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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0335
    작성자 : 마카시
    추천 : 18
    조회수 : 2068
    IP : 36.80.***.151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6/08/29 11:53:30
    http://todayhumor.com/?panic_90335 모바일
    [단편] 그녀는 유죄인가요?

    처음에 등을 바라보며 척추쪽을 깊게 찔렀다. 깜짝 놀라며 돌아섰을 그의 가슴에 다시 깊게, 마지막으로 사망의 결정적이 목에 박힌 . 잔인한 살인사건이었다. 하지만 주요 용의자의 신분으로 취조실에 앉아있는 사람은 그런 독한 일과는 상관이 없을 같은 키가 작고 눈이 맑은20 어린 여성이었다. 그녀는 사흘 경찰로 달려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며 자수를 했다. 피해자는 그녀가1 가까이 교제한 남자친구, 그녀의 진술 그대로 사체는 그의 침대에서 확인 되었고 범행 도구 또한 옆에서 발견되었다.

    남은 단지 하나, 범행 동기였다. 하지만 유난히 그녀는 그것에 대해서 입을 함구했고 이제 강력반에 들어온 새내기 김형사가 결국 같은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취조실로 들어서게 되었다.

    죽인 거에요? 담배 펴요?”

    아뇨, 피지 않아요.”

    그럼 커피라도?”

    괜찮습니다.”

    김형사는 답답했다. 평소에 수다스럽기로 유명한 만큼 내심 터놓고 이야기 하는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식으로 꿍해있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것이 범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김형사는 경험해본 적도 없는 90년대 피의자 심문 스타일이 문득 부러워졌다.

    저는 유죄인가요?”

    유죄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서 판결할 거구요. 검찰로 사건을 송치해야 하니까 무슨 이유로 죽였는지 그것만 말하면 되요. 저도 작성해야 서류가 있는데, 그냥 보기도 싫고 짜증나서 죽였다 라고 수는 없고 그런 일이 생기면 그쪽도 나름 애로사항이 꽃을 텐데 서로 좋자고 하는 거잖아요. 그냥 있었던 이야기 그대로 전달해주심 되요.”

    김형사는 그녀를 나름 다독이는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 방금 들어갔던 선배 박형사가 아무런 결과 없이 나오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침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침묵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야기할게요.”

    , 이렇게 쉽게! 김형사는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은 기분이었다.

    단지······.”

    단지?”

    형사님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도 주세요. 제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흐음. 일단 알겠습니다. 어려운 아니네요. 우선 이야기해보시죠.”

    그녀는 김형사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미영은 오늘 1년째 열애를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남자친구는 처음에는 괜찮은 남자였다. 나이는 여섯살 가량 많았지만 키크고 훤칠했다. 데이트를 하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하면서도 미영의 의견 또한 수렴하여 리드했다. 마음이 편안했고 어떤 이야깃거리를 굳이 만들어내지 않아도 대화가 통했다.

    처음에 그를 알게 친구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같은 학교, 다른 학과였다. 미영은 인문대의 사학과를 다니고 있었지만 그는 흔히 말하는 공대생이었다.

    그는 학교 성적도 좋았고 대외활동이나 영어공부 등도 열심히 해서 졸업도 하기 전에 대기업 공채에 합격했다. 연구직이었다.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문턱도 밟기 힘든 회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본인이 아닌 미영의 귀로 들려왔다. 그런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누구보다 뿌듯해했던 다름 아닌 미영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소개드리고 자신이 대학졸업만 하면 결혼을 하자고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을 하고 있었다.

    그랬던 생각이 점차 변하게 3개월 정도 전부터였던 듯하다. 마치 아빠처럼 자상하다고 생각했던 그가 입에 걸쭉한 욕을 올리기 시작했고 미영에게 눈에 띄게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미영이 학과 조교와 웃으면서 카톡을 하자 그것을 옆에서 보더니 핸드폰을 집어던지며 화를 경험은 아직까지 머리에 남아있었다. 미영은 그가 조금씩 무서워졌고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심심하면 김치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이래서 여자들이 라는 이야기를 마치 미영에게 강의라도 하듯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어느날 미영은 자신도 의도치않게 그의 핸드폰에서 투베라는 사이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미영은 집에서 사이트에 들어가 게시글들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삼일한, 노알라, 김치녀, 민주화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이 쓰이고 있었고 글들의 수위와 내용에 미영은 자신의 머리가 울리는 느낌이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비록 남자친구가 그런 사이트를 보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미영은 순진하고 어리석게도 그냥 눈팅만 했을 거라 여기고 거기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헤어지게 계기는 어제 그가 미영의 뺨에 손찌검을 하고 나서였다. 이틀 미영은 과제 친구들과 술을 거나하게 마셨고 정신이 몽롱해 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게 계기가 되어 미영은 뺨을 맞았고 평소 있었던 지론대로 여자에게 손찌검을 하는 남자와 헤어지게 것이었다. 자주 가던 학교 , 스타벅스에서 그녀는 이별을 고했다.

    자취방으로 들어오자 미영은 가방 속에 넣어둔 핸드폰에 무려 30통이라는 전화가 들어와있는 것을 봤다. 그리고 전화는 지치지도 않고 지금도 오고 있었다. 미영은 핸드폰을 껐다. 머리가 아팠다. 시끄럽게 음악을 켜고 그녀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미영은 냉장고 앞에 붙어있는 미영아, 정말 미안해 라는 포스트잍을 봤다. 음악은 꺼져있었고 분명히 자기 전에 입고있었던 자신의 옷이 속옷까지 벗겨져 있었다. 그리고 소름이 끼쳤다. 생각해보니 열쇠를 압수해온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미영은 자신의 폰을 들어 그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 우리집에 왔지? 무슨 거야?”

    무슨 짓은, 평소처럼 사랑을 나눴지, 기억 ? 미안해 미영아. 이젠 내가 절대 때리고 잘해줄게. 사랑해.”

    미친새끼. 경찰에 신고할 거야.”

    그래, 자기야? 어제 재밌었잖아.”

    미영은 폰을 집어던졌다. 어젯밤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대체 잠에서 깨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는 당장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경찰서로 나섰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은 그녀가 포스트잇과 카톡 메시지를 보여주며 이야기해도 연인 지간에 그런 것일 뿐인데 그러냐는 , 잠에서 깨고 가만히 있었다는 말이나 되냐는 바쁘니 괴롭히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어투로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경찰에 진절머리를 치며 밖으로 나왔다.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 혜정에게 전화가 와있었다. 남자친구에게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카페에서 만났다. 미영은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그래서 부분은 자르고 단지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시골집에 내려가 있겠다고 이야기했다. 혜정은 그렇게 괜찮은 오빠랑 헤어지냐고 아쉽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미영은 싸늘한 목소리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쨌든 그렇게 됐어, 그렇게 알고 내가 거기로 내려가는 혹시라도 다른 어느 누구한테라도 이야기하면 절교야.

    미영은 저녁 바로 짐을 싸서 전라도 시골로 내려갔다. 부모님은 거기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연락도 없이 찾아갔더니 엄마가 깜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미영은 그들이 남자친구에게 호감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직업도 좋고, 성실하고, 참하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엄마에게 그냥 쉬러 왔으니 괴롭히지 말라. 어느 누구도 집에 들이지 말라, 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자신의 방에 틀어박혔다. 쉬고 싶었던 것이었다.

     

    다음날 저녁, 미영의 엄마는 된장찌개에 들어갈 호박을 어슷썰기 하고 있었다. 미영은 된장찌개를 좋아했다. 어쨌든 서울에서 내려온 딸이니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된장찌개 익어가는 구수한 냄새가 침샘을 자극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엄마는 밖을 내다보았다. 미영의 남자친구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때는 겨울이었다. 그가 입은 외투는 두꺼웠지만 얼굴 볼살이 새빨갛게 상기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엄마는 딸과의 약속도 잊고 문을 열었다.

    어머어머,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 어머니. 먼저 이거 어머니 건강 챙겨드리려구요.”

    그가 내민 선물 박스에 자연산 송이라는 글자가 대문짝만하게 찍혀있었다. 엄마의 눈은 순간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이런 귀한 ······. 미영이가 방에 틀어박혀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던데, 혹시 싸운 거야?”

    하하, . 제가 잘못했어요. 그래서 오늘 사과하려구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래, 그래. 여자는 남자가 하기 나름이야. 올라가서 얘기 잘하구 내려와서 같이 밥먹자. 된장 끓이고 있어. 된장 좋아하지?”

    , 어머니. 물론이죠. 어서 먹고싶네요. 그럼 잠시만요.”

     

    미영은 침대에 드러누워 크게 음악을 켜놓고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조금만 , 자신의 목표 점수가 손에 닿일 것처럼 하다가도 번번히 눈앞에서 놓치고 있었다. 긴장감 덕에 그녀는 자신의 집에 누가 들어온 것도, 침입자가 자신의 방문을 열려고 하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다.

    여기 있었어, 자기야?”

    이윽고 방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잡고있었던 핸드폰도 떨어뜨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주 익숙했지만 결코 보고 싶지는 않았던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사랑하는 자기를 보기 위해서라면 곳도 언제든지 있지. 있었어?”

    헤어지자고 했잖아. 돌아가.”

    자기야, 내가 정말 잘못했어. 알지? 나에겐 자기 뿐이야. 나의 모든 것이야. 항상 이야기 했잖아. 우리 결혼하자. 결혼해서 예쁜 아이도 낳고 그러고 살자고, ?”

    남자친구는 숫제 무릎까지 꿇으며 미영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고개를 돌리며 다시 핸드폰을 집었다. 그러고는 마치 관심도 없는 , 다시 게임을 켜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

    나는 이상 아니야. 정말 돌아가. 배웅은 할게.”

    정말 이렇게까진 하려고 했는데·····.”

    그는 바람을 막기 위해 입은 점퍼 주머니에서 뭔가를 끄집어냈다. 휴지에 돌돌 말아져있는 그것을 풀어헤치니 칼이 나왔다. 그는 섬뜩하게 미소 지으며 미영을 향해 그것을 겨누며 말했다.

    지금 당장 벗어. 썅년아.”

    , ! 이거 범죄야, 무슨 짓이야!”

    닥쳐. 닥치고 말대로 . 하면 너뿐만 아니라, 엄마 뱃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게 해줄 테니까. 믿겠으면 나한테 개기던가.”

    미영은 옷을 벗었다. 그는 바지와 속옷을 내리더니 미영에게 자신의 것을 빨라고 칼에 목을 들이대며 말했다. 미영은 어쩔 없었다. 그의 협박에 잠자코 따르는 말고는 있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 손으로는 미영의 머리를 잡은 손으로 핸드폰을 모습을 촬영했다. 그리고는 사정이 끝나자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귀에 속삭였다.

    이제 내가 부를 때마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고 기어와라. 그러면 영상, 어디로 갈지 생각해보고. , 그리고 친구 입이 싸더라. 킥킥. 먹으러 가자. 장모님이 된장찌개 끓여두신다더라.”

    식사자리에선 미영말고는 다들 화기애애했다.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와 엄마, 그리고 그는 새없이 농담을 주고 받았다. 된장찌개 속으로 사람의 숟가락이 끊임없이 왔다갔다했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사이에서 미영은 밥만 깨작깨작 거리고 있었다. 도저히 된장에 입을 수가 없어, 맨밥만 퍼먹고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두려웠다.

    어머 , 이렇게 밥을 깔짝대며 먹니? ? 밥맛이 없어? 오랜만에 남자친구가 와서 같이 먹는데 웃고 그래라.”

    하하, 어머니. 괜찮아요. 요새 한동안 기분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풀어줬는데, 아직까진 시간이 필요한 같아요.”

    아이구, 우리 예비 사위 성격도 좋아요. 그나저나 결혼은 언제할 거야?”

    조만간에 날짜 잡아야죠. 저도 하루 빨리 미영이랑 항상 붙어있고 싶네요.”

    위선자, 미영은 항상 붙어있는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그리고 순간 앞에 있는 남자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 끝에 취조실엔 무거운 침묵이 돌았다. 김형사는 가만히 턱을 괴고 앉아있었고 미영이 그런 그녀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도망가고 싶었는데, 아무도 도와주질 않잖아요. 가만히 있으면 죽을 같은데 어떡하겠어요. 그래서 죽였어요.”

    그렇군요·····.”

    저는 유죄인가요? 감옥에 가야 하는 건가요? 대체 ? 제가 잘못한 거죠?”

    김형사는 한숨을 내뱉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뿐이구요. 기소는 검찰에서 판결은 법원에서 이루어질 겁니다. 그래서 어떻다 가타부타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울 같구요. 다만 지금 취조실을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분들이 판단에 도움은 주실 같아요. 어떤가요, 여러분? 미영씨에게 형량은 얼마나 내리는 좋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답을 종합해서 미영씨에게 결론을 주고 싶어요.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형사의 시선은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모니터 너머로·····.


    ---


    미영씨가 받아야 할 형을 여러분들이 댓글로 결정해주세요.

    단, 그녀의 말은 거짓 하나 없는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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