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대 여성이고 한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워킹맘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여성정책때문에 투표를 포기하거나, 무효표를 내겠다는 분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아들을 가진 엄마로써 문재인 후보의 여성우대 정책이 남성들에게 분노를 자아낼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공감합니다. 제 아들이 자라서 남자라는 이유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게된다면 얼마나 화가나고 좌절할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전 20대 대학생때, 군필자가 연봉에서, 공무원 가산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에서도 군대를 전역한 veteran 들이 취직을 할 때 상당한 우대를 받는 것처럼 군대에서 소중한 시간을 바친 젊은이들이 그 댓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댓가를 받고 싶다면 여성들도 기꺼이 그만큼의 시간을 동등하게 바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여자들이 아직도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는 면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20대들은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들 하나 40대로서는 소위 말하는 시월드에서의 성역할에 대한 편견, 직장내에 아직도 암암리에 행해지는 성희롱등. 여성에 대한 처우도 더욱 개선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불리함에 대한 개선이 남성들에 대한 차별로 상쇄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양성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양성평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미국인 친구 하나가 지난 미국 대선때 Bernie Sanders 의 열렬한 선거 운동원이었습니다. Sanders가 경선에서 지고 제 친구와 같이 선거 운동을 하던 그녀의 친구들이 상당수 투표를 포기해버렸습니다. 제 친구는 끈질기게 그 친구들을 설득하더군요. "너희들의 좌절감을 이해한다. 그리고 나도 힐러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힐러리는 우리가 저항을 하고 반대를 할때 최소한의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원칙은 지킬 사람이며, 우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DT 는 그러지 않을 것을 알지 않느냐?" 그 친구는 끝까지 "with Hillary in presidency, our voice can be at least heard" 라고 외치고 다녔지만, 여전히 그녀의 많은 친구들은 투표를 표기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트럼프가 당선되었습니다. 그녀의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들의 투표 기권이 결국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후회할까요? 전 모릅니다. 그들은 아직도 페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미국인 친구는 매일 반 트럼프 운동을 하고 있구요. 그 친구는 투표를 기권한 사람들을 원망하지도 않고, 비난하지도 않고 그 또한 그들의 선택이라고 존중합니다. 저도 그 친구처럼 투표를 기권하고, 무효표를 내기로 결정한 분들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비록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원망도 비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그 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법이고 그 분들의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저도 제 미국인 친구처럼 투표일 전까지는 설득해보고 싶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최소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후보라고 믿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때 여러분의 항의를, 저항을 가장 잘 들어줄 수 있는 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전 다른 후보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존중, 약자에 대한 연민을 전 그래도 문재인 후보에게서 보기에, 여러분이 항의하고 저항할때 대통령이 되더라도 최소한 여러분의 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하지 않겠습니까? 부탁합니다. 투표를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지금 후보들 중 가장 상식적이고 그래도 우리의 말을 들어주고 우리에게 연민을 가져줄, 그런 가능성이 가장 많은 후보를 밀어주세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서 잘못하면 그때는 시위도 하고, 집회도 하고, 저항도 하면 됩니다. 최소한 문재인 후보는 물대포를 쏘고 강제로 집회를 해산하고, 체포하고 그러한 초법적 행동을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줄 가능성이 가장 많아 보이는 후보에게 제발 투표해주세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혹 지지하는 후보가 문재인 후보가 아니라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주세요. 투표권이 없는 제 아들을 위해서, 다른 분들의 아이들을 위해서. 이제는 투표할 수 없는 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서.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 투표해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투표를 포기하는 분들에 대한 비판은 멈추어 주세요. 그 분들을 설득해야지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깊이 상처받아 투표마저 포기하는 그 분들에게 더 상처를 안겨주는 행동입니다. 투표마저 포기하고 무효표를 내겠다는 그 분들의 상처를 공감하고 안아주고 어루만져주고 같이 나아가야 이번 선거에서 이깁니다. 장황하게 써내려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