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네일샵에서 일을 합니다
처음 일한 샵에서 지금까지 쭉 계속 일을 하고있는데
몇년전 샵에 찾아왔던 손님 이야기 입니다
별건 아닌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손님이라서
신랑도 없고 혼자 심심하기도해서 써봅니다 ㅎㅎ
모바일이라 오타는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용
2년전 어느날 비가 한창 쏟아지다가 그쳐서 온세상이 축축한 여름밤 다른 직원들 없이 샵에 혼자 일을 하고있었습니다
예약손님이 없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놀고있었는데
한 8시 쯤??? 전화가왔습니다
1시간 뒤에 손관리를 받고싶다는 전화였는데(퇴근은 10시)
한 샵에서 오래 일하다보면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대충 누군지 알게되는데 이분은 전화도 처음 건 신규 손님이였습니다 특히나 이분은 목소리가 좀 특이했는데 일반 적인 목소리가 아니라여성스럽고 작고여린목소리로
"어...있잖아요...어...1시간 뒤에 손...손칼라만 할려고 하는데..어....되나요??" 이런 식으로 말이 많이 끊기면서 빠른 속도로 말을해서 기억에 아직까지 남는데요
마감시간대 손님이라 귀찮지만 손에 칼라만 바른다길래 예약을 잡아드렸습니다 그때 금액도 안내해드렸구요
1시간 지나고 손님이왔는데 역시나 처음 방문하신 신규 손님이였습니다 샵 주변을 오고가면서도 본 적이 없는 분이여서 이 지역은 처음인가???싶었죠
(한곳에 오래있으면 인사나 말 한번 주고받은 적은 없어도 얼굴이라도 어렴풋이 알게되는데 이분은 제 기억으로는 정말 처음이였습니다)
키는 150 후반에서 160 초반
나이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밝은 갈색 컷트머리에 아주아주 햐얀 얼굴에 풀메이크업을 한 상태였고 진한 레드핑크립(붉은기 많은 핑크???)을 바르고있었습니다
옷은 무릎보다 살짝 긴 레이스장식있는 검은색 v넥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 10cm넘는 힐에 작은 토드백을 들고있었는데요 제가 구체적으로 이분의 상태를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제가 소름돋았던 이유라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손님이 앉고 시술을 들어가는데 아까 전화 속 목소리와 말투 그대로더라구요 시술은 케어 없이 일반칼라로 그라데이션을 해달라했습니다 칼라도 양손 다르게 해달라 하셨는데 매우 어울리지않는 조합이라 다른 색을 권하고 싶었지만 대화가 원활하지않아(설명하기 어렵지만 내 말은 계속 손님 귓가에 겉돌고 손님은 계속 본인말만하는 상황이랄까요 ㅎㅎ)포기하고 손님이 원하는대로 시술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손님은 시술을 하는내내 멍한 얼굴로
"어....정말 예쁘시네요...어....좋으시겠다...정말 예뻐요...어...눈화장도...이쁘게 잘그렸네요..."
"아...잘하신다...정말 예뻐요"
"남자친구있어요?...예쁘신데...눈도 이쁘시고..."
이런 말을 좀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시면서 제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계속계속 말하시더라구요 똑같은 말 계속 반복하시면서 그러는데 첨엔 기분이 좋았지만 계속 말하니까 좀 난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열번넘도록 이쁘다고 할 만큼 이쁜 얼굴의 소유자가 아니였기 때문에 이 손님 정말로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었죠
그리고 제가 눈이 좀 큰편인데 당시 아이라인을 좀 길게 그린 것을 보고 제 눈이 이쁘다고 하시더니
본인 눈에도 아이라인을 그려달라 요구하시는데 몇번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그려드리기까지 했습니다
이미 풀 메이크업이고 아이라인에 마스카라까지 진하게 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길게 그리면 완전 클레오파트라가되서 그리는 시늉만했는데도 아이처럼 엄청 좋아하시더군요
글로는 간략하지만 10분이면되는 시술이 쉴새없이 중얼거리는 듯한 말로 계속 질문하고 이쁘다하고 하니까 시간이 두배로 걸렸습니다 겨우 시술을 끝내고 말리고있는데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가도되냐고 묻는데 이제 막 칼라를 발라서 찍힌다고 했는데도 급하다며 화장실로 달려듯어가더니
(저희 샵 화장실은 내부에있습니다) 다시 문밖으로 고개라만 내밀면서 생리대를 들고오는 것을 깜빡했다며
미안하지만 가방에서 꺼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생리대를 꺼내드릴려고 의자 위에있는 손님의 토드백을
열었는데 안에 내용물을 보고 진짜 온몸에 열이 싹 내려가면서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작은 토드백 안에는 열쇄2개. 생리대1개. 지폐 몇장
그리고 쓰다가 남은 청테이프가 들어있었습니다
이 밤에 풀메이크업을 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귀여운 토드백에 청테이프를 넣고 다니는 이유가 뭐엿을까요??
그것도 백의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는 청테이프를 새것도 아니고 쓰다남은 것을요...
여자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진한 립을 바르면 수정을 위해서 립 제품은 들고다니는데 거울도 립제품도 없고
핸드폰도 없이 지폐도 딱 요금 지불 할 정도만 들고왔더라구요
가까이서 온 손님이라면 풀메에 원피스를 입고온것도 애매한 시간대였고 얼굴도 처음 본 사람이였습니다
너무 소름돋고 쎄...한 기분이 들어서 얼른 생리대 전해드리고
손님이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퀵오일 서비스로 뿌려드리고 마감시간이라머 손님을 서둘러 내보냈습니다
손님이 나가자마자 친구들한테 톡으로 무서운 손님이 왔다갔다며 적어 보냈는데 한친구가 실제로 '청테이프 살인사건'이 있었다고 말애주는데 또 소름이 막.... ㅜ ㅜ ㅜ ㅜ
피해자 온몸과 얼굴에 칭칭감아놨다는데 더 무서워지고 ㅜ ㅜ ㅜ 그날 집에가는데 무서워서 혼났었네요
그리고 위에는 못 적었는데 여자분 말투가 화류계 말투였는데요 그쪽 분들 특유의 말투가있습니다
약간 서울말같은데 여기저기 말투가 조금씩 섞인 요상한 말투가있거든요 지역을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화류계 여성분들은 쓰는 말투인데 그 실제사건 피해자도 유흥업소에서 일했었다고해서 또 소름이......
그리고 동네가 좁고 저희샵이 15년되서 그 나이대 화류계 여성이면 알법도 한데 정말 처음 본 사람이였어요
다음날 원장님 매니저님한데 말해봐도 본인들도 그런 사람 모른다며....너가 간이 작아서 큰일이라며 놀림만 잔뜩 받았죠 ㅎㅎ... 별건 아니지만 저한테는 아직까지 선명한 소름돋는 추억이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