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아스날의 수비형 미드필더 질베르투 실바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나니에게 엄중 경고했다.
아스날은 지난 17일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FA컵 16강전서 4-0으로 완패했다.
나니는 아스날전서 2-0으로 앞서던 전반 37분 득점에 성공한 후 공중제비를 돌았고, 4-0으로 앞서던 후반 30분 헤딩으로 일명 물개드리블을 한 뒤 발로 트래핑하는 묘기를 선보였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경기 내내 끌려갔던 아스날에게 나니의 행동은 불쾌감과 굴욕감으로 다가왔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 모두 나니의 도를 넘어선 행동을 질타했다. 상대를 배려하는 스포츠맨십이 없다는 것.
대패의 현장에 있었던 질베르투는 "우리가 평상심을 잃지 않았고, 다른 선수를 다치지 않게했던게 중요했다"면서 "나니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행동을 한다면 걷어차일 수 있다고 말했다"며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설봉을 겨눴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나는 동료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맨유와 상대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모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아스날과 맨유는 오는 4월 프리미어리그서 격돌한다. 나니가 도발적인 플레이를 재차 펼친다면 살인적인 태클도 감수해야할지 모를 일이다.
조병호 기자 [email protected] --------------------------------------------------------------------------------------------------- 어쩐지 나니 쫌 오바한다 했음.. 앞으로 조심해야 할듯
밑에는 물개드리블에 관한 기사 --------------------------------------------------------------------------------------------------- [그라운드 별곡]욕먹는 재주 ‘물개 드리블’
축구에서 수비수가 정말 싫어하는 공격수의 기술이 있다.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공을 치고 들어가는 것과 계속 헤딩을 하며 돌진하는 ‘물개드리블’이 그것이다.
전자야 수비수의 밸런스를 무너뜨린 공격수의 재치가 묻어난 칭찬받는 개인기이지만, 후자는 상대를 약올리는 느낌이 있어 비난을 받는 ‘얄미운 기술’이다.
지난해 9월 브라질 프로축구 리그 아틀레티코 미네이루의 수비수 코엘류가 자신 앞에서 물개드리블을 한 크루제이루의 케를론에게 고의적인 태클을 했다 120일 징계를 받기도 했다.
말 많고, 탈 많은 물개드리블이 17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FA컵 5라운드 경기에서 나왔다.
후반 30분 4-0으로 앞서고 있던 맨유의 미드필더 나니는 아스널 수비수들의 견제를 피해 물개드리블을 뽐냈다. 비록 방향은 전진이 아닌 후진, 소위 ‘역주행’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이기고 있는 팀의 잔재주에 격분한 아스널 선수들은 거친 태클로 나니를 막은 뒤 심판에게 비신사적인 행위가 아니냐며 격렬히 항의했다.
화가 잔뜩 난 아스널 선수들과 달리 경기장에 있던 7만5000여 맨유 팬은 고소하다는 듯 더욱 소리 높여 아스널을 조롱했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도 창피한 상황에서 물개드리블로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구겨지자 아스널 선수와 팬이 받은 굴욕감은 컸을 것이다.
경기 후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장에서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자신의 기술을 보여주고 싶은 어린 선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런 기술은 하지 말아야 했다”며 상기된 얼굴로 불만을 터트렸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나니를 감싸지만은 않았다.
“나니의 행동이 옳지 못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인터뷰를 끝냈다.
숙적에게 멋지게 ‘한방’을 먹인 나니가 예뻐보여서 그랬던 건 아닐는지….
〈 맨체스터 | 정인복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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