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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925220
    작성자 : murakumo
    추천 : 10
    조회수 : 434
    IP : 112.151.***.39
    댓글 : 99개
    등록시간 : 2015/06/18 14:58:42
    http://todayhumor.com/?freeboard_925220 모바일
    오유는 관심공산주의를 척결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오유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머커뮤니티입니다. 당연히 하루에 올라오는 게시물의 수도 어마어마하죠. 헌데 의외로 자체 생산 컨텐츠의 비중은 굉장히 낮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인재도 많고, 인재가 많으면 생산도 활발하기 마련인데 여긴 왜 유독 생산이 저조할까, 하는 의문이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최근 자게와 패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대충 해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일부 유저들의 성향. 특히 다른 누군가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관심은 모두에게 완전히 동일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관심공산주의야말로 오유의 생산성을 좀먹고 있는 가장 큰 요소로 보입니다.

    어느 커뮤니티에나 헤비업로더는 있습니다. 해당 커뮤니티가 생산하는 컨텐츠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헤비업로더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죠. 개중에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이유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유머감각, 패션센스, 손재주 등등) 유저들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소위 말하는 '네임드'가 되기도 합니다.

    헌데 오유는 이러한 네임드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누군가가 인지도가 생긴다, 심지어는 단순히 베스트나 베오베에서 자주 보인다 싶기만 해도 친목질을 들이대며 자제를 요구합니다. 한 두 명이 그러면 모를까 여러 명이 달려들어서 땍땍거리는데 지치지 않을 사람 별로 없죠. 결국 헤비업로더들은 얼마 가지 않아 오유를 이탈하고, 관심공산주의자들은 오늘도 오유를 친목의 마수에서 지켜냈다며 뿌듯해합니다. 그리고 컨텐츠는 점점 더 메말라가죠.

    친목질. 좋습니다. 친목질에 대해 한번 알아봅시다. 친목질은 말 그대로 유저끼리 사적인 친분이 생겨 일상에 관한 사담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친분과 사담이 오유에서 가능한가? 공지를 한 번 봅시다.


    오유 유저들이 생각하는 닉언의 적정 순위는 1에서 2 사이. 즉 '작성자의 게시물에서 언급한 내용을 말할 경우'가 사실상의 최대치입니다. 흔히 친목질의 도화선이 되는 'xx님 오늘 식사는 어떻게 하셨나요?'와 같은 질문 자체를 유저들이 용납지 않는거죠. 따라서 안부묻기->사생활 언급->정모->랜선연애라는 친목질의 테크가 당장 1단계에서부터 차단됩니다. 게다가 오유는 개인 메시지 기능도 없죠. 친목'질' 이전에 '친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네임드와 친목은 엄연히 다릅니다. 친목은 네임드 여부와 상관없이 유저들간에 사적인 친분과 사담이 오가는 상태이고, 네임드는 특정 유저가 커뮤니티 내에서 인지도를 얻는 현상입니다. 네임드이지만 친목질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네임드는 아니지만 친목질을 하는 사람도 무수히 많습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네임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닉네임이 없는 완전 익명 커뮤니티가 아닌 이상 헤비업로더는 사람들의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글을 많이 올리니까요. 거기에 그 사람의 게시물이 재미있거나 취향에 잘 맞는다면 아이디가 기억에 남는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현상입니다. 학기 초에 분위기를 잘 띄우는 급우의 이름이 기억에 남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런데 오유를 가만 보면 친목이고 뭐고 이전에 누군가한테 관심이 모이는 현상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게 뻘글에 대해서도 그렇고, 패게 착샷의 경우 특히 심하죠. 심지어는 '소외'라는 단어를 써가면서까지 관심의 평준화를 주장하는 극단적 관심공산주의자들도 제법 있습니다.

    본인들이 자각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굉장히 끔찍하고 폭력적인 주장입니다. 사람이 각자가 지닌 장단점도 다르고, 어떤 사안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도 다른데 관심의 평준화란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 어떤 누구도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힘이 센 사람도, 머리가 좋은 사람도, 얼굴이 예쁜 사람도, 감각이 뛰어난 사람도 그 누구도 인정해서도 칭찬해서도 안되고 오직 모두를 완전히 동일하게. 그야말로 폭압의 극치죠. 하다못해 소련과 같은 진짜 공산국가들도 개개인의 특성과 장점까지 평준화시키려 들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단점을 들고 그를 깎아내리고 무시하는건 소외가 맞습니다. 허나 누군가의 장점을 들어 그를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을 소외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A가 B보다 잘하는 것이 있고, 또 B가 A보다 잘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거죠. 이 각자의 장점과 특징을 인정하는 것은 개인 존중 차원에서도, 사회 발전 차원에서도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타인에게 관심받고싶어 안달이 난 일반적인 관심병 환자는 차라리 구원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들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시도하고 움직일만한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내가 관심을 못받으니 그 누구도 받아서는 안돼, 라고 생각하는 비틀린 관심병자, 관심공산주의자는 그야말로 답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열등감의 늪에 빠진 상태로 다른 모두를 함께 끌고들어가려 드는, 모두의 가치와 장점을 무로 돌리려 하는 관심병의 아주 악질적인 형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세줄요약

    1. 친목과 네임드는 서로 독립적인 현상이다.

    2. 각자의 특장점에 따라 인정과 관심을 받는 것은 마땅히 일어나야 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내가 관심 못받으니 누구도 받아서는 안돼'라고 주장하는 관심공산주의는 가장 악질적인 형태의 관심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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