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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1683
    작성자 : 꼬마글요정
    추천 : 15
    조회수 : 2434
    IP : 39.118.***.9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12/04 03:20:29
    http://todayhumor.com/?panic_91683 모바일
    단편) 미녀
    옵션
    • 창작글
    어렸을 때 부터 예뻤다. 

    오똑한 코, 하얗디 하얀 피부, 맑고 선해보이는 눈동자와 여리여리하고 자그마한 몸.

    어디를 가나 시선들은 나를 따라다녔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나를 칭찬하고 예뻐했다. 

    "아휴 나은이는 참 예뻐서 엄마가 좋겠어. 엄마한테 감사드려야겠네!!"

    숱하게 쏟아지는 칭찬. 칭찬. 그리고 칭찬들.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냥 선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떡이면 끝. 

    학창 시절에는 피곤할 정도였다. 남학생들의 선망. 그리고 일부 여학생들의 질투. 

    가끔 힘들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외모로 오는 이점이 더 많았기에 나는 이 모든 것을 즐기고 또 즐겼다. 

    누가 예쁜 여자 외모는 고시 3관왕이라 했던가. 이렇게 경제학적 가치가 뛰어난데.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이성친구들도 모두 날 좋아했다. 굳이 공부를 열심히하고 열심히 살 필요가 있나?

    어차피 모두가 날 좋아해주는데, 정 안되면 얼굴로 먹고 살지 뭐. 


    그러나 고등학교를 지나고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나의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키가 너무 작았다. 156. 

    엄청 작다면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세상사람들은 점점 키크고 예쁜 여자를 찾고 있었고,

    나의 키는 세상의 외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 티비에서 키 큰 미녀들이 나올때면 짜증스러움과 불쾌함을 느꼈다. 

    내가 더 예쁜데. 쟤네들이 나보다 잘난 게 뭐야. 늘씬한 몸매하나인데. 

    가고싶었던 연예관련 학과나 항공과 등에서는 키를 많이 봤다. 결국 가고싶던 진로가 아닌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인문계열에 진학했다.

    그래도 아무려면 어때. 하고 생각했다. 

    세상은 넓었고 나의 추종자는 많고 많았다. 여전히 나는 과에서 제일 예쁜아이, 여신이었다. 

    과에서 남자친구가 있던 아이가 고백했다. 거절했다. 나는 순식간에 나쁜년이 되었다. 

    내가 한게 뭐있어? 지가 고백한건데??? 

    그러나 순식간에 과 여론은 이상해졌다. 나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한 아이들은 일제히 원래부터 재수없었다며 날 비난하기 시작했고, 

    여자애들마저 어장관리라며 뒷소문을 내기 바빴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무조건적으로 나를 받들어주는 사람은 언제나 있었으니까. 

    학교를 무난하게 졸업했다. 적당한 곳에 적당하게 취직했다. 

    돈을 잘버는 건 아니지만, 나는 예쁘니까 적당히 다니다가 멋지고 잘생긴 사람 만나버려야지. 

    그러나 세상이 꼭 내 생각같지는 않았다. 

    세상엔 예쁜여자가 너무 너무 많았다. 성형의 힘인지, 시술의 힘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예쁜여자가 넘쳐났다. 


    나는 더이상 여신이 아니였다. 그냥 이쁘장한 여자에 불과했다. 


    내가 제일예뻐야하는데.내가제일 예쁜데. 그동안 내가 좋다고 했으면서.내가 제일 이쁘다고했으면서
    지금 까지 쫓아다닐 때는 언제고 갑자기 이제 나를 슬슬 무시하고 내 연락을 안받아??

    매일 나를 대학대 쫓아다니던 아이가 힘겹게 연락이 닿자 말했다.

    "근데 내가 왜 너 연락을 받아줘야해? 내가 너 남자친구도 아니고, 또 지금 네가 옛날처럼 예쁘고 어린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런관계 유지해야하는지 나도 지치는데?"

    어떻게 네가.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자기도 못생긴 주제에. 그나마 봐줄만한건 대기업 다닌다는거 하나밖에 없는 주제에. 이렇게 사람을 무시해?

    굴욕감을 무시한 채 소개팅에 나가봤다. 연애는 언제든지 할 수 있었지만, 쉽게 헤어졌고, 

    내가 예전에 누리던 것은 더 이상 누릴수 없었다. 

    이게 다 내가 지금 덜 예뻐서야. 더 예뻐야하는데 더 예쁘면 다를텐데. 

    나는 성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효과는 드라마틱했다. 

    더 눈을 크고 또렸하게. 얼굴은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게. 코는 날렵하고 오똑하게.높게..높게...높게...

    인스타 이 여자 예쁘네? 딱봐도 자가지방이식한 거네? 나도 해볼까?

    역시내가예뻐내가제일예뻐내가세상에서제일예뻐내가제일아름다워.어디를가나내가최고야.예쁜게최고야.
    왜날보고수근거리지?내가너무예뻐서질투하나? 얼굴도 완전 빻디빻아버린게.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내가예뻐제일예뻐세상에서제일예뻐

    "야 저 여자 얼굴봐 진짜 징그럽다. 왜저래?"
    "그러니까. 무슨 그림도 저거보단 덜 리얼할듯 ㅋㅋㅋㅋㅋ"

    내가 길거리를 걷는다. 모두가 날 쳐다본다. 
    나는 세계최고의 미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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