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28살, 3년간 알콩달콩 배려하며 지금껏 좋은 만남을 가지고있는 5살 연상의 여자친구 가 있는 흔한 남성이고..
평생 각방을 써온 부모님 아래서 자란 3형제중 장남입니다
사실 여자친구에게도 쉽게 말 못했던 저의 가장 큰 컴플렉스는 부모님입니다
화가이신 아버지와 30년간 유치원을 운영하셨던 어머니
컴플렉스의 이유는 경제적 문제나 기타 가정폭력 이런건 아니었습니다 사실상 두분다 자식들에게는 참 좋은 부모님이었거든요
하지만 좋은 부부는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한,두살 먹을수록 조금씩 왜 우리부모님은 방을 따로쓸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독서를 좋아했던 제게 제가 자라온 집, 우리 가족의 환경은 수많은 책과 도덕,가정시간에 보고 배웠던 가정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머리가 커질수록 두분은 더더욱 멀어졌고
저는 마치 그들의 나팔수 마냥 서로의 사정과 이야기를 한창 예민할 감성의 10대 중반부터 듣기 시작했지요
그때부터 전 정말로 남녀관계에 관해서 시니컬해졌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고전소설과 사랑이야기 가 담긴 아름다운 책을 보며 남몰래 싹틔었던 한 남자아이의 사랑에대한 로망은
정말로 쉽고 간단하게 부모님에 의해 무너졌지요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고서부터 제일 들었던 생각은 부모님이 함께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친구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는걸 알게될 시절이라
더더욱 친한 친구들의 부모님과 비교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부모님이 각방을 평생써왔다는 그 사실을 , 성교육 과 여러가지 방면에 도입해 생각하게 될 즈음엔
정말로 뭔가 좀 우울하고 슬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학창시절에 나는 왜그렇게 내성적이고 그토록 운동이나 독서같은것에 집착했을까 생각해보면
마치 남과같은 부모님의 사이와 어떻게든 그 사이를 중재하려 노력했던 저와 제 남동생 두명의 철없는 노력은
상처로 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부모님은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의 아버지와/너의 어머니와 너희(아들들)앞에서 무언가를 하면 너희들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더더욱 조심했다 뭐 이런식의 이야기였지만(저를포함한 동생들에겐 그냥 서로가 꼴보기 싫다..정도로 보였습니다)
덕분에 부부의 사랑과 애정표현에 대해 성인이되어서도 굉장히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되었죠 결과적으론
요 근래 흥미롭고 달달한 이야기가 많았던 이 게시판에서 단순히 재미있어서 눈팅을 하다가
관계 리스라던지 현실적인 문제들의 이야기를 무심코 보다보니..
어릴적 제 기억이 다시금 생각이 나더라구요..
자녀를 위해서 , 자식을 키우느라, 현실때문에..등등의 이유로 부부가 멀어지면.. 결국 자식을 위해서 그랬다..는 아닌게 되는것 같습니다
정말 정답은 없지만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어려운 현실이겠지만 시간을 내서 이해하고 서로를 그리고 자식 이전에 함께했던 부부로서의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아끼면,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그랬다면
남녀관계에 대해서 나아가서 이성간의 사랑에 대해서 조금더 긍정적으로 밝게 자라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지금 제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여자로서의 어머니와 남자로서의 아버지 두분을 이해하지만
부모님으로서의 두분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합니다 아마도 평생 그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