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을 만나온 사람인데 이제 정말 날 정리하려고 하나보다
연락안하고 싶다는 달랑 문자 한 통..
여자 생겼냐고 하니까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출발 한다고, 술도 끊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 과도기라고 한다
근데 왜 거기에 내가 들어가야 하는거지..
한달가까이 전화하고 문자했는데 받지를 않는다
좋아한단말 다 거짓말이고 첨부터 그냥 나가지고 재미본거냐고
하니까 그런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자기 입장도 생각해달라고 한다
그많은 문자를 했건만 날 볼 상황이 아니란 문자만 한 두통 보내올 뿐이다
어제도 힘들다고 혼자서 잊어보려고 하는데 안된다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면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잊는거 도와줄 수 있는건 오빠뿐이라고 했는데도
그저 집착하는 내모습이 무섭다고 할 뿐이다
난 널 위해 내선에서 할 수 있는건 다 했는데 너도 내 부탁 하나쯤은 들어줘..
내가 계속 만나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너 잊으려고 그러는건데..
그러는 넌? 내가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지고 난뒤에
하루에 부재중전화 적게는 60통 많게는100통도 넘게 해댔으면서
그것때문에 당시 만났던 전남친이랑 얼마나 싸웠는데
그랬으면서 내가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게 기가찬다 그런걸로 따지면 자기가 더 무서운거 모르는가
우리는 항상 만나면 가는 곳은 모텔이었고 모텔 이외에 가 본 곳이 없어서
초기땐 이사람이 내몸만 원하는건가 싶어서 한참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 생각들 때문에 견딜 수 없어서 영화 한편만 보자고 그렇게 애원했는데도
결국엔 같이 가주지 않았다.. 헤어지자고 했을때 그가 매달리면서 보러 가자고 했을때 그때 보러 갔어야 했는데..
그럼 보러 가 주었을까?
그런 것들이 지금도 미련이 남는다
이런 고민을 하는게 힘들기도 했지만 관계 이외의 이야기도 꺼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식으로라도 조금씩 그를 알아가는게 좋았다
모텔에서 만나지 않는 오빠 모습이 참 궁금했고 그런걸 하나 둘씩 알아가고 이야기하는게 즐거웠다
하지만 오빠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우리가 연락이 끊기기 겨우 한두달 전부터였다
그는 시계에 관심이 많았다. 영화는 액션 쪽을 좋아한고 멜로는 잘 못본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친구를 제일로 생각하고 대사도 줄줄 외울 정도다
잘은 못하지만 일본어에 관심이 있었다. 열의다른 사람이랑 말이 통하는게 얼마나 신기하냐면서 열의에 찬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자랑 자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줄만 알았는데 다른 것에도 열의를 띄는 그런 모습들을 하나 둘 알아가는게 좋았다
하지만 그렇게 알아가는 것도 잠시였고 그당시 나는 그런 관계에 지쳐갔다
정말로 이오빠한테 내가 섹스파트너밖에 안되는 사람인가
술자리에서 나오는 가십거리밖에안되는 존재인가..하는 것에 지쳐갔다
우리는 왜 가는 곳마다 모텔이에요? 오빠랑 한번쯤은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싶었어요
그런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헤어지자고 했고 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엔 놔주는 것 같더니 나중엔 전화를 수십통 하고 심지어 일하는 곳까지 찾아왔었다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라고 했더니
내가 진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이제 그만투정부려
니가 관계 하는거에 길들여 졌듯이 나도 너한테 길들여졌어
앞으로 영화도 보러가고 커피숍도 가면 되잖아
다른 여자 많잖아요? 쉽게 잘 수 있는 여자 많은데 왜이러냐고
했더니 니가 좋으니까 라고 그가 그랬다
그때 그말을 하는 그의 표정이 조금은 슬프고 아파 보였던게 생각난다
그오빠의 그런 표정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헤어질 당시 날가지고 노는 것 같은 당신이 정말 진정한 사랑을 해봐서 그 사랑때문에 아파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내가 될 줄도 몰랐고 막상 그 모습을 보니 씁쓸하고 마음이 아프기만 했다
나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어딘가 이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사랑에 많이 서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날 정말 날 몸 하나 때문에 만나는건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여자가 생겨서 날 피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나한테 질렸거나 니말대로 정말 니가 새로 하는 일때문에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들리는 목소리 보이는 눈과 표정 기타 여러가지 부수적인 이유들
또 사람에게는 직관이라는게 있다
니가 좋으니까 라고 했던 그때 그당시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비록 단순하지만 지금까지 날 대했던 그 어떤 순간보다도 가장 진실된 순간이었다는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나에게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른다
딱보니 니 몸뚱아리만 원해서 그런건데 뭐 그러냐고 할지도 모른다
나도 알만큼은 안다 또 진짜 그렇다 할지라도..
이제는 상관없다
중요한건 내가 그를 사랑하고 사랑했고.. 또 힘들지만 그를 위해 다 잊으려고 하는거다
정말 상관없다
영화 안봐도 상관없다
그러니.. 돌아왔으면 좋겠다
다시 안겨서 둘만있을때 그날들처럼 날 제일로 예뻐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 말고
다른 남자한테 안겨도 오빠같지 않으니까..
더 젊고 더 잘생긴 냠자도 많을텐데
나에게 훨씬 더 잘해줄 남자도 많은데 왜 그사람이어야만 하는건지 모르겠다
이주 전인가 아는 오빠가 나한테 고백을 했다
나는 그 오빠에게 지금 여러가지로 너무 힘들고 또 복잡한게 있다고 거절했다..
이걸 풀어야 하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지내시라고 인사했다
그 후 며칠 뒤에 그 오빠에게서 나중에 문자가 왔다
뭐가 복잡한지 묻지는 않겠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목숨걸고 해보라고
자기처럼
만나주지 않으면 난 찾아가야 한다 내가 헤어지자 했을 때 그는 수없이 찾아왔지만 난 찾아갈 수가 없다
알게된 지 반년이나 됐는데 사는 집도 모르고 장사하는 것 빼고는 어디서 일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
그아저씨는 정확히는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집근처나 알바했던 곳도 알고 있었지만 난 일하는 곳이나 집은 전혀 몰랐다
그러던 도중 며칠 전에 정말로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가 오빠의 차를 봤다
정말로 익숙한 차와 차 번호..
둘이 있을때면 걸려오는 전화에 부모님 전화번호와 일치하는 식당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오빠 차에 항상 탔을때 네비게이션에 뜨던 그 주소와 일치했던 그곳에 오빠의 차가 주차되어있었다
이제는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안다. 100% 확실하다고 할순 없지만 어느 정도는 확실하다
그 오빠의 말대로.. 목숨거는 것처럼 용기내어 거기로 찾아가면 어떻게 될까?
만났을때 예상되는 오빠의 표정과 내뱉을 말들이 날 망설이게 하지만
마음은 가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껴안고..
CD 구워달라고 해서 밤새서 너 생각하면서 구웠던 CD 그리고 초급 일본어 교재들..
꼭 줘야만 정리할 수 있을 것다고 한다
그렇게 못하면 왠지 모르게 평생 후회가 될 것 같다
난 무엇을 하든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학생 때에도 그랬다. 공부도 적당히 했고 친구와의 관계도 적당히 했다 한번 열정을 보인 것에 끝을 보고 미쳐본 적도 없다
주위환경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그런 것들은 다 핑계고 큰 이유는 나라는 것을 나도 잘 안다
그래서인지 이번만큼은 확실히 하고 싶다
그보다 조금 젊은 내가, 조금 더 아프더라도 그 아픔조차 껴안을 수 있는 나이인 내가
다가가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했던 그였기에
목숨걸고 이번에는 해보려고 한다
헤어질때 헤어지더라도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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