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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oast_9171
    작성자 : 사과파이맛남
    추천 : 5
    조회수 : 319
    IP : 58.125.***.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1/15 15:09:36
    http://todayhumor.com/?boast_9171 모바일
    교내에서 주최한 문학상에서 당선됐어요!!
    대학교 신문사에서 주최한 문학상에 단편소설부문 응모해서 당선됐어요!!

    상금으로 운전면허도 따고 어머니 옷도 사드렸네요 

    축하해 주세요!!

    소설 읽어주실 분들을 위해 첨부할게요!


     -지금 사당, 사당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하시길 바랍니다.

    7시 13분. 지하철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그제야 사람들은 휴대전화에 눈길을 떼고 정면을 바라본다. 굳게 입을 다문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목시계를 보고, 신문을 접고, 손거울에 모습을 비춰본다. 그들도 나처럼 평일 아침에는 지하로 들어가 전철만을 기다리는 바보가 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

    무채색의 사람들이 몇 명 내리고, 이쪽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전철에 몸을 싣는다. 4호선 지하철은 이촌역을 지나 동작대교로 올라선다. 창 너머로 보이는 여의도의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며 문득 9년 전, 한낮에 열차를 타고 서울로 이사 왔던 가을날이 닿을 듯 스쳐지나갔다.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한강은 반짝거렸고 올림픽대로에는 차들이 넘쳐났던 걸로 기억된다.

    엉덩이에 땀띠가 날만큼 책상에 박혀 앉아 공부한 아들이 서울소재의 대학에 합격했다고 마을초입 정류장에 플래카드를 걸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당신들에게 아들은 자부심이자 희망이었고 삶의 모든 것이었다.

    “우선 이렇게 바쁜 출근길에 소음을 일으킨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바로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어느새 옆 칸에서 건너왔는지 수염이 덥수룩한 잡상인이 한손수레를 손에 쥔 채 승객들에게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장사를 한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물건은 바로 파스입니다, 요즘 업무, 집안일, 공부 때문에 건강 챙기실 시간은 없으셨죠?”

    사람들은 고개를 파묻고 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 바쁘다. 장황하게 제품 설명을 하며 파스를 든 채 이리저리 홍보를 하고 다니는 아저씨의 마음이 통한 걸까, 어떤 아주머니가 손을 든다. 2천원에 파스 10장.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서로 손해 보지 않아서 기분 좋다는 표정으로 거래는 성사된다.

    세상살이가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 한명이 양보하지 않아도 공평한 세상. 재작년 겨울에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지만 적어도 저 아주머니의 삶은 하나도 변한 게 없어보였다. 배꼽아래 찬 전대에는 정리되지 않은 지폐들과 동전과 땀이 들어있을 것이고, 터질 듯이 가득 찬 컨버스 재질의 가방과, 무릎 밑에 내려놓은 커다란 검은색 봉지에는 아까부터 옅게 퍼지던 풀냄새의 근원이 들어있으리라.

    그녀에게 중요한건 나라의 지도자가 아니라 자신의 물건을 사주는 손님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시장 어귀 좌판에서 봤을법한 그녀의 모습은 어쩌면 나의 어머니와 닮아있었다. 부디 그녀가 방금 전의 웃는 얼굴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를 빌며 총신대입구역에서 내린다.

    7시 40분. 출구로 나오니 계절의 여왕 5월답게 인도 좌우의 가로수들은 울창하게 자신들의 위용을 뽐내듯이 서있다. 눈감고도 걸을 수 있는 길을 지나 회사로 들어가기 전 근처의 편의점에서 포장돼있는 사과를 구입해 게걸스럽게 씹어댄다. 절반 정도 먹고 회사 건물 앞의 쓰레기통에 버린 뒤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좋은 아침!”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자니 디자인팀의 이훈성 대리가 멀리서 아는 체를 하고 나는 손을 들며 화답한다.

    “어제 일식집이랑은 계약한 거야?”

    “아니, 우선 가계약으로 걸어놓긴 했는데 우리 일이라는 게 도장 찍을 때까지는 모르는 거 아니겠냐?”

    “요즘 너희 팀장님 하루간격으로 늙으시는 것 같더라, 실적으로 보여드려.”

    이 대리의 농담에 웃으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6층으로 향한다.

    영업팀과 디자인팀, 총무팀이 한 층을 쓰는 6층의 모습은 언제나 복잡하고 정신이 없다. 물론 이 시간대는 한산하지만 10시부터 4시까지는 빗발치는 전화와 컴퓨터 자판소리, 사람들의 대화 때문에 전쟁터로 변하곤 한다.

    4년 전 오늘 같은 봄바람이 불 때 즈음이었나. 신입사원 첫 출근 날, 7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출근일지를 찍는 선배들 한명한명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신고 인사를 했던 날이 문득 떠올랐다. 낯선 사람들, 낯선 장소, 낯선 공기. 어느덧 그것들은 내게 물들어가듯이 흡수되어갔다.

    나의 영업1팀의 가장 주된 업무는 점포의 간판, 부수적으로는 실내의 현판, 문구 디자인, 로고디자인, 인도의 배너 신청 일을 받아오는 것이다. 5명으로 이루어진 나의 팀의 자리를 주욱 둘러보고 통로 쪽의 책상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몇 시간 동안 아무도 앉지 않은 가죽의자의 찬 기운이 등 너머로 느껴진다. 노트북을 켜고 휴대전화를 책상에 올려놓은 다음 정면의 포스트잇과 일과가 적힌 달력을 눈으로 읽다가 달력에서 멈춘다. 오늘은 5월10일, 흑석동 나뭇잎카페. 인천 차이나타운 B구역. 사쿠라 일식집 D-6일. 아무렇지 않게 흘리듯이 쓴 글씨체를 읽는 건 어렵지 않다.

    어제는 개업을 한 달 앞둔 회사 인근 일식집의 간판시안을 들고 사장을 만나고 왔다. 10층 건물의 2층에 가게를 연 일식집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이것저것 꾸미고 있는 중이었다. 내부 공사도 막바지에 이른 듯 인테리어도 깔끔해보였다. 맵시 좋은 오피스룩을 차려입은 사장에게 시안을 보여주자 마음에 들었는지 환한 웃음을 보였지만 비용얘기를 꺼내자 고심에 빠진 듯한 표정을 보였다.

    ‘입간판까지 포함한 가격이 이정도면 나쁘지 않습니다. 사장님.’

    그렇게 말하자 사장은 턱에 손을 괴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수록, 생각이 많아질수록 아쉬운 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흠, 그래요…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우선 시안비만 드릴게요,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고객, 특히나 젊은 고객의 대부분은 우리를 다시 찾지 않는다. 고심 끝에 다른 업체를 알아보고, 결국에는 개업이 임박해 그곳과 계약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이런 자세로 나온다면 매달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것은 우리 측의 물건을 빨리 팔아치우기 위해 급급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회사의 명성은 물론, 제품의 질까지 낮아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희 회사의 규정상, 가계약을 맺지 않은 가게의 작업은 백지화되는데 잘 생각해보시고 오늘 중으로 연락주세요.’

    나의 마지막 멘트 때문인지 사장은 이것저것을 나에게 물은 다음 가계약을 맺었고, 우리는 우선 계약금의 10퍼센트를 계약의 실마리로 잡게 되었다.

    8시 20분이 넘어가자 6층은 소란스러워지고 영업1팀의 사람들도 들어오기 시작한다. 2년 차이 나는 맞선임 김선호 과장, 입사 8년차 최태선 과장, 입사 11년차 김유훈 차장이 마치 짠 듯이 경력 순으로 출근한다.

    “정대리, 오늘 아침회의 끝나고 바로 인천건, 스타렉스 예약해놨지?”

    매사 꼼꼼하고 빈틈없는 팀장님을 마지막으로 영업1팀의 하루가 시작된다.

    9시 10분, 나이가 가장 많은 총무팀 팀장의 한마디에 6층 인원 전체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뒤이어 팀장의 컴퓨터 스피커에서는 이제는 외우고도 남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웃는 하루 보내세요, 나쁜 자세는 안 돼요, 서로서로 함께 돕는 밝은 회사 만들어요, 고객님과 함께 웃는 나의 회사, 상록수.

    노래가사에 맞춰 사람들은 고무처럼 몸을 스트레칭 한다. 정해진 동작 없이 자신의 팔과 다리를 이리저리 늘린 다음 좋은 하루 되십시오 라고 외친 후 자리에 앉는다.

    저번 주 계획 점검과 이번 주 계획을 세우는 월요일 아침이다. 김선호 과장은 프린트물과 노트북을 챙겨 회의실로 들어가고 나는 탕비실에서 5잔의 커피와 쿠키과자를 준비해 회의실로 들어간다. 각각의 자리마다 인쇄물과 그것들을 내려놓고 노트북 안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스크린에 띄우고 나서야 팀원들에게 알린다.

    “영업1팀 회의 준비 끝났습니다.”

    모두가 들어오고 나면 나부터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저번 주 플랜 진행상황과 반성을 발표한다.

    “우선 저번 주에는 대학로 소극장 세 군데 포스터와 홍보전단지 계약이 끝났고요, 두 군데는 입금이 확인되어 인쇄 들어갔는데 한 군데는 아직 입금이 안돼서 딜레이되는 상황입니다.”

    “거기서는 뭐래?”

    김유훈 차장이 쿠키를 절반으로 톡 쪼개면서 넌지시 묻는다.

    “우선 절반은 입금되었고 절반은 연극 후에 번 돈으로 준다고 합니다.”

    “예술 하는 사람들 외면하면 세상이 너무 메마르잖아, 발주시켜. 나머지 차액은 우선 팀비로 메우고.”

    팀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입을 떼었다.

    “강대리도 이제 짬밥 좀 먹어서 알잖아.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고객입장에서 생각해봐, 돈 몇 푼 아끼자고 법대로 하기는 쫌 그렇잖아? 허허허. 앞으로 오십 단위 밑으로 그런 일 생기면 강대리 선에서 오늘처럼 마무리 지어.”

    “알겠습니다.”

    장사는 돈이 아닌 사람을 남긴다는 우리 팀의 모토처럼 팀장은 수완 좋게 영업을 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저번 주 목요일에 들어간 동석건설 모델하우스 외관이랑 실내 디자인, 시안작업 디자인팀에 넣긴 상태고요, 그 쪽 소장님과 미팅은 모레 점심으로 약속 잡아놨습니다.”

    누군가의 휴대전화가 지잉 울리고 팀장이 말을 한다.

    “도급순위 올라가는 건설사니까 특히 신경 써야 돼, 소장님 입맛 알아본 다음에 좋은 곳으로 예약 잡아놔.”

    “예. 여기까집니다.”

    언제나처럼 커피는 재빠르게 비워지고, 팀원들은 저마다의 노트에 무언가를 적기 바쁘다.

    “수고했어.”

    바로 이어 김선호 과장의 이번 주 계획발표가 시작되었다. 이번 주의 핵심은 단연 차이나타운 건이다. 인천 선린동 인근이 중국인과 동남아 국가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상업지역을 넓히는 공사가 끝난 다음 점포가 들어오는 시즌이다. 규모가 워낙 크고 신생이기 때문에 인천까지 원정영업을 갈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김 과장의 발표가 끝나자 팀장이 입을 연다.

    “알고 있겠지만 이번 주는 인천 거래선이 제일 중요해, 강 대리랑 김 과장은 지금 바로 준비해서 인천 다녀오고, 최 과장은 경리계가서 저번 주 우리부서 입출금 내역서 좀 뽑아와.”

    김 과장과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차키를 건네받고, 대차대장에 나의 이름과 부서, 사원번호를 적고 운전석에 올라탄다.

    “적어도 1시간 넘게 걸릴 것 같은데 좀 주무세요.”

    나의 말에 김 과장은 라디오나 듣자고 말하며 손을 내젓는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을.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 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 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이름이 조성모였던가. 가느다란 미성을 지닌 가수는 최호섭의 지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노래라 가사들이 낯설지 않게 들려온다. 이별을 노래하는 곡들이 전부 내 이야기 같았던 날들이 있었다. 말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토해내듯이 고백했던 21살의 어느 날이었다. 열병처럼 그녀를 앓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다렸으며, 단어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했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받고 싶어 했던 그 날들. 어느 누군가 말했듯이 첫사랑과는 이루어질 수 없었고, 이별 후 몇 달을 바보처럼 지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광명으로 진입하자 길은 조금 한산해졌고 김 과장은 어느새 잠들어있었다. 인천에 거의 도착할 때 즈음 거래처에서 전화가 걸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힌다.

    11시5분. 빨간색 일색인 점포들을 지나 B구역으로 걸어가니 용달차량 수십 대가 뿌연 먼지를 뿌리며 그곳저곳을 지나다닌다. 길바닥에는 노란색, 하얀색의 찌라시가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사전조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이번 시즌에 여기로 들어오는 점포 수는 약 80여개로 파악되었다.

    점포 주인들에게 우리들의 첫 인상은 영업질을 하러 온 서울의 하이에나, 그 이하로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를 친절히 대해주는 사장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현장에서 일을 따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걸 알면서도 시도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저기 어떠세요?”

    40평 남짓으로 보이는 단층짜리 점포. 실내 인테리어도 아직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보이는 가게다. 50대 중후반 즈음 됐을까 사장으로 보이는 통통한 체격의 남자가 이곳저곳을 눈으로 훑고 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시원시원한 성격에 능글맞은 말솜씨를 겸비한 김 과장의 인사를 앞세워 안으로 들어간다.

    “누구?”

    김 과장이 미리 준비한 명함을 건넨다.

    “간판과 홍보물을 제작하는 상록수라는 회사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나왔습니다. 개업하시는 사장님들에게 인사차 들렀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와 말투로 나긋나긋하게 설명하는 김 과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사장은 명함만을 한참 들여다본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허탕 치면 어쩌려고 오셨수?”

    “그런 간절한 마음이 아니면 이 바닥, 버티기 어렵습니다.”

    왜였을까, 문득 나는 언제나의 원정영업 때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스친다.

    “얘기는 고마운데, 내가 식당일 20년 가까이 하면서 계속 주문받던 곳이 있어가지고…”

    신장개업도 지인의 인맥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오픈하는 시대에, 자영업 경력이 오래된 가게주인이 우리만 기다리고 있었을 리가 없다.

    “다 알지요, 저희가 이런 일 한두 번도 아니고 왜 모르겠습니까, 저희는 기술이 다릅니다. 자신 있으니까 여기까지 왔죠.”

    사장은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사장님, 말로하기가 애매하니 일단 저희가 발주한 중화요리점 간판 실제사진을 보시고 연락주세요.”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치고 들어가 준비해둔 A4용지 몇 장을 건넨다.

    “개업 때문에 바쁘신데 실례 많았습니다, 또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장은 종이와 내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보더니 알겠다며 짧게 대답한다.

    “저기 잠깐만, 우리 집이 중국집으로 문 여는 거 어떻게 알았습니까?”

    출입문을 넘는 우리의 등을 사장의 목소리가 붙잡는다.

    14시44분. 매캐해진 목을 가다듬으며 운전석에 올라탄다. 가게 출입문에 명함을 놓고 온 곳은 30여 군데. 사장에게 직접 명함을 돌린 곳은 16군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곳은 3군데였다. 운 좋게도 첫 번째 들렀던 중국집 사장이 우리에게 흥미를 가진 것이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역시 초면의 사람에게 우리를 어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담내용을 기록한 일지를 훑어보며 흑석동 카페로 전화를 건다. 요즘 사람들답지 않게 컬러링이 없는 통화연결음은 마음을 왠지 모르게 편하게 만든다.

    “예 사장님, 상록수 강석입니다. 4시에 카페에서 뵙기로 한 거 확인차 전화 드렸습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카페 사장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날씨가 이래 좋으면 뭐하노, 올해도 꽃구경은 차안에서 하는구나.”

    따사로운 낮 햇살에 조수석 가림막을 치는 김 과장이 기지개를 길게 켠다.

    “저는 흑석동 꽃 보러 이동하겠습니다. 안전벨트의 중요성이 느껴질 정도의 속도로 갑니다.”

    너스레를 떠는 나의 말에 김 과장은 킬킬대며 웃어댄다.

    “자, 출발합니다.”

    15시 52분. 부지런히 액셀을 밟고 약속시간 전 카페 인근 골목에 도착한다.

    “여기서 이야기 끝나는 대로 사무실로 들어갈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그래그래, 고생해. 여기 파일 내가 돌아가서 편집해 놓을 테니까 걱정 말고.”

    “예, 고맙습니다.”

    나는 사라져가는 회사차를 바라보며 입안에 구강청결제를 뿌려 넣는다. 원목자재를 최대한 사용해 엔틱풍으로 외관과 실내를 꾸민 카페 사장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을 이길 수 있는지 항상 불안해하던 모습이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브랜드를 마신다는 기분으로 비싼 카페를 애용한다는 그의 말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오늘은 세 번째 만남 즉, 최종계약 날이다.

    16시20분. 통통거리는 나무계단을 내려오면서 사장이 직접 내려준 원두커피가 참 향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지하철을 탈지 택시를 탈지 버스를 탈지 고민하던 순간에, 눈앞에 멈춘 버스의 행선지를 확인하고 냉큼 올라탄다. 직장인들은 회사에 있을 시간, 학생들은 학교에 있을 시간, 주부들도 집에 있을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는 한산했다.

    부르르 떠는 휴대전화를 보니 안산공장 인쇄소 직원의 문자 메시지가 찍혀있었다.

    [한아름 극단까지 입금 확인되어 세 군데 모두 물건 나왔습니다 오늘 보내서 내일 받을 수 있게 할게요]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고 창밖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은 두껍게 이리저리 불규칙하게 퍼져있다. 어릴 적에는 아무 생각 없이도 구름을 바라보면 여의주를 문 용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귀가 쫑긋 솟은 개를 만날 수 있었고, 설탕이 잔뜩 묻은 꽈배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친구들끼리 같은 구름을 보며 서로 다른 사물을 이야기했고, 친구의 말대로 생각해보면 같은 구름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던 날이 있었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도록 힘을 주고 하늘을 바라다본다. 교차로의 차들이 매연을 뿜으며 달리고, 옆문으로 사람들이 내릴 때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버스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 앞 정류장에 내린다. 심호흡을 크게 한 뒤 고개를 젖혀 치켜든다. 부메랑처럼 생긴 구름을 발견했고 그 직후 눈물을 찔끔 흘린 것 같다.

    16시54분. 사무실로 돌아와 팀장에게 나뭇잎 카페 계약 건을 보고하자 수고했다 말하고 마우스 클릭을 몇 번하더니 부지런히 손가락을 놀린다. 나의 실적 차트에 플러스 1을 입력하고 있으리라. 나는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낯선 필체가 적힌 포스트잇이 노트북 상단에 붙어있다.

    [사당2동 천사의 집 보수]

    지역 내 조손가정 자녀와 불우 아동들의 방과 후 학습을 돌봐주는 봉사 단체였던가. 작년 겨울 간판을 제작한 곳으로 기억된다. 새로운 집이 생긴다며 방방 뛰며 좋아하던 아이들의 모습까지. 전화를 우선 걸어볼까 하다가 달력 5월11일에 ‘천사의 집’이라 써놓는다.

    “강대리 소식 들었어?”

    컴퓨터로 저번 달 LED간판 매출액을 작성하던 김유훈 차장이 내 쪽으로 다가와 눈썹을 긁적이며 묻는다.

    “무슨 소식이요?”

    “승진 결과발표, 다음 주 금요일에 발표한대. 자신 있어?”

    “이번에도 자빠질까 무서워서 그냥 기대도 안하려고요. 승진은 실적이 절반, 사람이 절반 아닙니까.”

    휴지를 달고 사는 김 차장이 코를 팽 풀면서 눈을 질끈 감는다.

    “구조조정 걱정하는 분위기에 신입은 힘들겠지만 월급은 올라야지. 그러고 보면 김 과장은 참 로또 맞은 군번이야.”

    틀린 말 없는 김 차장의 말에 나는 대꾸할 말은 찾지 못한다. 김 차장이 한마디 덧붙이려는 자세를 취한 순간 디자인팀의 전화 벨소리가 크게 울린다.

    “로또 맞은 김 과장은 거래처 들렀다가 퇴근하렵니다. 팀장님 먼저 가보겠습니다.”

    능청스럽게 되받아친 김선호 과장은 팀장에게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고 몇 분 후 최태선 과장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표정이 좋지 않다. 아마도 부장실에서 쓴 소리를 듣고 왔으리라.

    17시50분. 몇몇의 사람들이 삐걱거리는 의자소리를 내며 일어나 퇴근을 한다.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5시50분부터 6시까지는 퇴근시간이다. 물론 잔업이 없거나 있어도 미뤘거나, 중요한 기안이 진행 중이 아닐 경우 말이다. 우리 팀은 대체로 잔업이 없는 편이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나 일과시간에 발로 뛰는 입장이다 보니 내일 일은 내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도 그러한 날 중에 하루다.

    “오늘 2팀이랑 회식 알지? 10분까지 연탄구이 집으로 집결.”

    팀장의 메마른 음성에 우리는 늑대처럼 길게 대답한다. 디자인팀 이 대리를 비롯하여 몇몇 사원들이 아는 체를 하며 퇴근한다. 나는 먼저 식당으로 가서 사람들을 맞이하러 자리에서 일어선다.

    “먼저 가서 준비해 놓고 있겠습니다.”

    “곧 갈게.”

    최 과장이 손을 들어 대답하자 이번에는 우리 팀의 전화벨이 울린다.

    18시3분. 식당에 도착해 2팀의 막내 오민주 대리와 테이블 두 개를 지키며, 주인아주머니가 내어주는 고기와 밑반찬을 받는다. 올해로 28살이라는 오 대리는 경력도, 나이도 나보다 낮아서 영업팀 중 유일하게 내가 말을 놓고 편하게 대하는 사원이다. 수저와 소주잔을 자리에 맞게 놓는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라는 이름은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애는 잘 크고?”

    넌지시 묻자 오 대리는 아들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으면서 그럼요, 하고 대답한다. 아버지의 미소란 저런 것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스친다.

    “선배님도 이제 아이 갖으실 때잖아요. 낳기 전이랑 낳은 후랑 이렇게 다를 수가 없어요.”

    소주를 꺼내러 일어서는 오 대리의 말을 곱씹으며 문득 아내 생각이 일었다. 외동인 나를 만나, 몸이 불편한 시부모님을 모시고 좁은 집에 살면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싶었던 일을 얼마나 속으로 삭혔을까. 그런 아내는 일주일 중 6일을 봉제공장에서 먼지를 마시며 일을 한다. 아이를 낳고 안 낳고는 전적으로 아내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아이를 열 달 동안 품고 있는 것도 그녀고, 낳는 것도 그녀이기 때문에.

    영업 2팀 박유선 과장을 선두로 두 팀 사원들이 하나 둘 들어왔고, 불판 위의 양념돼지고기가 익어갈 때 즈음 2팀의 팀장이 마지막으로 합석했다. 거국적으로 한잔 하자는 우리 팀장의 한마디에 모두들 술이 가득 채워진 소주잔을 턱 높이로 치켜든다. 주어 없는 위하여를 외치고, 부딪히는 술잔 안의 액체는 어지럽게 출렁인다.

    19시55분. 팀장들의 널뛰기 같은 건배제의에 모두들 조금씩 감각에 무뎌져가고, 모두들 건배 없이 홀짝홀짝 술을 들이킨다.

    “내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중대 앞에 그 뭐냐… 하늬바람빌딩! 그 8층짜리 건물! 그거 시공 끝날 때 내가 간판부터 현판까지 싹, 싹 다 하청 따왔잖아 클클.”

    홍조 가득한 얼굴의 2팀 팀장의 영웅담에 몇몇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박수를 짧게 쳐댄다.

    “그때 만난 건물주랑 사장들한테 요즘도 신경 쓰고 있어. 쓰읍, 자네들도 알겠지만 그… 우리 일이라는 게 오다 받고 물건 보내주는 게 다가 아니야.”

    이 시대의 영업사원들이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현장감 넘치는 단어와 과거이야기가 펼쳐지고 모두들 팀장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중앙대 앞 그 건물이 들어올 때면 그때의 팀장은 지금의 내 경력과 비슷했거나 혹은 더 낮았을지도 모른다. 뒤이어 우리 팀 최 과장의 영업부 부장 뒷담화가 시작되고 소주는 한 병 더 늘어난다.

    연탄연기와 담배연기로 식당은 옅은 회색으로 변해가고 우리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20시22분. 어느새 하늘은 까맣게 변했고 열한명의 남자들은 식당을 나온다. 기분 좋은 봄바람이 볼 끝을 간지럽힌다. 2차를 가자는 누군가의 말에 몇몇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나를 포함한 네 명의 사람은 근처 호프집으로 들어간다. 이 호프집은 우리에게 2년 전에 일을 맡긴 곳이기도 하다. 가게로 들어가니 카운터에서 반갑다며 인사를 한다. 우리는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와 병맥주를 시키고 테이블에 앉는다.

    “가끔 생각하지만 나는 내가 간판쟁이가 될 거라는 생각은 상상도 못해봤는데, 참 그러고 보면 인생은 모르구나 싶어.”

    2팀 신정석 과장이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꿈처럼 다 살면 얼마나 좋겠어요.”

    오 대리가 맞장구를 친다.

    “배부른 소리들 하고 있다. 자네들이 간판 하나 계약하려고 설거지를 도와줘봤어, 공사판을 들어가 봤어.”

    잠자코 듣고 있던 2팀 팀장이 농담조로 한마디 던지자 조용해지고 나는 멋쩍게 웃는다.

    “강 대리는 어릴 때 뭐였냐? 꿈이.”

    신 과장이 치킨 한 조각을 포크로 찍으며 묻자 나는 마시려던 맥주를 내려놓으며 생각에 빠진다.

    “경찰이요. 범인 잡으러 다니는. 어릴 적에 티비를 끼고 살았는데 드라마 속 경찰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누군가를 위해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지금 꿈은?”

    “승진.”

    예상치 못한 답이 나왔다는 듯 사람들은 깔깔 웃어대고 대답한 나는 그보다 더 크게 웃는다.

    21시47분. 하늘이 더욱 더 까매졌고 우리는 서로 작별인사를 한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조금 걸어 횡단보도 앞에 선다. 기분 좋은 어지러움이 온 몸을 감싼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신호등의 빨간불이 꺼지고 모두들 길을 건넌다. 꺄꺄거리며 수다 떠는 여고생들이 곁을 스치고, 근심 가득해 보이는 중년여성의 어깨가 내 옷을 스치고, 큰소리로 통화하는 내 또래의 남자의 음성이 스쳐지나간다.

    나는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가 되어서야 비로소 퇴근을 실감한다. 술 냄새가 날까 싶어 입안에 구강청결제를 뿌리고 지하로 내려간다. 퇴근시간이 지나서인지 사람들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문득 내 앞에 서있는 남자의 가방모양이 낯설지가 않음을 깨달은 건, 아침 출근길에 만난 아주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은은하게 퍼지던 그 풀냄새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갑자기 봄내음이 가득한 반찬이 먹고 싶어졌고, 그 생각 끝에는 어머니가 서있었다.

    아직 가시지 않는 어지러움에 눈을 지그시 감자 아까 전 오 대리가 했던 말이 들려온다.

    ‘그럼 승진하시면 꿈이 없어지는 건가요?’

    -지금 당고개, 당고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하게 승차하시길 바랍니다.

    피곤하다.


    11살 무렵이었을까. 시인이 되고 싶었다. 과학자, 축구선수,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친구들은 나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아버지에게 졸라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사서 읽었고, 이육사의 광야를 노래 외우듯이 암기해댔다. 글을 쓰는 사람보다 위대한 사람을 없다고 생각했다. 먼지 하나 내려앉지 않은 하얀 백지위에, 오롯이 자신의 생각만을 쓰는 사람들은 얼마나 세상을 공감하고, 경험하고, 아파해야 하는 건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정인과의 이별에도 꽃을 뿌리고, 매화향 가득한 드넓은 광야에서 목 놓아 울부짖는 이들은 구슬픈 사랑을 노래했고, 시대에 저항해 역사의 줄을 바꿨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마음을 써내려가는, 통감을 써내려가는, 글로써 아픔을 닦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시인이라는 직업은 너무나 추상적인 단어가 되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갔고 어느새 그 짧은 시들조차도 외워지지 않는 날이 다가왔다. 분할정도로 슬펐고 배신당한 것처럼 마음이 아렸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점점 아물고 무뎌질 즈음에야 깨달았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걸. 그 안에는 뒤로 넘어갈 정도로 웃기고,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슬프고, 눈물이 날 만큼 후회되고, 다시는 없을 날처럼 보람찬 날들이 문장이 되어 쓰여져있다는 걸. 누구나가 자신이 시가 되고, 시가 자신이 되는 오늘을 살고 있다는 걸.

    당선전화를 받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뿌듯하다는 감정을 온 몸으로 느꼈고, 세상 모든 것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작품을 쓰면서 아득한 옛날로 돌아간 듯 했고, 그 감성을 영원으로 되돌려 받은 것 같아 너무도 기쁘다. 부족한 작품을 품어주신 심사위원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담양에 계시는 부모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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