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 있는 병은 다 가지고 벌벌 떨던 고양이입니다. 처음에는 집에 어린 애들도 있고해서 동물은 안기르는 주의였는데,
당장에라도 죽을 것같은 새끼고양이를 보니, 일단은 살려야겠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들어보니 동물을 모르는 제가봐도 엄청 말라있었습니다.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 했습니다. 집 앞에서 저를 깨물고 집 옆쪽으로 도망간 상태입니다..ㅠㅠ
고양이는 처음이라 뭘 해야할지 몰라.. 일단 우유를 줘봤는데, 잘 안먹더라구요...
근데 찾아보니까 우유는 주는게 아니라면서요;;
애들도 있고해서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같은데, 주말이었습니다. 꼼짝없이 주말을 어떻게라도 보내야하는데...
결국 샤워를 시켜줬습니다. 이와 벼룩이 드글드글... 하나씩 일일이 손으로 떼려니.. 없던 정도 붙더라구요.
병원다녀와서 회복중인 녀석. 아이들이 같이 소꿉장난을 했네요.
병원에서 고양이의 이름을 묻길래, 생각나는데로 럭키라고 말해줬습니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인지도 못한상태에서 정해버린 이름...
럭키는 고양이로 안어울리는 이름인가요? 왜 럭키냐고 병원에서 물어보다라구요...
그래서 상황설명하고 "Because she got lucky(왜냐하면 걔는 땡잡은 거니까요)"라고 대답해 줬습니다.
병원비는 $300 가량 나왔습니다... 여기는 동물병원도 비쌉니다.ㅠㅠ
눈이 조금 작아서 아 원래 이녀석은 눈이 작은 녀석인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눈병이더라구요.
아직 회복중입니다.
박스와 발깔개, 담요로 집을 만들어 줬습니다. 더워서 그런가 잘 들어가지는 않더라구요.
이녀석이 이 카페트가 모래인줄 알고 여기다가 실수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그리고 며칠 전 회복 완료한 사진입니다.
낮잠자는 사진인데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이 의자는 이녀석 차지가 되었습니다.
동물병원 비싸더군요..ㅠㅠ 얼마전에 또가서 1차 접종 $170 깨지고 왔습니다.
중성화는 시킬까 말까 엄청 고민중인데, 집이 아파트라 시키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물어보니 거의 $500 가량 든다고해서 엄청 고민했는데, 알고보니 너무 비싼비용;
$500 지불하면 이녀석에게만 두달사이 한국돈으로 100만원 가량 들어가는 거니까요.. 휴...
사실 돈도 많이 없어서 미쳤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피부병도 옮고요 ㅋ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일단 살리고 봐야죠.
저도 이녀석을 왜 집에 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딱하다는 생각,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으니까요.
처음 치료하고 야생으로 돌려보냈어야 했는데, 결국 그렇게 못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녀석이 "럭키"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행운은 저희 가족이 잡았습니다.
아이들도 동물과 생각보다 잘놀고, 여러 육아나 일때문에 있던 극도의 스트레스로 생긴
저와 제 아내의 우울증도 이녀석이 집에 들어오고나서 다 나았습니다.
아직 동물과의 교감이라니 그런거는 잘 모릅니다. 그냥 이녀석이 있어서 저희 가족이 행복해서 좋습니다.
이녀석도 행복하길 바래야죠.
ps. 캣잎(Cat Grass)를 사서 길러봤는데, 이건 어떻게 먹이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