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 탕 ! 탕 ! 탕 ! 탕 ! 탕 ! 철컥 ! 철컥 ! 철컥 !
김형사 : 박 형사님 그만 하세요 !!!!!!!!!!
눈을 떴다...
희뿌옇게 보일뿐 사물이 보이지 않았다..
눈을 몆번 깜빡거리자. 희미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누굴까.....?
강한 아귀로 누군가 내 손을 꽉 쥐었다.
나도 마주 잡아주며 눈에 초점을 맞춰보니. 야윈듯 커다란 두눈만 도드라져보이는
소정이가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는 않고있지만. 세상을 다 가진듯한 안도감이 두 눈에 일렁 거렸다.
웃어주고 싶은데...... 가면을 쓴듯 얼굴 근육이 제 멋대로 였다.
소정 : 하이.........!
시영 : .... 하 이.....!
소정 : 병원이야. 이제 안심해도되.
시영 : 응... 얼마나있었어? 너는...... 너는 괜찮아?
소영 : 난 보시다시피 괜찮아. 오빠 이틀만에 눈 뜬거야. 별 이상 없다는데 왜 그리 잠을 많이 자니?
내 몸을 둘러보니 목에, 배에, 양손까지 붕대로 칭칭 감겨있었다.
마치 미이라 같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했다.
시영 : 어떻게 된거야?
소정 : 박형사님이. 오빠구해줬어. 지원군 기다리지못하고 창고 올라왔다가..
조금만 늦었으면.....
소정이는 생각하기도 싫은지 몸을 떨었다.
소정 : 태호 그놈이 죽었는데도 박형사가 총을 계속 쐈거든.
과잉이니뭐니. 감사받고 옷을 벗니 마니 하나봐.
총소리에 놀라서 박 형사를 보게 됐는데. 정말 무서운 얼굴을 하고있었어.
시영 : 나는 ? 나는 어떻게 살았지? 기억이 안나...
소정 : 총소리에 놀라서 오빠가 칼을 떨어뜨렸어. 그리고는 쓰러졌지...
정말 다행이야.... 정말 정말 다행이야...
시영 : 또 울려는거야?
소정 : 안운다 뭐.. 하 ~ 아..... 더 흘릴 눈물도 기력도 없어 ....
잠시만 기다려..
시영 : 어디 가는데....?
소정 : 의사 선생님 모셔와야지. 잠시만..
의사 : 안녕하십니까... 기분은 어떠세요 .
시영 : 좋습니다.
의사 : 예후도좋고.... 손가락은 한동안 고통이 따를 겁니다.
말초신경이 모인 곳들이라 다른곳 보다 고통이 가증되죠.
상태는 양호한거 같군요 내일쯤부터.. 정신과 치료 시작 하도록하지요.
그럼 편히 쉬세요.
의사 선생님이 나가고 무슨소리 냐는듯 소정을 바라봤다.
소정 : 외상후 스트레스 때문이야.
의사가 강력히 권고했어. 나도 받아야하구. 오빠 깨어나면 받을려고 미루고 있었지.
시영 : 나는 필요없어. !
소정 : 받아야해. 외상후 스트레스 그거 무서워... ! 나 보다는 오빠가 더더욱 받아야할껄?
그동안 힘든일 많았잖아. 오빠가 안 받겠다면 나도 안받을꺼야.
시영 : 흠....... 알았어 한번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소정 : 금방 박형사올꺼야.. 매일 이 시간쯤 왔으니까.
시영 : 항상 왔었어?
소정 : 응 지금 정신없을텐데.. 꼭오는거보니 점심 시간 쪼개서 오는것 같아.
와 봤자 나 한테 환영도 못받는데... !
온 몸이 욱신거렸다. 살며시 일어나보니 운신하는데는 별 부족한것은 없어보였다.
다만. 손가락들은 욱신욱신 아우성 이였다.
똑 . 똑 .
노크소리에 돌아보니 박형사가 빼꼼히 들여다 보다가 깨어난 시영이를 발견하고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뛰우며 들어왔다.
과잉 총기 사용 때문에 시달림을 받는지. 얼굴은 수염투성이에 후줄근해 보였다.
기태 : 어 ~ 이 좀 어때요. 내가 보기엔 괜찮아 보이는데.....
시영 : 괜찮아요. 지금 힘드신가봐요...?
소정 : 누구때문에 이 고생을하는데.. 힘들거나 말거나... ! 오빠보다 더 힘들겠어..? 쳇.
소정은 기태와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듯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시영 : 기태씨 맘쓰지 말아요. 소정이가 아직....
기태 : 괜찮아요 그런말 들어도 싸죠....
시영 : 기태씨. 고마워요. 제 때에 와주셔서...
기태 : ................ 아. 전 그만 가볼께요. 몸조리 잘하시구요..
기태는 서둘러 병실을 나 왔다.
( 바보 같은 자식. 고맙다니... 나 한테 욕을하고 때려죽인다 해도
할말 없는 사람한테 고맙다니..... 저 자식 정말 맘에 안들어... !!! )
기태는 쏟아지는 눈물을 옷소매로 아무렇게나 닦으며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병원을 나섰다...
정신과 의사 정 연희 는 난감했다.
이 시영 이란 남자. 처음엔 상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어느 부분부터는 철옹성처럼
문을 굳게 닫아버려 열리지가 않는다. 본인이 의식적으로 그러는것 같지는 않았다.
며칠을 진전없이 겉으로만 맴돌자 연희는 답답해 졌다.
연희 : .음.... 시영씨 자살을 여러번 시도하셨더군요..
남의 목숨은 자신의 목숨을 버릴만큼 지켜주려 애쓰시면서,
왜 본인은 자꾸 죽으려고 했을까요?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시영 : .......음.. 그게.... 전 쓸모 없는 사람이니까요.
쓸모 없는 제 목숨보다. 쓸모있는 목숨이 남아야지요.
연희 : 쓸모 없는 목숨이라..... 사람의 관점이 전부 틀리겠지만.
제가 볼때의 시영씨는 너무 훌륭한 도덕관과. 누구도 따라할수없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셨던데..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고수하시는것도 그렇고......
왜 그러시는 걸까요???
시영 : ................................
또 입을 닫았다. 항상 무언가 깊이 파고들려하면 시영은 입을 닫아버렸다.
다른ㅁ 돌파구가 필요했다.
연희 : 시영씨. 우리 다른 각도로 접근해 볼래요?
시영 : 무슨말씀인지.... ?
연희 : 최면 치료를 받아보시는거 어떠세요? 조금더 편하고 수월할것 같은데..
시영 : 제게.. 꼭 필요한건가요?
연희 : 어떤면에서는요... 아니 시영씨한테는 강력히 추천 드리고 싶네요.
시영 : 음..... 치료에 필요하다면 반대할 이유없죠.. .. 지금 시작하나요?
연희 : 아뇨 오늘은 이쯤하고요 내일부터 시작하죠. 자, 오늘 수고하셨어요.
시영 : 수고하셨습니다..
최면 치료라...................... !!
# 시영의 최면 속 #
도시에서 약간 떨어진 전원풍의 마을이 보인다.
시영은 다섯살이다. 곧 있으면 여섯살이 된다.
시영이 옆에는 세살 된 여동생 시은이가 그림자 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시은이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할때는 심통이나서 군밤을 먹일때도있지만.
시은이는 언제나 헤헤.. 거리면서 따라다닌다.
그런 내 동생이 너무 좋다. 이쁘고 이뻐서 둘이서 동네를 다닐때면,
괜히 여보란듯 어깨가 으쓱거려지고 여 동생 없는 친구들이 불쌍해 보이기 까지 한다.
그날도 엄마가 쥐어준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들고 동네 순찰을 나갔다.
오늘따라 동네 사람들도 아이들도 보이질않는다.
산 입구에는 작게 고인물이 있었고. 올챙이가 꽤 많이 있었다. 그걸보기위해서.
산 입구로 가는데 길이 무난하지않아서 시은이가 걸치적 거린다.
시영 : 넌 집에가 있어.
시은 : 시어 ! 오빠 따라갈래.
시영 : 집에가있어. 오빠 금방 갈께.
시은 : 시어 ! 시어 !
시영 : 에잇 맘대로해! 따라오든가 말든가.!!
시영이 휘적휘적 앞서서 걸어가는 그때.
낮고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다보니. 송아지만한 도사견이
침을질질 흘리며 눈이 빨갛게 충혈된체 시은이를 보고 으르르 ~ 거리고 있었다.
시은이는 반가운듯 멍멍이야~ 멍멍이야~ 하면서 다가가고있었다.
시영 : 시은아 !!!!!!!!!
크 ~ 앙 !!!!! 시은이를 부르기도 전에 도사견은 시은이에게 달려 들었고. 넓적다리를 물었다.
시은이는 비명을 질렀다.
나는 정신없이 시은이를 놓으라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지만.
시은이를 놔주지 않았다. 시은이의 다리에서 피가 콸콸 쏟아졌다.
주둥이를 아무리 벌리려고 용을써도 벌려지지않았다.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돌멩이를 찾아 마구 내리쳤지만 그 놈은 놓아주지않았다.
그때 밭에서 일을 하시던 아저씨가. 곡쾡이를 들고 뛰어와 그 개의 머리를 여러번 내려치자
그때서야 옆으로 쓰러졌다.
아저씨가 시은이를 들쳐업고 보건소로 달려갔고. 부모님이 도착 하시기도 전에.
동맥을 물린 시은이는 피를 너무흘린탓으로 목숨을 잃었다.
중학생 시영의 모습이 보인다.
우울한 얼굴이지만, 같은또래의 여학생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있다.
횡단보도 를 건너던 두 사람은 시영이 잠깐 뒤돌아보며 머뭇거리는 사이에.
타이어 마찰음 소리와함께 소녀의 몸이 날아올랐다...
시영 : 으~흑흑흑 나 때문이야.. 나와 가까이 하면 다 죽어 버린다고!!!
내 곁엔 아무도 있으면 안돼. 모두 위험해 진단 말이야... 흑흑흑.
연희 : 셋을 세면 일어나세요 시영씨 괜찮아요. 깨어나시면 마음이 편안해 질겁니다.
하나..두울...셋. 딱 !!
최면에 깨어난 시영은 아까의 여파로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시영 : 휴..................!
연희 : 시영씨가.. 왜 사람들과의 관계를 꺼려했는지. 가닥이 잡혔네요.
본인을 왜 그리 가혹하게 학대했는지 알것 같아요.
시영 : 그럼... 이젠 어떻해야 하나요...?
연희 : 꾸준히 상담 받으시면 괜찮아질것 같아요. 응어리진 마음이 너무 커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요.
시영 : 전..... 그리 좋아질것 같지않아요. 시간 낭비같구요.
연희 : 그럴까요?? 전 그렇게 보고있지 않은데요.
소정씨는 시영씨 맘에서 밀어내지 않고 있잖아요.
시영 : .......!!!!!
연희 : 소정씨를 만난것을 계기로 그리된것이라 확실하게 말씀 드릴수 없지만.
분명 소정씨 영향이 크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저를믿고.. 시영씨 자신을 믿고. 함께 노력해 보지 않을래요?
시영 : 휴...... !!
1 년 후.........
소정 : 오빠는 이상형이 어떻게되?
시영 : 이상형???
소정 : 응 어떤여자가 이상형이야?
시영 : 음...... 눈은 흑진주 처럼 까맣고 ....
소정 : ( 내 눈이 좀 까맣긴하지. 키득! ) 또...! 또.
시영 : 털은 좀 풍성했음 좋겠어.
소정 : ( 털??? 표현이 뭐야. 암튼 내 머리도 풍성 하니깐.... 키득! ) 또!
시영 : 침 많이 흘리는건 싫어.
소정 : (내가 그리 침을 흘렸던가??? 암튼, 흐흐흐 .. ) 또!
시영 : 코는 새까만게 좋아. 반질반질 윤이나면 더 좋고.
소정 : ???????? !
시영 : 그리고... 꼬리도 잘치는게 좋겠어.
소정 : 개....... 군 ! 그만해 !!!!! 씨 ~ 오늘 밥 굶엇 !!!
시영 : ㅋㅋㅋㅋㅋ 죽 말고 스프로 부탁해.. ㅋㅋㅋㅋ
소정 : 세상에서 가장 화끈한 죽을 맛보게 해주지... 흥!!!!
시영 : ㅋㅋㅋㅋㅋ
기태 : 여~어! 안녕들 하신가...
소정 : 안녕 못 해욧 !
기태 : 싸웠나......?
시영 : 그런게 있어... ㅎㅎㅎㅎ 참 축하해 반장으로 승진된거.
기태 : 쑥스럽게 축하는 무슨..... !
나와 나이가 비슷한 기태가 친구로 지내자고 조르는 바람에 우리는 좀더 가까워졌다.
소정이는 여전히 기태만 보면 잡아먹을듯 으르렁 거렸지만.
기태도 처음엔 기죽은 모습을 보이다가 지금은 같이 으르렁거리며 투닥 거린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심신이 한결 좋아진 시영이는 간간히 기태 수사를 도와주며 지내고 있었다.
시영 : 그런데 근무시간에 웬일이야?
기태 : 응 골치 아픈 사건이 있어서... 네 조언이 필요해.
시영 : 뭔데. 말해봐.
기태 : 26살 먹은 여자가 있는데. 이 여자 주위에 있는 남자들이 하나둘씩 죽어가.
뉴욕에서 살다가 한국 들어온지 3달 밖에 안됀여잔데.
뉴욕에서도 이 여자와 안면이 있는 남자둘이 살해되고 하나가 실종되서 수사를 했지만.
전혀 증거가 없어서 어찌 해볼 수가없었나봐.
재판까지 갔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배심원단이 무죄를 선고했어.
한국에 와서 남자둘이 죽었지만. 마찬가지로 심증은 확실한데. 증거가 없어...
강압수사라도 하고 싶은데. 이 여자 인맥이 대단해.. 함부로 건드릴수도 없고.
용의자로 올려놓고 심문이라도 할려치면 변호사가 딱 달라붙어서 진퇴 양난이야.
혹시 네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답답해서 와 봤어.
시영 : 흠... 그런데 내가 도움이 될까? 흠..... 일단 내일 사건개요서를 좀 볼수있을까?
도울수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기태 : 알았어.. 어~우! 반은 해결된 느낌이네.. ㅎㅎㅎㅎㅎ
시영 : 싱거운 소리. ㅎㅎㅎ
시영은 여인에게 강한 호기심에 끌렸다.
내일 알아보면 뭔 길이 보이지않을까 기대해본다................!!!!
오늘 !!!!!!!!!!! 제 생일이예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