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떠한 마약도 해본적도, 본적도 없지만 어쩌다 마주친 사람들로부터 들은 체험담을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1. 모르핀
S: 어렸을 때 엄청 아팠던 적이 있거든. 수술 전에 무슨 주사를 맞았는데, 몸이 모든 무게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랄까? 사실 누워있더라도 우리
몸 아랫쪽에는 체중이 실리잖아. 아예 그런 체중이 안느껴지는 아득한 느낌이었어. 사실 그 때 난 내가 죽은건줄 알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모르핀이었지.
2. 환각버섯
D: 버섯.. 20대 초반이었나. 친구놈 덕분에 한번해봤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다음날에 깨어났을 때 난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했어. 알잖아, 그런건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수도 있다고.
M: 난 물에 넣어서 먹었었는데, 올라오기 시작하니까 너무 무섭더라. 토하고 싶어서 화장실로 갔더니 화장실 타일에 그려져 있는 사람들이 춤을
추더라고. 손가락을 목에 넣으려고 했는데 손가락들이 뱀으로 변하고 말야. 당시에도 난 그게 실제 상황이 아니라 버섯때문에 그렇다는걸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무서웠어.
3. 마리화나
D: 마리화나는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인 판매는 안되지만 딱히 단속하지도 않고 피우고있는걸 경찰들이봐도 신경 안써. 대학생 때는 꽤 자주 피웠었어.
M: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ㅋ 길에서 술 마시면 잡혀가지만 길에서 마리화나 피우는건 괜찮지. 품질에 따라 차이가 큰데, 좋은걸 피우면 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달까? 그러면서 기분은 좋아지고 감각이 예민해져.
D: 기숙사 벽에 얼룩이 그렇게 많은줄은 그 전까진 몰랐지 ㅋ
M: 근데 난 흡연자라서 그런가 대개는 느낌이 잘 안오더라.
4. 담배
S: 고등학생 때 만나던 남자애를 따라서 시작했어. 알다시피 난 많이 피우진 않지만 끊기는 어려울 것 같아
M: 재밌는건, 흡연자들이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거야. 내 생각에는 흡연을 못해서 생기는 스트레스 밖에는 해소가 안되는 것 같거든.
일상의 다른 스트레스는 그대로라는거지.
D: 맞아. 근데 넌 끊어볼 생각 안했어?
M: 담배에 불을 붙일 때마다 매번 언젠가는 끊어야겠다고 결심해. 그저 항상 "오늘은 아니야"라고 생각할 뿐이지. 그러다보니 벌써 거의 10년째고,
넌 어떤데?
D: 나도 언젠가는 끊을거야. 담배갑의 사진들이나 주변에서 병을 얻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난 아직 시간이 많다고, 나중에 끊어도 안늦는다고 자기위로를
해.
S: 넌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했어?
D: 16살 때 부모님이 이사를 가면서 나도 학교를 바꿨거든. 학교의 쿨한 애들이랑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다들 담배를 피우더라고. 같이 어울리면서
한번씩 피우기 시작했지. 피우면서도 난 즐기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교적 목적으로 피우고 있으니 언제든 맘만 먹으면 쉽게 끊을 수 있을거라고
믿었어. 근데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을 만나지않아도 혼자서 담배를 찾는 나 자신을 보게 됐지. 그 때 깨달았어. 다들 이렇게 중독이 되는구나.
이미 늦었지. 여자친구가 출산을 하면 금연을 하겠다고 생각해봤는데, 줄이긴 했지만 아직 끊지는 못하고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