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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9109
    작성자 : 아들이란
    추천 : 10
    조회수 : 839
    IP : 110.14.***.165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2/06/30 22:07:12
    http://todayhumor.com/?soju_9109 모바일
    아들 못 낳은게 천추의 한인 우리 아빠.




    오늘 또 곪은게 터져서 실컷 마시고 왔네요....
    제정신으로 쓰는게 아니라 주저리주저리가 심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그대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여자구요 저희는 빌어먹게도 세자매입니다. 딸만 셋이죠.
    제목에서 예상가능하지만 아들이 없습니다. 저희집은.

    제가 지금 쓰는 글 자체가 사실...... 여성분만 계시거나 남성분만 계시거나 아님
    남매 분들이 보셔도 막 공감이 막 되고 그러시진 못하실수도 있어요. 몇몇 제 주위사람에게 너무 힘들때 털어놓곤 했지만 다들 " 우리집은 안 그래서 잘 모르지만..... 힘내. " 이랬거든요.

    저는 26먹은 여자고, 3살터울쯤으로 동생이 아래로 둘 있습니다. 제가 첫째죠.
    저희 아빠는 말 그대로 남들 왠만하면 다 가진 아들 하나 없는게 그렇게 싫으셨어요.
    3번까지 힘닿는데까지 했지만 셋째도 딸......
    보통 어디서 글보고 그러면 할머니들이 아들타령해서 많이 섭해하시는 글 보는데 저희는
    할머니가 오히려 가만히 계시고 아빠가 심했어요......

    저 낳고도 그냥 한숨만 푹푹쉬고 바로 애 갖자고 그렇게 난리셨다는데 저희 엄마가 좀 약하셔서
    터울있게 낳자고 겨우 설득해서 몸 나아지면 바로 애갖고 그랬던건데......
    한번은 저희 셋이서 티비를 보는데 시간이 10시가 넘었을 때였어요. 갑자기 배가 출출하다고
    아빠가 과일을 사오라고 시켰는데 여름이라 비도 내리고 스산해서 좀 꺼려진다고 같이 나가자고 했더니 내가 나 나갈거였으면 너희 시켰겠냐고.... 너희가 딸이라서 그렇지 아들들이면 군말없이 나가서 사왔다고...
    여름에 살인사건때문에 흉흉할때도 저희 세자매중에 누구 하나 아빠가 마중나와준 적 없었어요.
    늘 엄마가... 저는 무서워도 엄마 고생하는게 싫어서 새벽에도 혼자 잘 다녔지만 막내는 그런
    밤길무서움이 심해서 늘 데리러 나오셨었는데.... 엄마는 늦은밤에 눈비비면서 나오시고 그래서
    집에 같이 들어가면 티비보면서 쉬고 있는 아빠 볼때는 정말......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아들 하나 못 낳았으면 그 정도 고생은 감수하라더군요.

    어느날은 집에 회사동료 가족분들이 오셔서 함께 밥을 먹는데 그분들은 아들이 둘이래요. 아빠눈에
    그만큼 이상적인 가정이 어딨겠습니까. 아니나다를까 칭찬이 입에서 그칠날이 없고 아들있으면
    그런게그런게 좋은데 우리집애들은 도대체가 여자애들이라 이렇다.... 결국 그 날 엄마가 제발
    그만좀 하라고 싸우고 난리도 아니었고...
    속앓이 많이했어요. 남들은 그까짓거 어떠냐 할지 모르지만......
    어린시절에는 진짜 너무 싫고 일기장에도 아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엄마가 아빠랑 이혼해서 편해졌으면 좋겠다.... 이런거 수도 없이 써내려갔었고...
    남자 혐오증까지 갔었어요.

    늘 아빠는 아들은 이래서 좋지, 어느 집안이든 아들이 있어야 기가 산다. 딸들은 어차피 크면 다
    남의 집 사람되고 소용이 없어. 늘 아들 칭찬. 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아들.
    길거리 다닐때도 내 또래 남자애들 지나가면 어김없는 그 눈빛하며....... 지긋지긋해서.
    처음 초등학교 입학해서 들어갔을때는 그 나이때는 다 그렇다지만 정말 이런 애들이 그렇게 좋아서
    나랑 내 동생들 못에 대못박고 엄마한테 상처주고 그랬나? 겨우 이런애들 하나 낳고싶어서.....
    그 생각때문에 남자애들 혐오증 비슷하게 가서 말도 안 섞고 그랬습니다.
    성적이든 체육이든 미술이든 뭐 하나 딸린다고 생각되면 견딜 수 없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다행히도 중학교 들어오면서 좋은 친구들 만나면서 많이 와해가 되고 남자친구도 사귀어서
    고쳐졌지만.......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씁쓸하고 기분이 그렇네요....

    조금씩 커가면서 혹시 아빠가 딸들만 있고 여자들만 있어서 소외감느끼는걸까 싶어서 늘 살갑게
    대했었는데..... 정말 그건 제 큰 착각이더라구요..... 커가면서 늘어가는건 아들은 못 낳았지만
    너가 아들 대신으로라도 잘 해야된다. 번듯한 직장으로 아빠 기세워줄 수 있지?
    저는요...... 단 한번도 아빠한테 딸로서 보여진적이 없는것같아요...... 항상 아들이없으니
    니가 아들노릇해야한다고...... 저는 뭔가요? 딸이라고 온갖 비수 다 박더니 결국 또 자기 기
    세워주는건 나여야한다는 거잖아요...... 이왕 낳아줬으니 잘 해라 이건가?

    둘째동생같은 경우는 20살 되면서부터 대학이 어쩌네하면서 자취하면서 집에 거의 안들어옵니다.
    아예 등을 돌렸다고 보면 돼죠...... 어쩌다 어렸을적 얘기나오다보면 동생은 아빠에 대한
    원망이 깊어서 결국 마지막에는 둘이 펑펑 울면서 끝나요......... 더 제가 미치겠고 슬픈건
    커가면서 엄마는 어땠을까..... 몸도 안좋았으면서 애낳아가면서 키워가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는 우리만 힘들고 미치겠다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자신도 힘들지만
    자식들 힘들어하는것도 가슴 찢어질텐데.........

    제가 중학생때부터 아들얘기하면 미친년처럼 버럭버럭 대들어도 아빠는 때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 후로 사실 조금 줄어든 것도 사실이죠. ( 너무 대놓고만 안했을뿐... )
    하지만 이미 상처가 심해서 두 동생은 아빠하고 말도 잘안하고 아빠는 그럴수록 딸 낳아봐야
    다른 집 것들은 애교부리고 딸 키우는 맛이 있다는데 나는 그런것도 없다. 할때는 정말요.
    나를 낳아줬지만 죽기전까지 패고 싶습니다............
    나를 비난해도 상관없지만 노망든 미친 노인네라고 욕하면서 실컷 때려버리고 싶어요.

    상처도 똑같은곳에 계속나면 굳은살이 생기고 딱지도 단단해진다잖아요......
    저도 어느 정도 그렇다고 생각은 했는데요. 오늘은 또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이 펑펑나네요.
    자세히는 그렇지만.. 아직 번듯한 직장은 없어요..... 그런데 또 오늘 집에서 쉬는 날이었는데

    " 내가 너 스트레스주려고 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직장을 가져야 할때 아니겠냐.. 언제까지
    이럴거니? 나는 니가 대학 그래도 괜찮은데 들어가서 직장까지 잘 돼서 이 아빠 아들 못
    낳은거 보상해줄줄 알았다. 그래서 너희한테 최대한 티도 안내고 상처안 주려고 했어.
    내가 너희한테 아들문제로 상처준 건 없잖아. 그럼 너희도 노력해야지. "

    순간 속에서 거대한게 폭발하는 느낌이 들더니 정말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뛰쳐나왔습니다.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너무 힘드네요 오늘 진짜.......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같은 분 없겠죠..
    없어야됩니다.



    만약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 계시다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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