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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임학수, 조선의 소녀
분홍 저고리와 긴 치마자락
기름도 안 바른 머리단과 숫된 마음색
한마디 묻는 말에도 가벼이 낯 붉히고
때때로 눈 처들면 그 맑은 웃음마저
너무나 수줍은 조선의 소녀
오직 그대만이 나의 사랑이외다
원망이란 모르고 한갓 믿음뿐
몸과 팔 연약하면서도 절갤랑 굳나니
내 만일 조심스레 그 손을 어루만지면
양(羊)처럼 고개 숙이고 다시 들 줄을 몰라
너무나 유순한 조선의 소녀
오직 그대만이 나의 사랑이외다
봄 오면 두던에 올라 아지랑이 나는 새로
한가히 허리 굽혀 나물 캐기 노래하며
가을들 금(金)이랑에 철늦은 잠자리 쫓아
어린 사슴처럼 어여삐 그 다리의 뛰노는 양
너무나 천진스런 조선의 소녀
오직 그대만이 나의 사랑이외다
장순하, 시간의 얼굴
너는 바람인가
움직일 뿐 얼굴이 없다
이목구비 오장육부
머리도 꼬리도 없다
휘둘러 서발 막대에 거치는 것이 없다
너는 쏜살인가
나아갈 뿐 멈춤이 없다
뒷걸음도 게걸음도
부지런도 게으름도 없다
이정표 없는 네 길엔
발자국도 없다
널 지은 창조주도
어찌하지 못하는 너
절대의 권능 쥐고
생사조차 주관한다
인정도 사정도 없고
예외도 실수도 없다
만인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닌 너
너와 나는 이인삼각
애환 함께 하였건만
어느 날 고개 돌릴 너
끝내 얼굴 없는 너
번지 없는 빈집에
문패 달랑 걸어놓고
온데간데없는 너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는 너
그러나
천지에 꽉 차서
없는 곳이
없는 너
정완영, 초봄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 내면
새 한 마리 날아가며 하늘빛을 닦아 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빛도 닦으리
황금찬, 보내놓고
봄비 속에
너를 보낸다
쑥순도 파아란히
비에 젖고
목매기 송아지가
울며 오는데
멀리 돌아간 산굽잇길
못 올 길처럼 슬픔이 일고
산비
구름 속에 조는 밤
길처럼 애닯은
꿈이 있었다
장정일, 지하인간
내 이름은 스물 두 살
한 이십 년쯤 부질없이 보냈네
무덤이 둥근 것은
성실한 자들의 자랑스런 면류관 때문인데
이대로 땅 밑에 발목 꽂히면
나는 그곳에서 얼마나 부끄러우랴
후회의 뼈들이 바위틈 열고 나와
가로등 아래 불안스런 그림자를 서성이고
알만한 새들이 자꾸 날아와 소문과 멸시로 얼룩진
잡풀 속 내 비석을 뜯어먹으리
쓸쓸하여도 오늘은 죽지 말자
앞으로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은
지금껏 살았던 날에 대한
말없는 찬사이므로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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