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청소 업체에서 일한다고 말하면, 대개 시체 처리부터 떠올리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시체가 옮겨진 뒤, 그 뒤처리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는 그랬다.
다만 동물의 경우에는 시체가 남아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장기 여행을 떠나며 애완동물을 집에 방치해 둔 사람들이 의뢰를 넣는 것이다.
일이 일이다보니 시체가 있었던 곳에 아직도 시체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던가, 이따금씩 이상한 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익숙해지면 그러려니 하게 된다.
일을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났을 무렵, 애완동물이 죽었으니 처리를 부탁한다는 의뢰가 한 건 들어왔다.
작은 회사기 때문에 접수도 내가 받았다.
품위 있는 목소리에 그야말로 부자라는 느낌이 팍팍 나는 아줌마였다.
어떤 현장이던 일단 먼저 방문해 견적을 내야 한다.
견적금액과 작업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 담당과 함께 둘이서 집을 방문했다.
영업담당은 기본적으로 현장 작업에는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온갖 계약을 다 해봤다보니 촉이 왔던 모양이다.
그날 역시 차안에서 [오늘 손님 좀 이상한 거 같아.] 라고 말했었으니.
사람이 죽은 현장일 경우에는 여러 사정을 확인하고 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있지만, 애완동물은 소유물 취급이니 그런 제약이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손님은 사전에 상황 설명을 해주기 마련인데, 이번 손님은 그런 말이 일절 없었다.
그게 좀 이상하다 생각할 무렵 현장에 도착했다.
나는 두근거리며 초인종을 눌렀다.
서양식 3층집이었다.
현관에 나온 사람은 전화 받았던 이미지 그대로 깔끔한 아줌마였다.
부자 느낌도 났고.
분위기도 좋아 싱글벙글 웃으며 인사했다.
영업담당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대충 견적에 관해 설명한 뒤 집으로 들어섰다.
안은 어찌되었던 깨끗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냄새가 난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도, 다른 시체가 있던 집보다도 훨씬 냄새가 심했다.
우리는 익숙해져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손님이 거기서 멀쩡하게 있는게 묘하게 기분나빴다.
3층이 현장인듯 해, 우리는 손님을 1층에 남겨두고 둘이서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한칸한칸 오를 때마다 냄새는 점점 강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3층에 도착한 나는 말을 잃었다.
바닥 전체에 고양이 시체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무심코 토할 것 같은 것을 겨우 억눌렀다.
영업담당은 아래로 내려가자고 신호를 보내, 그대로 따라내려왔다.
그리고 한시간은 2층에서 멍하니 있었다.
영업담당이 내려와 200마리 있다고 말했다.
아직 초봄이라 부패는 그리 심하지 않아, 구더기는 없다나.
수를 직접 세봤는데 딱 200마리더란다.
왜 집 한채에 고양이 시체가 그만큼 있는지보다는, 딱 200마리라는 숫자가 몹시 두렵게 느껴졌다.
1층으로 내려오니 손님은 아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기분이 나빴지만, 영업담당은 담담하게 견적을 내고 손님도 거기 동의했다.
계약서를 주고 받은 뒤, 사전 답사는 끝이 났다.
돌아오는 도중 차 안에서 영업담당은 물었다.
[할 수 있겠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문득 입사했을 때 들었던, 애완동물은 어디까지나 소유물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흘 뒤 작업이 시작됐다.
나를 포함해 4명이 작업할 예정이었지만, 영업담당도 같이 와주었다.
아마 내가 견적 내러 왔을 때 충격 받았던걸 알아차렸겠지.
우리 회사는 면접 때 귀신을 본 적 있냐고 묻고,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안 뽑는 암묵의 룰이 있었다.
비과학적일지라도 온갖 일이 일어난 현장에 가는 이상, 서비스업으로도, 작업원 개인정신에도 안 좋을테니까.
이번 작업원들도 오컬트적인 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저 소금 한번 뿌리고 합장한 뒤 작업에 들어갔다.
1층에서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고무장갑과 방호복까지 갖춘 후 5명이서 3층에 올라 작업을 시작했다.
주변 거주자를 배려해, 시체는 봉투에 한번 넣고 박스에 옮겨 트럭에 싣는다.
그후에는 그대로 매립한다.
불법은 아니니까.
담담하게 고양이 시체를 봉투에 4마리 넣고, 박스로 옮긴다.
그걸 몇시간 동안 계속한 끝에, 전부 트럭에 실었다.
다른 작업원들은 트럭을 타고 처리하러 가고, 영업담당과 나는 둘이서 냄새 제거와 방 청소를 했다.
오후부터 작업을 시작했기에, 청소가 끝나고 나니 저녁 6시가 지난 후였다.
청소용품을 가방에 담고, 최종 확인을 위해 손님인 아줌마를 3층으로 불렀다.
아줌마는 변함없이 싱글벙글 웃으며 확인을 끝냈다.
영업담당은 현금을 그 자리에서 받고 영수증을 건넸다.
그 후에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나는 어찌되었든 거기 더 머물고 싶지 않아, 가방을 가지고 계단을 내려왔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영업담당이 돌아왔다.
[인사는 안 해도 되나요?] 하고 물었지만, 영업담당은 그대로 조수석에 올랐다.
그대로 아무 말 없이 차를 달려, 회사 앞 편의점까지 갔다.
커피 마시겠냐는 영업담당의 제의를 거절하자, 영업담당은 말해주었다.
내가 아래로 내려간 후, 아줌마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느니, 가족은 아무도 없어 가족 대신 고양이를 기른다느니.
슬슬 이야기를 마치고 가려는데, 아줌마가 말하더란다.
[다음번에도 잘 부탁해요.]
싱글벙글 웃으면서.
담이 큰 영업담당도 소름이 끼쳐, 아무 말 없이 빠져나왔단다.
초봄 밤, 추위 때문인지 영업담당의 손이 조금 떨리는 게 보였다.
그날은 그대로 회사로 돌아온 뒤 퇴근했다.
다음날, 영업담당한테 [요새 귀신 보거나 하지 않아?] 라는 질문을 받았다.
무슨 뜻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담당으로 들어있던 안건이 모두 끝나고 사장이 해고 의사를 전해왔다.
회사 측 사정으로 인한 퇴직이었기에, 퇴직금은 물론이고 적잖은 돈도 추가로 받았다.
그 회사에서는 5년 가량 일했고, 고양이 시체를 볼 무렵에는 정신적으로 한계가 오고 있었다.
일이 좀 줄어들면 자진 퇴사할 생각이었기에, 오히려 내 쪽에서 고마운 일이었다.
이상한 일이 잦은 특수 청소 업무 중에서도, 가장 무서웠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