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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91608
    작성자 : 한지건
    추천 : 12
    조회수 : 652
    IP : 211.104.***.162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05/02/21 19:25:24
    http://todayhumor.com/?humorstory_91608 모바일
    [19]그녀와의 첫날밤 추억....스크롤 대압박입니다.
    그녀의 나이는 23, 난 27이다.

    난 졸업을 하고 이제 갓 입사한 사회 초년생이다.

    그녀를 안지 어느덧 3개월남짓 되어간다. 

    같이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연극도 보고

    시간은 사랑에게 부등호의 자리를 내어주면서 그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우린 아직 한 번도 잠자리를 한 적이 없다.

    나도 쑥맥이었고, 그녀도 한 번도 내게 이렇다 할 힌트를 준적이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 들어서 그녀를 향한 갈망은 어느덧 욕망과 함께 춤추고 있었다.

    회사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난 어떻게 하면 그녀와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만 계속 생각했다.

    집에 와서는, 나보다 먼저 경험한 친구들에게 다이얼을 돌려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다음 날 회사선배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네이버 지식을 뒤져보기도 하면서 

    어느덧 시간은 일주일이 휭~하고 지나가 버렸다.



    지금부터 내가 일주일동안 고민한 시나리오와 함께 현재진행형과 섞어서 진행을 하겠다.

    1월 19일 수요일 오후 4시  - 회사내 복도에서 숨어서 핸드폰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더불어 그 호텔 방도 같이 하나 잡아놓았다.

    1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반

    난 퇴근한 후 소공동 롯데 백화점에 가서 모 명품점에 가서 거금을 털어 목도리를 샀다.

    목도리를 사면서 ‘남자 역할 하기 정말 힘들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도리를 산 후, 샴페인을 하나 사서 미리 예약한 호텔방에 먼저 들어가 준비해 놓았다.

    호텔방 시계를 보니 3시 54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와의 약속시간은 5시. 

    4시 15분 침대에서 누워있다가 방을 나섰다.

    4시 32분 명동의 커피숖에 도착했다. 

    난 시계를 보면서, 오늘 하루의 공상을 머리속에 필름으로 제작하고 있었다.

    5시 5분전 그녀가 왔다. 

    검은 색 치마에 진갈색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은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커피숖에서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밖에 나가서 거리를 걸었다.

    난 그녀에게 말했다.

    “안 추워? 목이 그렇게 나와서….” 은근슬쩍 목도리의 복선을 깔았다.

    “응, 괜찮아” 

    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살짝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어디갈꺼야?”

    그녀는 나에게 오늘의 일정이 궁금한 듯 물었다.

    난 “비밀”하고 말하면서 그녀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절대 알면 안 되니까…..’

    6시 15분. 난 그녀에게 말했다.

    “롯데 백화점 가지 않을래?” 하고 물었다.

    그녀는 

    “백화점?” 하고 눈을 2,3번 깜박이더니 

    “나야 좋지” 하고 말했다.

    난 속으로 ‘휴우~”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단계 성공’

    백화점이랑 호텔이랑 붙어있어서 다행이다 하고 되새김질 했다.

    만약, 현대백화점이었으면 스케쥴에 잡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토요일이라 더 복잡한 지하도를 건너 롯데로 들어갔다. 

    7시에 예약을 해 놓은 터라 약 20분이상의 시간동안 무엇을 할 지 생각했다.

    난 향수와 화장품을 사준다고 모화장품가게에 가서 이리저리 구경했다. 

    그녀는 “왠일~” 하면서 싫지 않은 미소를 머금고 

    “정말 사도 괜찮아?” 하고 사달라는 표정을 짓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봐” 하고 말했다.

    그녀는 향수 하나와 립스틱을 선택했고, 난 대금을 치렀다.

    사고 난 뒤, 시계를 보니까 6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0분간의 여유가 있어서, 한 군데 더 보기로 하고 ‘아베다’ 매장으로 갔다.

    가서 얼굴에 바르는 것과 샴푸를 하나 더 사가지고 나와서 ,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산 걸 이리저리 보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오늘 뭔가 틀린데…무슨 꿍꿍이 속이야?” 하고 돌발질문을 했다.

    순간 깜짝 놀랐다. 

    난 ‘꿍꿍이’ 라는 단어앞에서 이 추운 겨울에 땀이 등줄기로 타고 내려가는 것 느낌이었다.

    ‘어쩌면 나의 계획을 눈치채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쳤다.

    ‘여자는 직감의 동물이라던데…’ 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이 미모를 가진 여자라면

    ‘지금까지 최소 3명 이상의 남자를 사귀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에게 저번에 예전에 사귀던 남친과 혜어졌다고 얘기했었다.

    난 그녀의 ‘꿍꿍이’가 들어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왜, 꿍꿍이는 원래 미리 알면 재미없쟎아” 하고 한 번 더 복선을 깔았다.

    의자에 몇 분 앉아 있다가, 6시 56분에 일어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밥먹으러 가자, 내가 좋은데 예약해놓았어”

    그녀의 손을 끌고 난 호텔쪽으로 건너갔다. 

    건너오면서 그녀의 손을 절대 놓치 않았다. 

    여자는 리드당하는 걸 좋아하니까.



    난 예약한 레스토랑에 가서 이름을 말하고,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내 얼굴에 바싹 들이대고는 

    “오늘 쫌 많이 이상해” 하고 옆으로 미소를 머금고 흘겼다.

    난 큰 눈을 하고 

    “내가 널 위해 많은 준비를 했어요” 하고 집게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입술에 갔다 댔다.

    갑자기 선수가 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주문을 하고 그녀는 잠깐 화장실에 갔다.

    난 시계를 보면서 한 번 더 되새김질 했다.

    8시에 반쯤 나와서 호텔에 올라가면 돼.

    얘기하고 샴페인 터뜨리고, 샤워하고 뭐 대충하면 9시될테지.

    그녀의 귀가시간은 12시 니까.. 뭐 2시간이면 충분하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녀가 볼 일을 본 후, 얼마뒤에 음식이 나왔다.

    음식이 뜨거워 그녀는 ‘호~호~”하고 불어 식혀 먹는 모습에 난 또 한 번 맛이 갔다.

    밥먹을 때 항상 그런 모습을 봐왔지만, 오늘은 더 특별하게 보였다.

    “맛있다. 자기도 이거 먹어봐” 하고 포크로 한 개 집어서 내 접시에 올려 주었다.

    ‘이정도면 오늘은 안심’ 하고 안도감이 갑자기 들면서 들었다. 

    메인메뉴를 마치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엄청나게 큰 게 나와서 같이 나누어 먹었지만, 거의 다 그녀가 해결했다.

    ‘역시 여자들은 아이스크림을 좋아해….’

    시계를 보니 어느덧 8시 5분전이었다. 

    난 이렇게 생각했다. ‘빨리나가면 빨리나갈수록 더 좋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는 나한테 말했다.

    “이제 어디갈까?” 

    “그건말야, 아직 비밀이야” 하고 난 말했다.

    “오늘 진짜 이상해” 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나가자” 하고 난 그녀와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우리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난 숨을 크게 고르고 나서,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어 손에 쥐어주었다.

    “내가 올라간 뒤 쪽지를 펴봐” 하고 아무말도 안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녀는 올라가는 나의 모습을 토끼눈을 하고 바라보았다.

    쪽지에는 이렇게 써 놓았다. 

    ‘오늘 난 니가 꼭 필요해, 난 널 더 사랑하고 싶어. 00층에서 기다릴게
     그냥 돌아가도 좋아, 하지만 그냥 돌아가면, 집으로 가서 널 다시 데려올거야’

    라는 말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끔 만들었지만, 내심 불안한 건 사실이었다.

    너무나 갑자기 황당한 요구에 ‘갑자기 변심이라도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과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파고 들었다.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 그녀가 타고 있을까 속이 탔다….

    세번째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도 그녀는 타고 있지 않았다.

    난 어느덧 절망감에 사로 잡혔고, 내가 계획했던 시나리오는 변경되기 시작했다.

    실망한 채로 집으로 돌아가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좋아,이번 엘리베이터에서 결정을 짓자….’

    두 주먹을 쥐고,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를 보면서 난 만감이 교차했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그녀가 거기에 서 있었다. 

    난 심장이 터질 거 같았다. 심장을 집에 놓고 올 걸 그랬다.

    난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고마워”

    우리는 방에 다다랐다.



    그녀는 방앞에 서서 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난 문을 열고 같이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그녀는 침대위를 바라보았다.

    침대위에는 오후에 사놓은 목도리가 놓여져 있었다. 

    난 그녀에게 선물을 풀르게 하고, 목도리를 꺼내어 그녀에게 둘러주었다.

    “그동안 많이 추었지? 이젠 조금은 따뜻해질거야…” 하고 말했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난 냉장고에서 샴페인을 꺼냈다. 

    우리는 러브샷을 했다.

    샴페인을 2,3잔 정도 마시니, 아까 레스토랑에서 마신 와인과 함께 섞어서 

    금새 몸이 뜨거워지는 거 같았다.

    난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받아 탁자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왼손으로 그녀의 턱을 살며시 잡고, 점점 더 얼굴에 다가갔다.

    우리는 키스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곧 감정에 휘말려 본능에 이은 행동이 이어져 나왔다. 

    키스를 약 1분정도 하고 띄었을 땐, 침이 스파게티처럼 길게 늘여뜨려 졌다.

    우린 그 모습에 빙긋 웃으면서 아까보다 더 깊은 프렌치 키스를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자로 서서히 옮겨갔다.

    바로 그 때, 하이힐을 신은 그녀의 가녀린 발이 꼬이면서 같이 쓰러졌다. 

    침대였으면 좋았지. 자빠진 쪽은 테이블과 의자쪽이었다. 

    난 의자 모서리로 쓰러졌다. “ 꽝!!! ”

    의자에 정통으로 머리를 박았다.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운좋게 의자에 정상적으로 착석했다. 

    난 일어나서 이마를 만져보았다. 상당히 아팠다. 

    몇 초 후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난 거울을 가서 이마를 보았다. 심했으면 심했지, 가벼운 부상은 아니었다. 

    그녀는 놀래서 나를 보고는,

    “피 많이 나” 하고 휴지를 꺼내 이마를 닦아주었다. 

    “너무 많이 난다” 하고 우리는 화장실로 가서 찬물로 닦아 냈다.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입술로 나의 이마의 피를 빨아주었다. 

    그 때 정말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나의 피를 빨아주는 그녀의 모습에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다. 

    그녀가 피를 다 빨고 양치질을 하려고 하는 순간, 

    난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서 키스 했다. 

    우리는 키스를 하면서 침대로 올라갔다. 

    한 참동안 키스를 하고 난 뒤 눈을 떠보니까, 그녀의 이마에 나의 피가 떨어져 있었다.

    난 그녀 이마위의 피를 나의 입술로 없애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엉키며 사랑을 나눴다.

    잠시후 침대보를 보니 피가 떨어져 있었다. 

    물론 내 피다….청소하시는 분한테 의심받을 거 같은 느낌이 강력히 들었다…

    그녀와의 그 날 첫날밤은 이렇게 잊을 수 없는 피의 사건으로 일단락지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녀에게서 더 많은 뽀뽀를 받을 수 있는 영광의 상처로 자리잡았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녀는 내 이마에 키스하면서 말한다.

    “계속 뽀뽀해주니까 더 빨리 아물지?”

    난 웃으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이 상처가 영원토록 낫지 않았으면 ………’

    하고….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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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2/21 20:15:12  219.251.***.197  리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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