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어릴때부터 아빠가 싫었어요
그런데 그래도 아빠니깐..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최대한 내색안하려고 애쓰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아빠가 싫은 이유는..
여기 고게에서 자주 보이는 것처럼 술먹고 폭력을 쓴다던가 바람을 피웠다던가 등등 엄청난 대박사건은 아니에요
우리 아빠도 좋은점이 있고 그래도 우리아빠는 비교적 나은편이다라고 생각해요
근데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계속 싫어요.. 정말로
아마 이 생각은 초등학생때 5학년쯤? 그때부터 생겼던거 같아요
엄마말로는 아빠가 생활비를 안준다네요. 줘도
부부싸움하다가 엄마때리려는거 말리는데 나를 확 밀쳐서 바닥에 넘어뜨린적 한 번 있구요(신체적으로 다친덴 없었어요, 그 담날 아침에 아빠가 미안했다고 사과도 했었구요)
상의없이 휴학 결정했을때 나한테 새X야 하면서 욕한적도 한 번 있었어요
그리고 항상 집에오면 티비만 봐요 집안일은 거의 안하고 맞벌이라 엄마도 늦게 퇴근하는데 항상 엄마만 집안일하는데 안주내와라 뭐 먹자 이러는게 참 보기 싫어요 먹고싶으면 직접 갖다 먹지 왜 늦게와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한테 주문하고 있는건지 이해가 안되요.. 나에겐 소중한 엄만데 그렇게 부려먹고 싶을까
또 코를 심하게 골아요. 항상 거실에서 자는데 제 방에서 문 꼭 닫고 자도 코고는 소리가 엄청나게 시끄러워요... 한동안 그것땜에 잠 설친적도 많은데 진심 미치는줄 알았어요.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진짜 가서 얼굴에 물쏟아버리고 싶다거나 입을 테이프로 막아버리고 싶다거나 화분깨뜨리는 상상까지 해봤어요.. 내가 겁나 싸이코인걸까요.. 코골이 때문에 이혼까지 하는 부부가 이해가 되더라구요 근데 전 집을 나갈 수도 없고.
그리고 좌변기에서 서서 오줌싸는 거..그런거까지 태클걸고 싶진 않은데.. 근데 주변에 오줌방울이 다 튀어있어요. 벽에도, 휴지에도, 옆에있는 세면대에도. 지린내 쩔어요. 물론 화장실 청소는 한번도 하지 않아요.
종종 세면대나 설거지대에도 오줌싸요. 지린내 올라와요. 그냥 혐오스럽습니다. 그냥 아빠에 대한 이미지나 존경심?같은것들이 싹 사라지는 느낌.
제가 안좋은 버릇이 있는데 입술각질 뜯는거에요. 나보고 입술뜯지 말라면서 버릇 고칠려면 손톱에 혐오물질을 바른다느니 하면서 아빠는 발뒤꿈치살 뜯고 방바닥에다 버려놔요. 또는 이불에서 뜯기도하고. 무좀도 있는데.
아 그리고 제가 유치원생인가 그쯤에 엄마가 어디 간 사이에 아빠가 절 돌보게 되었을때가 있었는데 거의 그때마다 날 차에 태우고 게이트볼장에 갔어요. 그리고 난 차에 가둬놓고 아빠는 사람들이랑 게이트볼 쳤어요. 엄청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차안에 갇힌게. 그때 생각했던게 내가 동물원의 짐승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빠가 날 돌봐야할때 보통 그렇게 했어요. 아마 그때부터 좀 감정이 틀어지기 시작했던것 같기도 하고..
술먹고 쓰레기장에서 뒹굴고 있는거 엄마랑 데려오기도 하고..
더 있지만 스압이 될 거 같아서.
그래도 아빠가 나에게 잘 해준 것도 있고
어차피 한 집안에 살고 계속 볼건데 싫어하는 나만 불편하겠지, 그래도 나한테 어떤 문제 생기면 달려와줄 사람이 내 가족인데..
이런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노력했거든요
아빠에 대해 고맙고 좋은 기억들도 떠올려보면서.
근데 그러한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계속 싫은 감정이 드네요. 왜이럴까요.
내가 싫어하는거 알면 아빠가 상처받을까봐
아빠 집에 올때 꼭 눈마주치면서 인사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지금껏 잘 티 안내려 노력해왔는데 점점 갈수록 잘 안되네요..
아빠랑 얘기하는 것도 싫고
눈마주치기도 싫어요
이제는 심지어
집에 들어왔을때 아빠 신발 있는거 보기만해도 반갑지가 않아요, 그정도로..
근데 문제는
나도 이토록 아빠를 싫어하는 감정을 갖는다는게
나한테도 많이 불편해요.
그래서 내 마음을 좀 고쳐보려고도 했는데 그게 잘 안되요...
이제 인사도 잘 안하고.. 말투도 퉁명스럽고..
아빠한테 이러는거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딸이 이렇게까지 싫어하는 아빠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근데 여전히 미운감정은 사라지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