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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2272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28
    IP : 14.58.***.1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08/24 18:37:03
    http://todayhumor.com/?lovestory_92272 모바일
    [BGM] 나를 구부렸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송경동, 목발




    천호역을 뚫던 지하철 공사장에서

    무서웠던 것은 원청도 감리도 아니었다

    지하수가 새어 들어오던 측벽도

    비에 젖은 400볼트 홀다선도 아니었다

    그것은 목발을 짚고 철 일을 하는 김씨였다

    아니 철 일을 하는 김씨의 목발이었다

    난 그의 목발이 말을 걸 때마다 오싹했다

    그가 화를 낼 때면 섬짓했고

    그가 나서서 일을 도울 땐 멈칫했다

    끔찍한 것은 그 목발과 정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가 야단을 맞을 때면 함께 쓸쓸했고

    그가 간이 숙소 벽에 기대 쉬고 있을 때면 평온했다

    잔술 취해 그와 어깨 걸면 참 따스했다

    김씨는 무엇도 낳지 못하는 선천성 불구였지만

    나무토막에도 힘줄을 세우고 핏줄을 놓아

    생명을 불어넣는 기이한 힘을 얻었다

    난 그의 힘이 무서웠다

     

     

     

     

     

     

    2.jpg

     

    이근화, 따뜻한 비닐




    나는 나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

    편의점의 불빛이 따뜻하게 빛날 때

    새벽이 밀려왔다 이 거리는 얼굴을 바꾸고

    아주 천천히 사라질 것이지만

    나는 역시 나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

    두 다리를 쭉 뻗고 자고 있겠지만

    먼저 깨어난 사물들은 위험천만하게

    나를 위협할 것이다 나는 모르는 척

    몽롱하게 걸어 다닐 것이다

    나는 나로부터 비롯되어 배가 고프고

    편의점에 가서 우유를 사고 깡통을 사고

    따뜻한 비닐에 먹을 것들을 담아

    나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서

    하나씩 까먹기 시작한다

    지는 꽃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하고

    단 것부터 먹기 시작하겠지만

    나는 종종 더 예뻐졌다는 생각

    아주 몰라보게 예뻐졌다는 생각

    이 거리는 아주 천천히 얼굴을 바꾸고

     

     

     

     

     

     

    3.jpg

     

    신동집, 눈




    아주 너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펑 펑 눈이 오는 밤이었다

    돌아서는 모퉁이마다

    내 자욱 소리는 나를 따라오고

    너는 내 중심에서

    눈의 것으로 환원하고 있었다

    너는 아주 떠나 버렸기에

    그러기에 고이 들을 수 있는

    내 스스로의 자욱 소리였지만

    내가 남기고 온 발자욱은

    이내 묻혀 갔으리라

    펑 펑 내리는 눈이

    감정 속에 묻혀 갔으리라

    너는 이미 나의 지평가로 떠났기에

    그만이지만 그러나 너 대신

    내가 떠나갔더래도 좋았을 게다

    우리는 누가 먼저 떠나든 황막히 내리는

    감정 속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냐

     

     

     

     

     

     

    4.jpg

     

    나희덕, 장미의 또 다른 입구




    오늘은 장미 한 송이를 걸어보았습니다

    열세 개의 문을 통과했지요

    꽤 은밀한 구석이 많은 꽃이더군요

    한 잎 한 잎 지날 때마다

    고통스러운 향기가 후욱 끼쳐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암술에는

    노란 꽃가루들이 곡옥처럼 반짝였습니다

    꽃가루 음절들이 만든 문장을

    저는 끝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만

    그 해독되지 않는 침묵이

    장미를 장미로 만드는 원천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장미 한 송이를 걷고 난 뒤에도

    걷지 않은 길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손가락들은 흩어진 꽃잎을 만지며

    장미의 또 다른 입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들어간 적 없는 방

    그러나 표정을 잃어버린 장미는

    어떤 문도 불빛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 꽃잎에서 저 꽃잎으로, 또 다른 꽃잎으로

    베인 손가락들은 피 흘리며 서성거릴 뿐이었습니다

    장미가 남은 향기를 다 토해낼 때까지

     

     

     

     

     

     

    5.jpg

     

    이수명, 나를 구부렸다




    복도 끝에 너는 서 있다


    너에게 가려고

    가지 않으려고

    나는 허리를 구부렸다


    그때 피어난 바닥의 꽃을 향해

    그때 숨어든 꽃의 그림자를 향해

    허리를 구부렸다


    구부러진 채

    나는 펴지지 않았다


    복도를 떠돌던

    나의 빛은 구부러진 채

    나의 나날들은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았다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그때 흔들린 꽃에 대해

    그때 사라진 꽃의 그림자에 대해


    나는 말하지 않았다

    너에게 가려고

    가지 않으려고


    구부러진 채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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