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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일과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방에 들어온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초코바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 '작은' 초코바는 정말 작았다. 등산객들이 열량 보충용으로 들고다니는 초코바의 1/3쯤 하는 초코바를 주머니에서 꺼내 씹기 시작했다.
'어째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걸까?'
약간 탄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한 초코바를 무의미하게 씹다 보니, 손에 남은 것은 비닐쪼가리 뿐이었다.
사내는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요 근래, 도를 넘는 그의 발언에 처음에는 장난으로 응수해줬지만, 일과에 치어서인지, 곧 있으면 연말이라는 중압감 때문인지, 그는 그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가 없으면 누가 슬퍼할까?
그가 사라졌을 때, 슬피 울 그의 여자친구와 그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곧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부모와 그의 여자친구가 슬퍼하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의미는 없다.
하지만 커져가는 죄책감이 나를 옥죄여올 것이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내 죄책감은 더더욱 커져갈 것이다.
아니다.
그 소리를 듣는것은 나다. 없는 소리라고,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면 되는것이다.
죄책감은 그 자체가 몸을 불려나가, 커지고 커지고 커져가서, 나의 마음을 채울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마냥, 스스로가 죄책감을 키워나갈 뿐이었다.
쇠똥구리는 나다.
죄책감이라는 쇠똥을 굴리지만 않으면,
커져갔을 죄책감을 가만히 두면, 시간의 비에 젖어 녹아 없어지지 않을까.
그를 죽인다면 어떻게 죽일까?
그를 불러낸다면, 어떤 식으로든 방법이 남게 된다. 나와 그만이 알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든가, 아니면 그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혼자서만이 나와의 약속 사실을 알고있어야 한다.
아니야
그가 혼자 있을 때 깔끔하게 처리해버리면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목 뒤에 칼을 쑤셔박고, 미리 준비해둔 옆길의 구덩이에 넣은 다음, 흙으로 덮어버리면 누가 알까?
들짐승이나 까마귀가 와서 파헤치면 들켜버리는 걸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들킬까? 들킬 것 같기도 하다.
주위의 모든 CCTV를 총동원해서, 그가 살해당한 길로 걸어간 것이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나는 잡혀갈 것이다.
싫다.
이럴 바엔 차라리 나쁜 기억은 잊고, 그와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래, 생각해보면 괜찮은 녀석이었던 것 같다.
내일 저녁엔 치킨이나 먹어야겠다.
초코바가 참 맛있다.
500원이란 값은 비싸지만, 오늘 하루 사색의 비용이 500원이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값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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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이런 엉망진창인 글 여기다 써도 되는건가요??
아니면 바로 지울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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