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러 나오기 전에 잠시 어머니랑 했던 대화입니다.
참고로 저희 부모님 두분 다 골수 새누리(두분 다 경상북도 의성 출신..)신 분들이라,
지난 대선에는 '박ㄹ혜 안뽑았으면 집에 들어오지마!' 라고 하셨더랬죠...
하루종일 다른 지역에 나가있어서 박ㄹ혜고 문재인이고 못뽑았다고 말하고 겨우 들어갔지만....
훗.. (근데 진짜 투표시간좀 늘렸으면 좋겠어요. 좀만 더 늦게 끝났으면 진짜 못할뻔..)
암튼...
참고로 집에서는 사투리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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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엄마는 토론회같은거 티비에서 하면 보고 그카나?'
엄 : - '뭐.. 티비 틀었다가 하고 있으면 보긴 보는데, 어차피 티비에서 토론하는거 가지고는 잘 모른다'
이하 엄마는 - 로 표시하고 대화체.
(아.. 그래서 본인 생각은 변함없단 말씀이신가?) 그래서 엄만 눈데? (홍준표라 하진 말아줘요 제발..)
- 원래는 사람 안보고 당만 봐갖고 홍준표 할라 했는데....
했는데?
- 그.....
돼지 발정제?
-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 그거 어젠가 티비 나오는데 딴 후보들이 홍준표 뭐 할때마다 노상 그 얘기만 하더만
그니까. 그 아저씨도 좀 불쌍하기는 해. 45년전이면 20대땐데....
아니 근데 20대때 실수로 그럴수는 있다 치는데, 그걸 왜 지 자서전에 쓰냐고 ㅋㅋㅋㅋㅋ
- 그니까 딴 후보들도 그카더라. 자서전 쓴게 2천몇년돈데, 그걸 그때 거기 썼다는건 결국 그때까지 생각이 안변한거 아이냐고.
그치
- 그래서 홍준표는 안할기고
그믄? 유승민?
- 걔는 뭐 사퇴한다 만다 하든데
그라믄? 안철수?
- 엄마 어제 토론회 봤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걔는 애더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뭐 자꾸 지 얘기만 할라 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엄마 내 그거 따라해갖고 잘 따라한다고 칭찬들었다 함 봐봐
'북한 어렵고, 안보 어렵고, 경제 어렵습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머물러 있을 껍니까. 편갈르기 할껍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좀 주제를 바꿔보려고 합니다. 문후보께 묻겠습니다.'
- ㅋㅋㅋㅋㅋ
............
'제가 갑철숩니까, 안철숩니까?'
- (빵터짐)
- 아 근데 갑철수가 뭐야?
갑질하는 철수라고.
- (더 빵터짐)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 (계속터짐)
'아니라고 확인해주시는겁니까?'
- 근데 니 진짜 잘따라한다. 그게 뭐 좋은거라고. 근데 재밌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그럼 누구한다고?
- 아까도 얘기했지만, 토론회 하는거 가지고는 잘 몰라.
- 근데 이번에 그 공약 우편으로 온거 그거 보니까, 문재인이 그래도 제일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실천하겠다고 적어놨더라.
- 다른 애들은 뭐 급하게 나오느라 그런지, 특히 안철수 걔는 뭐 자기 머릿속 구상을 대충 적어놓은것 같이..
(기분 이상함. 좋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엔 문재인 한다고?
- ㅇㅇ
그랴 이제 아들 가보께
- 잘갔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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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화로 느낀건... 뭐랄까....
지금까지 새누리가 뻥을 너무 잘쳐서 그런거였나... 같은 느낌?
너무 될만하게 잘 사기쳐서 그동안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나?
아니면 이번 ㄹ혜 일로 환상이 깨지신건가?
암튼 기분은 좋네요.
두 표 더 확보됐습니다. 부모님 따라 찍는 우리 아프지만 착한 형 표까지 세 표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