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타니 미요코(松谷みよ子)의 현대민화고(現代民話考)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전쟁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옛날, 당시의 집은 마루가 있고, 부엌이 밖에 있는 구조였습니다.(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택시 운전기사의 부인이 5세가 된지 얼마 안된 아이를 남기고 죽었습니다. 아버지는 일때문에 집을 비우고 있는 시간이 길어서, 그 사이 이웃집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택시 운전기사라는 일이 정시에 끝나는 일도 아니고, 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아, 친절하게 보살펴 주고 있던 이웃집 사람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아이를 혼자 놔누고 집에 돌아가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외롭워서 아버지가 돌아올때까지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의 울음소리 멈추고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웃집 사람은 아, 아버지가 이제 일찍 돌아오는 구나라고 납득했지만, 나중에서야 "아빠, 어서 오세요."라는 아이의 말이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밤이 계속되자, 의심스러워진 이웃집 사람은 몰래 아이의 모습을 보러 갔는 데, 놀랍게도 아이는 어두운 방에서 혼자 웃으면서 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음날, 이웃집 사람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했고, 아버지는 아이에게 "매일 저녁 누구와 이야기하는 거니?"라고 물었습니다. 엄마랑 놀았어. 울고 있으면 엄마가 와! 아이의 대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아버지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디서 오는데?"
그러자 아이는 마루를 가르키면서,
만약 피에 굶주린 살인자가 스스로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혹은 죽은 이가 스스로 살해 당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모두 그 미묘하고 불명확한 행위를 아주 잘 이해한 것은 아니다.
내가 살아가다,
죽어가다,
다시 돌아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