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글을 하나 쓰고싶진 않았습니다만, 시게와 군게간의 분쟁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 짧은 식견이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시게에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으로, 일단 간간히 보이는 문재인 지지하시는 분들 중에선 군게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재인이라는 대의를 위해 잠시만 우리를 따라줘라. 나중에 잘 될거야. 문재인이라면 믿을 수 있어.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의 맹점을 짚어드리자면, 문재인이 잘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과, 대선 후 이 문제에 대해 같이 싸워줄 것에 대한 믿음을 군게분들이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캠프의 남인순 영입 후 여러가지 여성 우대 정책이 나오는 것을 보고 군게분들은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지지 철회하신단 분들도 속속 나타났죠(저도 남인순건으로 지지 철회 생각했다가 대변인 글 이후 일단 좀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강경한 문재인 지지자분들은 우리에게 '그럼 홍준표 찍던가',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쫌생이들', '메갈과 다를게 없는 것들', '일베 분탕'이라는 욕을 하셨습니다.
뭐, 그럴 수 있어요. 군게의 문재인에 대한 불만적 태도에 대해 화나서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나중에 나온 '무효표 내건말건 알아서 해라'라는 내용을 보면서도 시게분들의 짜증과 분노가 여실히 읽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군게 사람들은 문캠이 믿음을 주면 언제든지 다시 열성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얼마든지요. 아니, 되려 더 열성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죠. 문재인이 군게가 생각하던 문제점의 대변자가 되었으니까요.
그냥 '믿어라'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군게분들이 문캠의 평등정책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문캠의 자세가, 그리고 대선 후가 되더라도 분명이 군게분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줄 것이라는 명확한 자세가 군게분들에겐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군게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저 또한 이 사건이 터진 후로 군게를 주로 눈팅하고, 군게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한 글을 주로 작성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문제 또한 제가 겪은, 그리고 앞으로 겪을 문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한가지 문제에만 집착하게 되면 다른 문제를 쉽게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 자칫하면 주화입마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니,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내가 너무 나아간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너무 나아갔다 싶으면 신속히 돌아가세요.
가슴을 뜨겁게, 머리를 차갑게 하세요. 여성주의자들은 논리적으로 본인들이 반박당하는 것을 가장 무서워합니다.
적을 만들지 마세요.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갖고 같이 싸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믿음을 주시고, 그들과 척을 지지 맙시다. 그러면 우린 같이 이길 수 있습니다.
Ps. 이 글은 시게와 군게 양쪽 모두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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