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학교 3학년때까지 왕따를 당했어요
폭력이나 돈을 뺏기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래도 제겐 항상 제 편이 되어주고, 절 보듬어주는 엄마와 언니가 있었고
(동생놈은.....지금은 안그러는데 지 사춘기때 저한테 "니가 그러니까 왕따를 당하지."라는 말로 제 가슴을 후벼팠었죠..)
4학년 즈음이던가......시골로 전학을 갔어요. 깡촌은 아니지만.....무튼..
그 애를 본게 5학년때 였던거 같아요. 그냥 언어생활, 성격이 좀 거친 그런 애라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그땐 미술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 애도 미술을 하고 있었어요.
같은 미술학원을 다니다 몇몇 대회를 같이 나가게 되었고
항상 제가 그애보다 한두단계씩 더 높은 상을 받았어요.
같이 놀던 4명의 무리가 있었는데 그애가 다른 2명을 차례로 왕따 시켰어요.
때리거나 하는건 아니었는데 말을 걸어도 씹고, 다른 친구들이랑 있으면 몇미터 뒤에 떨어져서
뒤에다 대고 욕을 했어요. 물론 전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애 몰래 가서 같이 놀자고 그렇게 말을 했던거 같아요.
분명한건 그러고 나서 다시 4명이 뭉치고 그다음엔 제 차례가 되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미술대회가 시발점이었던것 같아요.
내가 모르는(전학을 와서 친구관계가 넓진 않았어요. 근데 걘 거기 토박이라) 애들한테 내 욕을 해 놓고
(아주 나중에 얘기를 전해들었는데 그냥 날 미친년 + 썅년 을 만들어놨더라구요)
견디기 힘든 언어폭력에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전 그애보다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하고 (아...저도 그애도 여자에요)
그 즈음해서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조금 어울릴 수 있었는데
뒤에와서 계속.....집에갈때까지 욕을 했어요. 분위기가 험악하다보니 다시 혼자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엄마한테 그냥 지금 베란다에서 뛰어내릴거라고 얘기했다가
엄마랑 언니가 그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그 애들 엄마들을 불러내서 뭐라고 얘기를 했던 거 같아요.
다른 2명의 엄마는 미안하다고 안그러게 교육 시키겠다고 그랬고
그 애의 엄마는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그런걸로 유별나게 바쁜 엄마들 불러놓고 뭐하는 짓이냐"는 식으로
말했던거 같아요. 집에와서 엄마가 그냥 그애랑은 상종을 하지말라고 그엄마에 그딸이라고 말하셨거든요.
다혈질이던 언니는 그말듣고 그냥 학교가서 뒤집어 엎겠다고 해서 저랑 엄마가 말렸어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그 상황을 견뎌낼 수 있었던건 언니와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중학생이 되고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같은 중학교에 배치되었는데 걔가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면서 제 교실 창문을 지나칠때마다 욕을 하고
집에 갈 때 통학버스에 탈때까지 따라와서 욕을 했으니까요.
그때에도 미술은 계속했는데 (그애는 다른 미술학원으로 옮김)
미술대회 나가서도 마주치면 욕설과 함께 그림을 찢어버려야겠다느니...
한 3~4명이 우루루 몰려와서 그러니까 정말 미쳐버릴거 같았어요.
차라리 내가 뭘 잘못을 해서 그런거면 그걸 사과하고 고치면 되지만 그런것도 아니었어요.
그래도 그땐 혼자는 아니었던것 같아요. 만화 좋아하는 (소위 오타쿠라 불리는)친구들이랑 친해져 있었어요.
그리고 2학년 즈음해서 전 다니던 미술학원을 그만뒀어요. 그냥 미술 아얘 안하고 공부를 하고 말겠다 생각했어요.
그게 제 첫 꿈이었는데 그애때문에 그 꿈을 버렸어요. 대신 이 악물고 공부했어요.
내가 학교에서 그래도 보호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를 올라와서 (또 같은 고등학교......) 그래도 이번엔 새 친구들이 많아서 괜찮았어요.
반이 달라서 반 밖으로는 절대 안나갔어요. 부딫힐 일 자체를 만들기 싫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그애는 그전까지 여러사고를 쳐왔던 터라 다른 지역의 학교로 강제전학을 당했어요.
그렇게 두번다시 그애를 볼일은 없어졌죠. 대학은 전 다행히 서울로 왔거든요.
근데 고향친구들 말 들어보니 걔가 그 지역 대학을 나오고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다는 거에요........맙소사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그런 인성을 가진 애가 어떻게 유치원 선생님이 될 수 있는건지...
그 소식을 듣고 한동안 충격에 빠졌었네요.......분노가 울컥 치밀어오르기도 하고....
난 그 애 때문에 내 중학교 시절이 통째로 날아갔는데........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그 애 덕분에 내가 공부를 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라는 이유아닌 이유를 만들어서...
근데 사실 용서가 안돼요..........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애생각만 하면 화가나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사실......이 글을 쓰게 된건 오늘 좀전에 악몽을 꿨기 때문이에요...........요즘 졸업시즌이라 너무 정신없이 살아서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꿈에 그애가 나왔어요. 그때 날 괴롭히던 몇명과 함께.........
제 팔이 붙들리고 한명이 칼로 제 팔을 계속 그어댔어요. 그와중에도 깊이 찔리면 안될거같아서 아무것도 못했어요... 소리지르는 것 말곤
한쪽 팔이 너덜너덜해질때가 되어서야 꿈에서 깨어났어요.
가슴도 너무 답답하고 팔엔 그 감각이 너무 생생해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고 위로받고 싶었어요..........
그래도 이렇게........글을 쓰니 마음이 좀 가라앉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