 꾹 참고 만나다가 이 아이와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이 선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다.
    수강신청에 실패를 한 G양은 울며 겨자먹기로 금요일 오후 7시 역사 수업을 듣게됩니다.
    그런데 이 수업시 어지간히 듣기 싫었나봐요. 저한테 온갖 짜증을 내면서 카톡을 보내더라구요.
    몇개월이 지났는데도 ㅈㄴ 빡치고 어이가 없어서 아직도 그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ㅋㅋㅋㅋ
    G양 : 아 오늘 수업듣기 존나 싫다 ㅋ 오늘 니가 대신 들어주면 안돼?
    나 : 야 나 일 6시에 끝나. 그리고 일끝나고 다른 애 만나기로 했어~
    G양 : 취소해 ㅋ
     
    ㅡㅡ.... 취소해...ㅋ.... 아 진짜 개빡쳐욬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카톡보고 애는 정말 헛똑똑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생각도 안하고 지만 생각하는 극한 에고이스트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멀어져야겠다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아,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 왜 저한테 부탁했냐면 제가 역사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한국사 자격증 1급도 있고.. 어차피 인원도 많으니까 교수도 학생 이름 모르니 대출해주고 수업 강의 녹음해주면서 필기 좀 해달라고..ㅋ.... 참...)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간략하게 이 정도만 서술하겠습니다.
     
    대충 요약을 해보자면 저한테 하루걸려 전화해서 지 우울한거, 지 고민 맨날 얘기해서 제 정신까지 피폐하게 만드는 무한 이기주의 년이에요.
    애랑 만나면 다음날 하루종일 우울해요. 쟤한텐 고민인것들이 나한텐 다 부러운것들인데.. 자괴감도 밀려오고 열등감도 폭발하고... 그러면서 G양은 니가 내 얘기 들어주니까 속 시원하다 고마워~ 이러고 홀라당 가버리죠ㅋㅋㅋ 지는 내 얘기 들어주지도 않으면서ㅋ
    그래서 이번 여름 저는 G양에게 직접적으로 제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G양은 나름대로 나한테 의지를 하니까 고민들을 털어놓는건데 가식떨면서 뒤에서 불만가지고 있는것도 좀 아니다 싶더라구요.
    전화걸어서 자기 힘드니까 만나서 얘기좀 들어달라고 하는데 딱 잘라서 말했습니다.
    '미안한데 나 네 고민 들어줄 여유 없다. 나도 너무 힘들어서 하루가 죽네 사네 하는데 남의 고민까지 포용해주기 너무 힘들다. 여유가 생기면 내가 먼저 연락하겠다. '
    저렇게 딱딱하게 안말하고 더 부드럽게 순화시켜서 말했죠.
    그랬더니 알겠답니다. 자기도 걸리는게 있었나봐요; 바로 수긍하더군요.
    아... 근데 역시 무한 이기주의년....
    이틀도 안돼서 또 전화걸어서 지 대학다니기 싫다고.. 너무 힘들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이 짓을 8월경부터 11월정도까지 계속 반복했어요.
     
    저도 좀 들어주다가 정말 너무 화가나서 대놓고 말했습니다. 제발 그만좀하라고.
    그런데 지가 도리어 화를 내고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구요ㅋㅋㅋ 와 나 진짜 어이가 없어서...
    그러고나서 며칠도 못가 지가 먼저 전화걸고 힘들다고 투정부리는건..ㅋ....
    아 정말 ㅠㅠ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표현하지 못할것들이 엄청 많은데요ㅠㅠㅠ
     
    대충 상황이 이렇습니다.
    전 진짜 이 아이가 감당이 안돼요.
    제가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고민가지고 살았다면 진심을 다해서 위로해줬을텐데,
    전 진짜 일주일에 두세번은 자살생각하다가 참고 견디면서 어렵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하루살이인데..
    이 아이가 감당이 안됩니다...ㅠㅠㅠㅠ...
    님들같으면 어떻게 하실래요...?...ㅠㅠㅠ
    하.. 방금전에도 만나자고 카톡보냈내요... 카톡보는것만으로 답답하고 짜증이 치밀어올라요 ㅜㅜㅜ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12/05 21:00:21  117.111.***.30  김똥깨  232964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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