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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정치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꽤 높아졌다. 그러나 내가 청소년일 땐 정치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없었다. 나도 그랬다.
2003년, 내가 고2때 TV에 무척 재미있는 게 나오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라는 것을 하고 있었고, 공중파에 생중계됐다.
노대통령이 취임 후 법무장관으로 강금실을 임명했는데 40대의 젊은 나이에 여성이었다. 검찰총장의 사법고시 11년 후배인 여성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이다. 노대통령의 생각은 '검사들이, 국민이 아닌 본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 악습을 타파하고 국민을 위해 일할 법무장관은 강금실이다. 어리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 아니냐. 그것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토론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그저 '재밌네.', '저 사람 그 전 대통령이들랑 다른 느낌이다.' '대통령 같지 않고 아저씨같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에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영화계의 반발이 일자 영화배우 이준기를 비롯해 네티즌들을 영빈관에 초청해 또 토론을 했고 역시 TV에 방영됐다. 그 토론에서 "정말 자신 없습니까?"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기억은 거기까지다.
나의 첫 투표는 2007년이었다. 이등병때였는데 군인은 투표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정치무관심층이었던 나는 이명박이 서울시장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정동영 권영길은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다. 선임들이 이명박되면 주식 오른다길래 '주식 오르면 좋은 거 아닌가'란 생각으로 이명박에게 투표했다. 그리고 노 전대통령이 죽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그날 저녁에 전 부대원 정신교육이 잡힌 것이다. 중대장은 우리를 다 모아놓고 이상한 소리를 했다.
"나는 다른 사람처럼, 분향소 가지 말라는 말 안 해. 가고싶으면 가. 가는데! 군복은 입고가지 마. 알았어?"
그 날이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날이다. 난 이해 안 가는 걸 못견디는 성향이 있다. 본래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고,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글을 쓰고 배우면서 생긴 습성이기도 하다. "나는 다른사람처럼"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은 서거한 전 대통령 분향소를 못 가게 한다는 뜻이고, 자기는 남들과 다르게 개방적인 인간이라는 걸 자랑처럼 지껄이며 군복은 입고 가지 말라니.
의구심이 풀릴 때까지 노 전대통령에 대해 파고 들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대통령이 됐고, 왜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됐고, 헌재에서 기각됐는지. 왜 서거했는지. 오랜 기간에 걸쳐 알아봤고, 모든 걸 알았을 때 이명박을 찍은 내 손을 자르고 싶었다.
2. 문재인은 왜 압도적인 1위를 하는가?
노 전대통령에 대해 알게 될 때 문재인은 패키지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노 전대통령이 유세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사람이 깜이 되냐 안 되냐는 그 사람의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 문재인을 친구로 뒀습니다. 문재인을 친구로 뒀기 때문에 전 깜이 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 대통령 깜이지 않습니까 여러분!"
문재인은 민정수석 당시 언론과 싸우고, 적폐세력과 싸우는 노 전대통령과 함께 힘든 싸움을 하다가 이빨이 10개 빠져서 임플란트를 했다. 총선 이후에 1개가 더 빠져 임플란트의 갯수는 총 11개이다. 그것때문에 말을할 때 발음이 어눌해졌다. 그런데 종편은 그걸로 공격을 한다. 참여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검사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바뀐 적이 없다. 우병우는 김수남 검찰총장과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20여차례 통화했고, 끝내 구속이 기각됐다.
2012년 대선 당시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 거의 똑같았다. 공약대결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찍는 선거가 됐다. 박근혜 후보가 복지 정책, 양극화 해결정책을 내놓았다. 그때 종편과 조중동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 매우 밀도있고 세심한 공약이라고 박근혜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박근혜가 당선되자 "박근혜가 공약을 다 지킬 필요는 없다. 비현실적인 공약도 있기 마련이다."라며 떠들었고, 결국은 많은 공약들이 폐기처분됐다.
2017년. 종편은 민주당 경선 당시 이재명 시장이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이 오르자 이재명을 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거품이 빠지고 안희정 지사 지지율이 오르자 안희정 지사를 밀었다. 종편에서 이재명, 안희정을 띄우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되자 안철수를 밀기 시작했다. 안철수는 들떠서 본인 지지기반이 호남인 것도 잊은 채, 사드 반대입장에서 찬성입장으로 바꾸고 문 후보에게 안보무능력자라고 공격했다. 토론에서는 자기를 공격한다고 삐치는 아동틱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1강 2중 2약 구도를 스스로 자초했다.
이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할 대책은 북한 하나 남았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이전과 다른 것은), 그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민주당은 종북입니다." "김대중되면 전쟁납니다." "노무현되면 북한이 핵쏩니다."라고 하면 겁을 먹었던 국민들이 이제는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김정은 제일 먼저 만납답니다." "또 북한에 돈 다 퍼줄겁니다."
아무리 떠들어도 피식하고 만다.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문재인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다. 그들의 관심사는 북한이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이다.
취직하기가 너무 힘들고, 외벌이로는 살기가 힘들어 맞벌이를 하고 싶은데 애키우는 문제가 걸리고, 살림살이 빠듯한데 우리 애 급식이라도 나라에서 무상으로 지원해주면 좋을텐데.. 집안에 치매환자 한명 생기면 풍비박산난다는데 두렵다..
국민들은 일자리, 유치원, 무상급식, 의료정책에 관심을 갖는다. 빨갱이 공격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신부가 가난한 아이에게 빵을 주면 모두가 칭찬을 하지만, 아이가 가난한 것에 대해 사회적 구조를 지적하면 빨갱이라 부른다."는 말이 있다.
이제 안 먹힌다.
3. 홍준표 지지 철회 호소
나는 기본적으로 유권자가 누구를 지지한다는 건, 그 사람과 내 생각이 같고, 그 사람을 존경하고, 닮고 싶기 때문에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재인과 많은 부분 생각이 같고, 문재인을 존경하고, 문재인을 닮고 싶다. 소제목에도 써놨지만 이건 문재인을 지지해달라는 호소가 아니라 홍준표 지지를 철회해달라는 호소다. 홍준표는 뇌물죄로 기소중이고 또래 여학생에게 돼지발정제를 먹인 성폭력 미수범이고(수퇘지 발정제를 여자에게 먹여서 미수지 암퇘지발정제를 먹였으면 성폭력범죄자가 됐다.), 남녀 일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고 여자의 일은 설거지라고 말했다. 내 사람들이, 홍준표와 생각을 같이하고, 홍준표를 존경하고, 닮고싶어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사드에 찬성한다면 찬성하는 후보를, 동성애를 반대한다면 반대하는 후보를 뽑으시라. 하지만 홍준표 지지만은 철회해달라 호소한다.
- 2017. 5. 4. 규링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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