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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1960
    작성자 : Yirgacheffe
    추천 : 17
    조회수 : 7599
    IP : 203.251.***.245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6/12/29 13:58:23
    http://todayhumor.com/?panic_91960 모바일
    19금)극혐)잔인주의) 소규모양계장 가금류 도태
    옵션
    • 외부펌금지
    일주일전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동사무소 방역담당자인데 댁에서 가금류 사육하시는게 맞느냐고 - (통장이나 이장님들을 통해서 조사해감)
    그렇다 - 하고 대답했고.
    얼마나, 어디서, 어떻게 키우는지 묻드라구요.
    집없는 집터에서 80여마리 풀어서 키웁니다.

    경북지역은 AI가 발생전이였지만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 발병전 살처분을 할 수 있고.
    이경우 보상금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AI감염여부 조사이후, 미감염 닭은 지정된 날짜 이내에 도태하면 보상금이 나오는 형식. 
    ( AI 확산이 끝나기 이전까지 재사육은 불가하고 처분시 사육장내 가금류 모두 처분)

    감염이후에는 보상금은 모르겠구요, 전량 살처분 처리되고 매몰되어서 고기도 못먹음.
    인수감염위험이 있어서 사육자의 건강도 위험하고 주변 농가에도 피해가 갈 수 있음
    그렇지만 강요하는건 아니고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고 하셨음.
    여튼 100두 이하 소규모 양계는 토종닭, 오골계의 경우 두당 3만원이 보상금으로 나오고 
    고기는 동네에서 나눠서 먹는건 괜찮다고 합디다.. (병든 닭이 아니라 멀쩡하고 달걀도 잘 놓는 닭들이였음)

    80여마리를 키우니까 하루 약 25~35개의 달걀을 낳아요. 
    풀어키운 닭이라 계란 한판당 만원 정도 했는데. . .  

    여튼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수감염 위험이 있는 닭을 사육하느냐 마느냐가 중요. 
    (물론 금전적으로도 보상금이 더 이득인걸로 생각됨.. 그러나 그건...)

    AI 확산경로나 소식을 듣다보니 겨울은 이제 시작이고. . .점차 경북지역까지 올라오는 추세.
    풀어키워놔서 면역력은 자신있지만 걸려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보균닭들은 더큰 문제가 됨 (인수감염 다른 조류에게 전파 등등)
    ( 닭이 워낙 잘 날아서 어른 키만한 담을 넘어 마을을 산책하다가 밤에 다시오곤 함.)

    여튼 잡는 날 아침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었음, 
    주민센터 직원은 당일에라도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엄마한테는 달걀이냐 보상금이냐 그것이 문제였는데.
    우리 엄마는 도태작업 전날에도 모이를 잔뜩 주셨음 (달걀 값이 금값인데 죽는 날까지도 많이 놓으라구..구구구..)

    여튼 작업 전날은 크리스마스였고, 월요일은 비가 내렸다.
    화요일은 뭐 그럭저럭 아침엔 추웠지만 작업하다보면 괜찮겠지 싶었음.

    같이 작업한 가족들은 - 
    외국에서 공부하다 방학이라 잠깐 집에 와있는 형(30대)
    그리고 가게보다가 끌려나가는 나(20대) 
    아들들보다 닭을 (달걀을) 소중히 여기는 어머니 (50대) 
    그리고 마을사람들 몇분..
     
    화요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자면 

    1.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 8시에 셋이서 집밥을 먹는다. 달걀말이를 먹는데 맛있으면서도 우울하다 ( 다른 반찬들은 정말 아무런 맛도 안난다. )
    2.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 작업에 대해 사전 계획을 짠다. 준비물, 예상시간, 작업을 같이 할 마을어르신들.. ( 잘드는 칼이 필요했다 )
    3. 밥을 먹자마자 바로, 마루에 걸터앉아 전투화를 신는다. 전날 비가와서 엉망진창인데다가..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4. 새빨간 목장갑을 양손에 밀어 넣는다. 아마 홀로코스트를 행하는 나찌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4. 닭과 함께 생활하는 까미 - (닥스훈트,3세 특기- 달걀 훔쳐먹기) 를 닭장에서 데리고와 마루에 묶어 놓았다.
    5. 노끈과 바구니 채망 칼 가위를 들고 닭장으로 향한다.
    6. 아침엔 날씨가 꽤 추웠다. 셋이서 우선 해야할 작업은 노란 토종닭 암컷을 잡아 두마리씩 다리를 노끈으로 묶어 놓는것.
    7. 10마리쯤 잡았을때 였을까 목을 썰어줄 아저씨가 검정 장화에 검정 우비를 입고 도착했다 - 
    8. 옆집 개들도 아저씨를 보더니 함부로 짖지 않는다 - 
    9. 엄마는 닭장 (여닫이 문과 횃대가 있는) 안에 모이를 잔뜩 뿌리고 닭들을 유인한다.
    10. 형이 옆에서 최후의 만찬이라며 안타까워 한다. 
    11. 이와중에도 닭들은 구구구하며 엄마를 따라가서 모이를 구구구 먹는다.
    12. 걔중에는 마지막까지 달걀을 낳는 암컷도 있다. 참으로 헌신적이고 기특하다고 엄마가 말했다. (어이구 잘하네) (웬일인지 두개나 놓는다 )
    13. 아저씨가 숫돌에 칼을 갈기 시작한다. . . (스르릉 스르릉) 
    14. 닭들은 곧 죽을 운명인지도 모르고 옹기종기 모여 모이를 먹는다..
    15. 이내 닭장의 문이 닫힌고, 닭장 바깥에 나와있는 닭이 반, 안에 들어있는 닭이 얼추 반정도 된다.
    16. 아저씨가 나를 부르더니 닭 목 따는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나는 닭 날개 두개를 한손으로 움켜쥐고 아저씨 쪽으로 내민다.
    17. 닭 날개를 잡은 손에 닭 체온이 느껴진다. 따뜻하다. . . 사람보다 더 
    18. 아저씨가 닭머리를 한손으로 잡고 (눈을 가리는게 포인트) 목을 당기면서 살짝 비틀어준다 이내 날이 잘든 칼을 목으로 갖다댄다.
    19. 스극 스극 스극하고 목을 ' 썬다 ' 아저씨가 순간 바이올린 연주자 같다고 생각 한다. (이건 분명 현실도피다)
    20. 칼이 목에 닿자 갑자기 생존본능이 넘쳐난다, 닭발과 발톱으로 아저씨 손과 칼날을 밀어내보지만 역부족이다.(저칼 사람목도 썰겠지라는 생각도듬)
    20. 이내 붉은 피가, 정말 사람피와는 다른색의 선혈이 한두방울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내 동맥이 잘린듯 줄줄 새기 시작한다.
    21. 아저씨가 잘렸는지 한번 확인하고 머릴 놓는다. 목이 잘렸지만 아직은 살아있는 닭. ( 모가지가 기괴한 각도로 비틀어져 힘아리 없이 떨어진다 )
    22. 나는 그 닭을 마당 멀리 집어 던진다. ( 날개를 푸드덕 대더니 꺾인 목을 하고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덤블링을 하더니 내 오른발치로 온다.)
    23. 나는 그 닭을 잠깐 응시하다가 꿈에서 깨듯 오른발로 멀리 밀어낸다. ( 전투화에 피가 묻기 시작한다 )
    24. 닭을 몰아서 잡고 뛰어 다니며 잡다가 닭장안에 모이를 주거나 닭장안으로 몰이하는 방법으로 전환하니 작업이 빨라졌다.
    25.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닭 서너마리가 마당 곳곳에서 퍼드득 거리다가 결국엔 움직임이 점차 멎는다.
    26. 한마리는 가만히 앉아있어서 달걀을 놓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보니 목에서 피가 줄줄줄 흐른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온다.
    27. 주민센터 직원이 숫자를 세고 종류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다.
    28. 같이 작업해준 동네 어르신들에게 닭 몇마리를 건네드리고 닭털 뽑고 내장 가를 준비를한다...

    정도네요... 닭은 동네랑 부산에서 오신 어머니 친구분에게 나눠드리고 하고 하니 몇마리 안남더라구요 






    ◆ 아래사진은 잔인한 장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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