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대선을 앞두고 계속되는 토론회에서 새로운 이슈 하나가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이 그것인데, 홍준표 후보가 JTBC 주최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던진 질문이 도화선이 됐었습니다. 홍준표의 낚시에 문재인 후보가 걸린 셈인데, 아마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동성 결혼' 으로 잘못 이해했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동성애를 동성간 추행 문제에 걸어 질문을 던진 홍준표의 인권 의식은 정말 바닥이구나 하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동성애는 심상정 후보가 이야기했던대로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런 성향을 가진 이들의 자기결정 문제가 아니라,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기에 인권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받아서도 안 되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제 주변에도 동성 커플들이 꽤 됩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보장받는 동성혼의 권리를 누리지만, 아직도 편견에 시달리는 경우도 꽤 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더 드러내놓고 싸웁니다. 심지어 여기서도 동성혼은 겨우 2012년에 통과됐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도 여기에 대해 합법화를 결정해서 미국에서는 35개 주와 워싱턴 D.C. 에서 동성혼이 합법적 법적 지위를 갖는 혼인 관계로 인정됐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심상정 후보를 빼고는 인권 감수성이라는 것에 대해 더 민감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아쉬움은 분명히 남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살면서 정말 아름답게 자기들의 삶을 가꿔나가고 늘그막에도 함께 아름다운 삶을 누리는 동성 커플들을 종종 봅니다. 이들의 결혼식이나 파티에도 초대받아 가 봤고, 동성간에도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내고 누리고 있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고루한 인권의식, 이번 대선 토론을 통해 공론화되고 더 많이 토론되고, 대한민국 안의 성 소수자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의식이 더 확산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곳처럼 동성혼도 합법화됐으면 합니다.
저는 제 아내와 사랑하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에겐 사랑하는 사람과 살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동성간의 사랑이라도 보장돼야 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홍준표가 왜 쓰레기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군 내부의 동성애가 전력에 영향을 주고 에이즈의 원인이 된다는 저 인식,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그 자체가 그의 쓰레기다움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만일 이곳에서 정치인이 그런 소리를 했다면, 그런 말을 입에 담았다는 자체로 매장되고도 남을 일입니다.
차라리 잘 됐습니다. 한국 대선 후보자 토론을 통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우리 인권의식이 조금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더욱 치열한 토론과 그것을 통한 공감과 이해를 통해 다뤄지고, 나아가 인권 의식에 관한 우리의 날것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한국의 대선 과정을 통해 한국의 인권 의식이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봤으면 합니다.
시애틀에서...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