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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1464
    작성자 : 눈물의무게
    추천 : 17
    조회수 : 2390
    IP : 180.65.***.167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11/09 02:19:29
    http://todayhumor.com/?panic_91464 모바일
    악마와 거래를 하다
    옵션
    • 창작글
    이재진은 오늘도 친구들에게 돈을 뜯겼다. 그의 친구들은 다 가져가면 불쌍하니까 천원은 남겨주었다. 얼굴의 멍은 덤으로.
     
    재진은 오늘도 집으로 비틀비틀 걸으며 돌아간다. 사람들이 재진의 얼굴의 멍을 쳐다보며 지나친다.
     
    '그 새끼들, 전부 뒤져버렸으면 좋겠다. 진짜.'
     
    골목을 돌아 집까지 도착했다. 얼굴을 맞아서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지나가며 그를 비웃어서일까, 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
     
    집앞의 전봇대 밑에 누군가 헌책들을 버려두었다.
     
    '씨발, 누가 집 앞에 쓰레기를 버려둔거야. 기분 더럽게."
     
    원래라면 그대로 책들을 지나쳐서 집안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책더미들을 발로 걷어찬다.
     
    낡은 책들이 쓰러지는 가운데, 붉은 책이 눈에 띈다.
     
    "뭐야, 이건. 꽤 두꺼운데. 악마소환책? 말도 안돼. 이딴건 다 사기지. 어떤 멍청이가 이런 책을 가지고 있던거야?"
     
    머리로는 말이 안됀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들을 떠올려본다면 한번쯤은 해봐도 상관은 없다고 재진은 생각했다.
     
    아마 성공한다면 그들에게 복수를 해줄 것이고, 실패한다해도 조금은 속이 후련해진다는 생각이었겠지.
     
    그는 집으로 들어와 그의 방에 들어가 책상 위에 책을 펼친다.
     
    '첫째로, 일단 크든 작든 상관없이 책에 나온 그림을 그리고 불을 끈다. 그 위에 자신의 피를 뿌린다. 책에 나온 주문을 외운다.'
     
    완전히 시간낭비에다 사기같지만 그는 최대한 그림을 따라 그리고, 불을 끈 뒤에 커터칼로 손가락을 그어 피를 내어 종이에 뿌린뒤, 주문을 외웠다.
     
    그는 그리고는 기다렸다. 분명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순간,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불이 켜진다. 그 후에는 고함이 들렸다.
     
    "아니 이놈이, 집에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해야지. 게다가 또 불을 왜 꺼놨어? 어! 옷은 또 왜 더럽혔어! 얼굴은 또 왜그래. 엄마가 말했잖아~~"
     
    엄마다. 1분동안 잔소리를 하고는 나가버리셨다. 대체 이게 뭐야. 헛고생만 하고 엄마한테 욕만 들은 꼴아닌가.
     
    "헛고생은 아냐."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검은 형체의 덩어리들이 있다.
     
    덩어리들이 모이고 모여서 사람 형체를 이룬다. "넌 제대로 해낸거 맞아. 오랜만에 소환이여서 나오는걸 까먹고 있었어."
     
    "진짜 악마 인가요?" "당연하지. 너 이 뿔 안보이냐?" 그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킨다. 조그마한 뿔이 보인다. 악마는 악마인가보다.
     
    "원하는게 뭐야. 복수? 성공? 돈? 말만 해봐. 다 들어줄께."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요. 혹시 소원을 이루어주면 영혼을 가져가시는건가요?"
     
    "혹시, 내가 악마라고 영혼을 가져간다고 생각해? 아니, 우리는 그런 짓안하지. 우린 그런 비겁한 짓은 안해. 악마도 자존심이 있다고!"
     
    "그럼.... 그럼 절 때리고 돈을 뺏어갔던 놈들을 죽여주세요. 최대한 고통스럽게요. 그게 제 소원이에요."
     
    "음, 소원이 접수되었어. 세 녀석 맞지? 머리 염색한 놈은 화재로, 반삭인 놈은 감전, 지금 머리 긴 놈은 차에 치였어."
     
    "진짜요, 진짜 죽은거죠?" "악마는 거짓말은 안해." "진짜죠? 진짜 맞죠? 하하, 이제 그 놈들 얼굴은 안봐도 됀다!"
     
    기뻐하는 것도 잠시 악마는 내 눈앞에 다가와 잔치는 끝났다는 듯이 말을 건다.
     
    "너 말야, 이건 알고 있어줬으면 해. 악마를 소환해서 소원을 빈 놈은 나중에 죽어도 천국도 지옥도 못가. 아무 것도 없는 세상에 갇히는 거야. 혼자서."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악마를 부린 최소한의 대가라는 거야. 게다가......."
     
    악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진은 복통으로 쓰러진다. 엄청난 통증은 그를 일어서게하기는 커녕 숨도 쉬기 어렵게 한다.
     
    "이게, 대체 무슨......."
     
    "아까 하려던 말은, 악마에게 죽은 사람은 우리를 부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으면 자신을 제외하곤 아무 것도 없는 세상에 갇혀.
     게다가 그들에게도 다른 악마가 찾아가. 우리들은 그들에게도 소원을 들어줘.그게 규칙이거든. 물론 다시 살려주는 소원을 제외하고 말이야. 뭐......
    살려달라는 소원보다는 다른 소원을 빌지. 방금 너처럼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말이야. 너에게 죽은 사람은 대체 누구를 죽여달라고 한걸까?"
     
    "하지만, 이런건 말 안했잖아요!"
     
    "너 설마, 악마가 사실대로 말할 것 같냐? 멍청하긴. 게다가 누군가의 운명을 바꾼다는건 자신도 그걸 당할 각오를 했어야지."
     
    악마가 그 말을 끝낸 순간 문 밖에서도 비명 소리가 들린다. 엄마와 여동생의 목소리다.
     
    "뭐가 일어난거야? 대체....."
     
    "노란 머리 그놈이 네 가족을 죽여달라고 빌었어. 아주 고통스럽게. 엄마는 과다출혈. 네 여동생은 심장마비."
     
    "그렇다면...... 설마!" "맞아, 그들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갇히고 우리들이 찾아가."
     
    "안돼, 안됀다고......" 재진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말한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자, 죽고나면 우리들이 소원을 계속 들어줄수 있어. 살려주는 것 빼고는. 네가 싫어하는 애들한테 계속 고통을 줄수있다고!"
     
    악마는 말을 멈추지 않는다.
     
    "계속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거야. 벼락을 날린다던가. 익사의 고통을 받는다던가. 몸이 터진다던가. 그래도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악마는 아까보다 웃고있다. 비명과 비슷한 그들의 웃음소리는 재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아까, 우리가 영혼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했지? 그래 우린 영혼이 필요없어. 우리가 먹는건 너희들의 감정이야. 특히 나는 분노를 좋아해."
     
    재진은 고통에 점점 말이 없어진다.
     
    "너희들은 계속 싸우고 고통받았으면 해. 평생 말이야. 우리를 즐겁게 해달라고. 하하"
     
    재진은 눈 앞이 흐려진다.
     
    재진은 심장이 멎어버리곤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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