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내남친은 ㅇㅈㅎㄹ.
3주만에 만남이다.
이 간만의 만남에 기다리는시간이 아까워,
나의 저녁퇴근후 ㅇㅈ로 가는 막차를 겨우 타고 가기로했다.
터미널이라고는하나, 아홉시만 지나도 드나드는 버스도 없고
근처 상가나 식당도 문을 닫는 시골의 특성때문에
내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버스엔진소리마저 미안해질정도의
'밤'이였다.
직업군인인 남자친구는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터미널에 나오기로 했으나,
버스기사님의 시원스런 드라이빙스킬덕인지 예상시간보다
20분은 일찍도착한바람에 나는 사람한명없는 그 적막속에서
남친을 기다려야했다.
초등학생때 상상글짓기대회에 입상을 몇번한 이력이 있다. 천진한 상상력이 좀 있단얘기다. 그런데 가끔 그 천진한 상상력은 굉장히 필터없이 내 안에서 부풀때 가 있다. 늦은밤 내뒤를 걷던 그저 방향이 같을 뿐 이였던 아저씨에 대한것처럼.
그 날도 그랬다.
기사아저씨의 스킬덕에 예상보다 일찍도착했고, 남친은 아직 도착하지 못했고.
.가로등하나뿐인 도로가에서 나혼자 남자친구를 기다려야했다.
그 근처는 불이켜져있는 상가도 집도 없었고, 차도 없었다.
나는 그저 남자친구에게 무서우니 빨리와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추위에 발을 동동구르며 서있었다.
한 십분쯤서있었을까.. 어두운 남색카니발이 내앞을지나 3미터정도 앞에 정차했다.
비상깜빡이를 켜놓고 썬팅을 짙게해서 실내는 전혀 보이지않았다.
소리가 들리는지 집중을 해보았다.
남자 몇이서 이야기하는것같다.
무슨이야기인지는모르겠다.
목소리가 커졌다.
내심장박동도 빨라졌다.
주위를 둘러봤다.
도망갈수있는곳이 있는지 찾아봤다.
300미터 정도 앞에 편의점이 있다. 직원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점점 숨이 가빠진다.
인터넷에서 봤던 납치글. 강간글.살인글등등이 떠오른다.
한참후 카니발 운전석이열리고 사람이내린다.
빛이 밝지않아 실루엣뿐이 보이지않는다.
나에게 다가온다.
이미터..일미터..
아..여자다. 이시간에 추운데 왜 혼자있냐고묻는다.
혹시 집에가는버스가 끊겼냐고, 같은방향이면 내려주겠다며
타라고한다.
생각지도않았던 상황이라 바로 대답을 못하고 버벅대던중
남자친구가 도착했다.
정신을 차리고 괜찮다고 고맙다고 말을하고 남자친구의
차를 탄다.
친절하고좋은사람인데 또 내 무섭게천진한 상상력때문에 오해했다고
남자친구집에 가는길 내내 자책한다.
남자친구는 멋부린다고 얇게입지말고 따뜻하게입고다니라며
잔소리를 한다.
주말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일상으로 돌아와 그곳에서의 예상치못했던 친절도 잊어갈때쯤
남자친구가 흘리듯 얘기한다.
동네에서 야자끝나고 가던 여고생 실종됬단다. 이틀됬대.
친구네 놀러간거아닐까 라고 묻자 실종전 친구한테 보낸
마지막문자가 이거였다고.
<어떤아줌마가 같은방향이라고 태워준대!개뀰♡>
이거이후로는 폰도 꺼져있고 목격자도없고.
혹시 내가 목격자 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