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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 군대 대공초소 괴담에 예고했던 장마철 대공초소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돌아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반말로 서술 할께요 양해 부탁드려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92614&s_no=92614&page=1 (전편)우선 앞서 이야기한 사건 이후 선임들의 배려로 야간에는 그때 일을 겪었던 나와 동기가 아닌 선임들이 대신 무전기의 배터리를 교환하러 올라가 주었는데 당연히 배려는 오래가지 않았고 일주일을 못가 나와 제 동기가 다시 2중대 대공초소를 향해 올라갔다.
처음에는 그때 일이 생각나 주간에도 올라가는 것이 꺼려졌지만 이내 좋든 싫든 당분간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최대한 무서운 생각이 안나 도록 여자이야기나 휴가때 뭐할지 같은 최대한 밝은 생각을 할수 있는 이야기 들을 일부러 쉬지 않고 떠들면서 소란스럽게 올라가곤 했다.
하지만 그래도 두려움은 어쩔 수 없는지 최대한 밝은 이야기를 떠들며 웃으면서도 어딘가 공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무섭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며 신나는 척 대공초소에 오르락 내리락 했고 당분간 별다른 사건 없이 시간은 흘렀다.
그러던 중 이윽고 기나긴 장마철이 시작 되었고 통신병 이라면 다들 장마철에 대한 안좋은 기억 하나씩을 가지고 있을 텐데 무전병이었던 나는 장마철에 대한 여러 가지 기억 중 낙뢰 때문에 매우 스트레스 받았다.
피뢰침처럼 우뚝 쏟아있는 안테나는 언제나 낙뢰를 맡을 위험이 컷고 안테나에 맞은 전류는 안테나의 동축선을 타고 무전기로 흘러들어가 무전기를 망가트리기 일쑤였다. 우리 부대에도 안테나에 낙뢰가 떨어지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낙뢰가 치면 빠르게 무전기에서 안테나 선을 제거해 두었기 때문에 실제로 무전기가 망가지는 경우는 없었는데 문제는 지휘통제실 무전기가 아니라 대공초소에 설치해둔 무전기 였다.
먼저 말한 것처럼 2중대 대공초소는 주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위치해 있었고 거기에 건물 3층정도 높이의 992안테나 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992안테나를 군생활중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생김세가 딱 피뢰침과 비슷하다.
이렇게 낙뢰에 맞기 딱 좋은 위치에 있던 2중대공 초소의 중계 무전기는 낙뢰시에 1순위로 올라가 조치해야 하는 곳이었고 휴식 중이나 작업 중에도 번쩍 하며 낙뢰가 떨어지면 하던 일을 멈추고 후임병 선임병 할꺼 없이 가장 먼저 본 사람 두명이 미친 듯이 초소를 향해 뛰었다. 심지어 병사들이 다른 곳에 있어 올라갈 수 없을 때는 소대장이나 부소대장 같은 간부들이 뛰어올라가곤 했다.
그만큼 낙뢰 손실의 위험이 컷고 우리 무전병들은 시도때도 없이 떨어지는 낙뢰에 대한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소대에선 번쩍 하기만 하면 우비입고 튀어나가는 무전병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플래시맨 이라며 놀리곤 했다. (부들부들)
하여간 이렇게 낙뢰 공포에 떨며 낙뢰 예보가 떨어지면 여단에 무전 폐쇠를 보고하고 미리 대공초소에 올라가 안테나를 제거해두곤 했는데 여단에서 낙뢰 예보시에도 실제 낙뢰가 치기 전까지는 무전망 유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낙뢰가 치면 대공초소로 향했다.
그리고 그 일이 있던 그날 밤도 기상 예보에 낙뢰가 예정되어 있었다.
취침 전 분대장이 낙뢰 예보니까 자다가 일어날 생각 하라고 전달했고 나와 내 동기는 암담한 심정으로 알겠다고 대답하고 관물대에서 꺼내기 쉽게 우비를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제발 예보가 틀렸기를 빌며 단잠에 빠졌지만 역시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얼마나 잤을까 불침번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창 밖에는 창문을 뚫고 들어올 듯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이내 번쩍 하는 섬광이 있은 후 땅을 울리는 꽈릉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잠이 달아난 나와 동기는 우비를 입으며 행정반으로 달려갔고 TV를 보던 당직사관과 당직하사는 측은하게 우리를 보며 장대비가 내리고 있으니 산길 너무 급하게 올라가거나 내려오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조심히 다녀오라며 우리를 배웅 했다
행정반에 보고하며 힐끔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세시를 향해가고 있었고 항상 피곤하고 잠이 부족했던 나는 다녀오면 두 시간 반 정도 더 잘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동기와 함께 막사를 나섰는데
이건 뭐... 아직도 그날 밤 내리던 폭우를 잊을 수 없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비가 쏟아지는 걸 본적 있나 싶을 정도로 굵은 장대비가 우리를 향해 쏟아져 내렸고 우비를 입고 있었지만 따갑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굵은 비가 세차게 내렸다. 그리고 번쩍 꽈릉 하는 낙뢰의 빈도가 잦아지고 가까워진다는 것을 느끼며 동기에게 늦기 전에 대공초소에 올라가자 이야기 하곤 달리기 시작 했는데 경사진 곳은 전부 워터슬라이드로 변해 물이 흐르고 있어 급한 마음과 반대로 속도는 점점 늦어져 갔다.
흐르는 빗물 때문에 앞도 제대로 보기 힘들고 우비 모자를 때리는 빗소리에 옆에 동기가 이야기 하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지만 이내 2중대 대공초소를 오르는 숲길 앞에 도착한 우리는 잠깐 멈칫 했지만 번쩍 하는 번개에 정신을 차리고 숲길을 오르기 시작 했다.
우거진 나무들 덕에 시끄럽게 우비를 때리던 비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비는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무엇보다 비에 진흙탕이 되어버린 땅을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고 타이어 구간에선 타이어가 너무 미끄러워 몇 번을 미끄러져 넘어지며 기어가듯 대공초소를 향해 올라갔다.
지난번 사건 이후 동기와 나는 이 길을 오를 때 항상 즐거운 이야기를 했지만 그날은 그냥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지쳤고 그렇지 안더라도 시끄러운 빗소리와 입을 열기만 하면 들어오는 빗물 때문에 반강제 적으로 침묵하고 산길을 올를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 수십 배는 길게 느껴지던 길을 만신창의가 되어 올라온 우리는 아직도 번쩍 번쩍 하며 떨어지고 있는 낙뢰를 보고 서둘러 고가초소에 올라갔고 곧바로 무전기를 끄고 안테나 케이블을 뽑아냈다.
다행이도 낙뢰에 맞지 않은 건지 맞았는데도 버텨 준건지 무전기에는 이상이 없었고 내심 너무 늦게 올라온거 같아 걱정 했던 우리는 안도하며 우비 모자를 벗고 잠깐 숨을 골랐고 지난 번 일 이후로 될 수 있음 이곳에 오래있지 않았던 우리는 최소한으로 숨을 고른 후 입으나 마나한 우비의 모자를 다시 뒤집어 쓰고 초소 밖으로 나가 계단을 내려가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초소 아래 뭔가가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다.
우리 둘 다 흠짓해서 자세히 보니 걱정과 다르게 귀신이 아닌 멧돼지 한 마리가 우리 쪽을 보고 있었고 멧되지를 보며 동기는
“아이 저 C 비도 많이 오는데 저건 왜 여기서 저러고 있냐”
라며 투덜됬다
우리가 서있는 고가초소로 올라오는 계단은 가팔랐기 때문에 멧돼지가 올라올 수는 없었지만 맨몸으로 우비만 입고 뛰어올라온 우리는 멧돼지에 대항할 수단도 없었다
또한 폐초소 였기 때문에 유선 전화나 무전기가 없던 2중대공 초소에서 지통실이나 행정반등으로 연락을 취할 방법도 없어 멧돼지가 도망가길 바라며 소리를 내거나 발을 구르며 멧돼지에게 겁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저 멧되지는 만랩멧돼지 인지 우리가 내는 소리에도 계속해서 번쩍이며 수시로 대지를 울리는 천둥 번개에도 꿈쩍 않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야 C8.. 저새끼 우리가 만만한가본데 ”
동기는 계속 투덜거렸고 나도
“야 우리 너무 늦어지는데 오대기 출동하는거 아니냐”
라며 걱정 하고 있을 때 쯤 꿈쩍 않던 멧돼지가 돌연 우리가 있는 초소 반대편으로 줄행랑 치며 달려갔다.
우리가 내려가야 할 산길 쪽으로 가면 어쩌나 걱정 했는데 다행이 반대방향으로 줄행랑 치는 멧돼지를 보며 안심하고 우리는 다시 초소를 내려가려는채비를 하다가 불안감에
“멧돼지 멀리 간 거 확실한가? 내려갔는데 우리한테 달려들면 우리 뒤진다.. 다시한번 확인해 보자”
라는 이야기 하며 우리는 고가초소 난간에서 두리번 거리며 사라진 멧돼지의 흔적을 찾아 보았다. 하지만 계속 내리는 장대비 속에 평소에도 잘 보이지 않던 숲 쪽은 시야가 극도로 제한되어 확인이 불가능 했고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이내 “멧돼지는 내리막길에 약하다더라, 우리가 더 빠르니까 걍 뛰어 내려가자” 라는 동기의 말에 동의하고 주위를 경계하며 고가초소의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
섬광이 번쩍 하며 주위가 환해지며 번개가 떨어졌다.
그런데 세상이 낮처럼 밝아지던 그 짧은 순간 나는 보았다.
우리가 거쳐 내려가야 할 숲길 나무들 뒤에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던 수십명의 눈빛을
정말 그때의 기분은 글로 표현할수 없을 것 같다. 마치 온몸에 털이 곤두선다 라는 말처럼 머리카락 다리 팔 모든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고 척추를 타고 무언가 시원한게 뚝 떨어지는 기분 이었던 것 같다.
너무 놀라서 말도 못하고 굳어버린 나를 보며 동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야 C 왜 왜왜 왜 뭐야 뭐 왜 그래 C8”
하며 나를 건드렸고 그제 서야 나는 으아악 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다시 고가초소로 도망쳐 들어갔고 내 동기도 나를 따라 으아악 하며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야 무섭게 그러지 마라 ... 제발 왜그래 뭐 있어 !?”
동기는 사색이된 나를 보며 추궁했고
나는 내가 본걸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몰라 덜덜 떨며 횡설수설 상황을 설명했고 그 와중에도 천둥과 번개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나무 뒤에 사람들이 있어 막 수십명이 쳐다보고 있다고!”
동기는 내 말을 듣고 한참을 욕지거리를 내뱉더니 결심 한 듯 그럼 이번에도 지난번 처럼 우리 발만 처다 보면서 가자 우리 여기 계속 있을 수도 없잖아 라며 자기가 앞장서겠다고 하고선 내 손목을 잡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정말 가기 싫었지만 동기 말처럼 계속 여기 쭈그리고 있을 순 없었기에 저번처럼 진흙탕이 된 땅바닥을 쳐다보며 잡아먹을 듯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만 보고 있어도 번개가 번쩍 하는 순간 수십개의 시선이 느껴졌고 한겨울 공기같은 한기가 느껴졌다
발만 보며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우리를 직접 때리던 비는 울창한 나무를 거쳐 우리에게 쏟아져 내렸다. 숲길 안으로 들어온 우리는 마음 같아선 지난번처럼 뛰어 내려가고 싶었으나 쏟아진 비에 작은 계곡이 되어버린 길을 보며 뛰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덜덜 떨며 한발 한발 억지로 내딛을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발 아래만 보려고 했지만 너무 엉망인 길을 내려가다 보니 미끄러지며 시선이 계속 정면을 향했고 그때 또 한번 번쩍 번개가 치며 나는 다시 나무 뒤에 숨어 나와 동기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았다.
정말 정신이 아늑해져 차라리 이대로 기절했다 깨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 그러지 못하고 있는데 앞장서던 동기가 갑자기 으아아 으아 C*!! C*!!!!! 하는 욕지거리를 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 했다.
내가 본걸 쟤도 드디어 봤구나 싶어 같이 C* 거리며 걸음을 재촉했고 앞장서던 동기는 결국 빗물과 타이어에 미끄러져 굴러내려갔고 깜짝 놀란 나도 동기를 향해 뛰어가다 같이 넘어져 한참을 굴러 내려갔다.
그러다 나무에 부딪쳐 멈췄고 멀지 않은 곳에서 동기는 여전히 C*거리고 있었다.
근데 애석하게도 그때 또 섬광이 번쩍 하며 번개가 쳤고 이번에도 역시나 사람 실루엣의 무언가가 보였는데 이젠 나무 뒤로 숨지 않고 점점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봤다.
정말 미쳐버릴것 같고 온몸에 번개를 맞은 듯한 찌릿한 느낌을 받으며 두려움과 서러움에 한없이 눈물이 났는데
바로 근처에서 나를 부르는 동기 목소리에 굴러 내려오며 엉망이된 몸과 공포감에 마비될꺼 같은 정신으로 엉금엉금 동기에게 갔고 동기도 역시나 공포에 덜덜 떨며
“ 야 우리 진짜 X됬다 X된거 같다 ”
를 반복하며 패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나는 왠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해태상이 떠올랐다.
“ 야 해태상 해태상한테 가자 여기 바로 앞쪽에 있잖아 거기로 가자 ”
일전에 선임이 해태상을 보며 해태는 재앙과 귀신을 물리쳐 주기 때문에 저기 세워 둔거야 했던 말이 떠올라서 였을까 왠지 해태상 으로 가면 안전 할 것 같았고 군번이 꼬여 오랜시간 막내로 있으며 수백번 왕복해서 눈에 익은 이 길에 숨겨진 해태상 위치를 알던 우리는 바로 근처에 있던 해태상을 향해 절뚝이며 걸어갔다.
사실 해태상 이라고 해봐야 성인 머리통 두 개정도 되는 크기의 작은 석상이었지만 왠지 그때 우리 마음속엔 해태상이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동상처럼 크게 느껴졌고 해태상을 발견한 우리는 해태상을 붙들고 제발 꺼져라를 반복 했던것 같다.
과연 해태상이 효과가 있었을까 왠지 계속 느껴지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지 않았고 동기도 여전히 거친 말을 내뱉고 있지만 한결 나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 하 ..C 이제 안들 리네 야 빨리 내려가자 빨리 ”
솔직히 해태상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분명히 시선이 사라진 것을 느꼈고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절뚝거리는 동기를 붙잡고 이제는 내가 앞장서 억지로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이 계속 번쩍이는 번개에도 아까와 같은건 보이지 않았고 다시 시선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한참을 걸어 우리가 숲길을 거의 다 내려 갈 때 쯤 앞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왔고 나와 동기는 다시한번 끔찍한 공포를 느끼며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 정지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암구어) !! ”
앞쪽에서 요란하게 나던 인기척은 우리를 향해 말했고
긴장감이 풀리며 맥이 탁 풀려 버린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억지로 서서 대답했다.
“ 아 ... 살았다 저희 본부중대 통신병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 암구어는 생각 나지 않습니다 ”
그들은 잠깐 웅성이더니 우리를 향해 5분대기조가 사용하는 붉은색 기억자 랜턴이 아닌 밝은 LED랜턴을 비추어 보더니 5대기 소대장이 말했다.
“너네들 때문에 지통실이랑 행정반 난리 났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그대로 우리는 5분 대기조와 함께 지휘통제실로 복귀했고 단잠에 빠져있다 우리들 때문에 비에 쫄딱 젖으며 출동한 5대기 소대원들의 불평소리가 들렸지만 그마저도 너무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하며 그날 당직 사령이던 우리 중대장을 만났고
중대장은 비와 진흙에 구르면서 찢어진 우의를 입고 온몸이 만신창의 처럼 젖어있는 우리를 보며 말을 잃었다.
우리는 비가 너무 쏟아져 올라가는데 시간이 지제 된 점 초소에서 멧돼지를 만나 연락도 못하고 오도가도 못 하며 시간이 지체된점 급하게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며 발목을 다쳐 시간이 지체된 점을 들며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고 우리가 보았던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중대장은 다음부터는 대공초소에 배터리를 갈든 낙뢰조치를 하던 어떤 연락수단을 가지고 다닐수 있도록 조치해야 겠다며 우리를 격려하고 간부들의 독신자숙소 BOQ에서 따듯한 물로 샤워하고 잘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와 동기는 병사들의 샤워실 보다 좋은 간부용샤워실에서 진흙을 씻어내며 이야기 나누었고 내가 동기에게 물었다.
“ 야 너가 갑자기 걸음이 빨라진거 너도 본거지 나무 뒤에 숨어서 우리 노려보던 것들 ”
동기는 말했다
“ 야 하... 차라리 보이는게 낫지 보이는건 최대한 안보면 그만이잖아 ”
“ 근데 나는 들렸다... C..벌 너 뒤에 끌고 내려오면서 번개가 칠 때 힐끔 봐도 아무것도 안보이길래 너에게만 보이나 보다 생각하고 내심 다행이다 하고 있었거든 근데 ..”
“ 번개가 번쩍 하고 꽈릉 하는 천둥소리가 들린 후에 숲속에서 우리를 빙 둘러싸고 뭐라고 뭐라고 웅성이면서 지껄이는 소리가 들리더라. 뭔 말인지는 몰라 @#*@$&@*&@*@@&# 이런식으로 지껄이는데 귀를 막을 수 없으니까 걸음을 재촉하다가 미끄러져서 굴러내려갔는데 ”
“ 이젠 그 소리가 점점 우리한테 다가 오는 거야 진짜 죽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를 불렀는데 너가 기어오더니 해태상으로 가자더라 그리고 우리가 해태상을 붙드니까 거짓말처럼 소리가 안들 리더라 그래서 빨리 내려가자고 했고 ”
샤워하면서 들은 동기의 얘기는 나와 달랐다 나는 번개가 칠 때 면 사람의 형태가 보였고 그들의 시선을 느꼈지만 동기는 무언가 보이지 않고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는 다시한번 끔찍하게 공포스러운 경험을 했고 어제 새벽 중대장 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 소대의 소대원들과 소대장 부소대장 등에게 어제 일을 이야기 했고 소대장은 이야기를 듣더니 결심한 듯 2중대 대공초소의 992 안테나를 감도가 떨어지더라도 다른 초소로 옮기자고 했다
하지만 장마 중엔 땅이 질어 안테나 철거와 설치가 위험했기 때문에 장마가 끝난 후 옮기기로 결정 하였고 소대장과 부소대장은 나와 동기는 당연하고 다른 병사들도 배터리 교환을 위해 2중대 대공초소에 올라가는 것을 꺼리자 모범을 보이며 장마 기간 내내 두 사람이 배터리를 교환하러 다녔다.
그리고 장마가 끝난 후 992 안테나와 무전기 세트는 1중대 대공초소로 옮겨졌고 예전보다 안좋아진 무전감도에 여단에선 계속 불평했지만 다시 2중 대공초소에 올라가지 않게된 우리는 마냥 좋았다.
그리고 내가 말년 휴가를 며칠 안남겨 두었을 때 쯤 새로 임관한 통신소대장이 왜 안테나를 설치하기 가장 좋은 위치인 2중대 대공초소를 두고 무전감도 떨어지는 1중대 대공초소에 두었냐며 옮길 것을 명령했고 나는 안옮기는것이 좋을꺼다 라고 경고 했지만 말년 병장의 너스레 쯤으로 생각한 신임 소대장은 결국 안테나를 옮겼다. 아마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은 이상 지금도 대공초소를 오르고 있을 후배들을 생각 하며 별다른 사고 없이 오르고 내리길 기도한다.
제가 겪은 이야기의 끝입니다!
이후로 특별한 경험은 없었고 무탈하게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대에 떠돌던 유명한 귀신 목격담 등은 생각나면 올려볼께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