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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이성복, 식탁
아이들이 한바탕 먹고 떠난
식탁 위에는 찢긴 햄버거 봉지와
우그러진 콜라 패트병과
입 닦고 던져놓은 종이 냅킨들이 있다
그것들은 서로를 모르고
가까이 혹은 조금 멀리 있다
아이들아, 별자리 성성하고
꿈자리 숭숭한 이 세상에서
우리도 그렇게 있다
하지만 우리를 받아들인 세상에서
언젠가 소리 없이 치워줄 줄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다
김종철, 떠도는 섬
작은 풀꽃이 무심히 피고 지는 것을
너희들은 보고 또 보았으리라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우면 잠자는 것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이
허공에 외줄 타는 것보다 더 어려운 까닭을
이제는 뉘에게 물어볼까
내일을 다시 꿈꾸고 사는 것들은
너희들의 드러나지 않은 상처를 껴안고
눈물은 입으로 절망은 눈으로 노래하는 것밖에 없더라
새는 날개로 날아다니지만
너희들은 주기도문의 꿈밖을 헛날고 있더라
김주완, 별은 멀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며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인 것을
어쩌겠는가
고개 젖히고 올려다보는
겨울 밤하늘
없는 듯이 있는
별 몇 개
멀다
최하림, 저녁 그림자
여섯 일곱 살 때
바다에는 갈매기들이 날고 있었다.
열여섯 살 때도 열일곱 살 때도
바다에는 갈매기들이 날고 있었다
반 고비 넘은 어느 날에
갈매기들은 유리창 밖의 어린 모과나무 새에서
반투명체로 꽃들을 조으다가
마주 보다가 날개를 푸드득이다가
이윽고 먼 수평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늙어서도 아마 그럴 것이다
그곳에는 저녁 그림자가 인간의 슬픔처럼
조용히 그늘을 드리우고 있을 것이다
강정, 아픔
계절을 잊은 눈비가
땀구멍마다 들어찬다
몸 안에 잠자던 운석이 눈을 뜬다
목탁 구멍 같은 뼈마디 사이로
이승이 밀려 나간다
구름들의 뒤 통로에
짓다 만 집 한 채 스스로 불탄다
마지막 입술이 한참동안 떨린다
나부끼는 재(災)
누군가 텅 빈 문을 열고
타다 남은 햇살을 주워 담는다
뜻 없이 불러본 이름들이 마음보다 길게 늘어서
지나온 이승에서 즐겁게 눈물겹다
보이는 것들은 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된다
부를 수 없는 것들이 어느덧 새 이름을 얻는다
계절이 빠르게 바뀐다
숨을 쉬니 한 세상이 저만치
다른 상처에 다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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