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강승남, 친구
오래간만에 대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니
모두 다 대학생이 된다
삼십 년 전 그날로 돌아가
대학생처럼 낄낄거린다
얼마 전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서는
모두가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나이 든 게 아니다
대학교,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잠시 헤어져 있었을 뿐
중학교 때나 국민학교 때 친구들과 만나면
나는 금세 코흘리개 어린애가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더 먼 옛날로 돌아가
나 태어나기 전의 친구들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다시 어린 나무가 될 것이다
나뭇잎에 앉아 놀던 순한 바람이 될 것이다
아무런 걱정이 없던
그 오랜 날들의 친구들을 만날 수만 있다면
김윤현, 봄맞이꽃
추운 겨울이 있어 꽃은 더 아름답게 피고
줄기가 솔잎처럼 가늘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며
작은 꽃을 나지막하게라도 피우면
세상은 또 별처럼 반짝거릴 것이라며
많다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니며
높다고 귀한 것은 더욱 아닐 것이라며
나로 인하여 누군가 한 사람이
봄을 화사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고 사는 보람이 아니겠느냐고
귀여운 꽃으로 말하는 봄맞이꽃
고독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며
풍부한 삶을 바라기보다
풍요를 누리는 봄맞이꽃처럼 살고 싶다
이성선, 도반(道伴)
벽에 걸어 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척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동행자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았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한수재, 목요일 늦은 밤 2호선
한참을 돌고 돌다 보면
서는 곳마다
그곳이 그곳인 듯
열리는 문이 다
집으로 가는 문 같은
목요일은 인생의 사십
가던 방향을 다시 보는 때
늘 다니던 길이 낯설어지는 때
서둘러 내리고 싶다가도 낯선 길이 두려워
어디로 어떻게 풀리든 기대고 싶은 때다
얼굴을 기대고
이마를 기대고
어깨를 기댄 사람들
내 집 식구 같이
털어 주고 싶은 사람들
계단 같은 사람들
그렇게 기댄 채
같은 길
기껏 등을 기대고 곤히 잠들
몇 평 안 되는 바닥에 닿기 위해
그렇게 올라가는 것일까
결국 기어가는 것일까
어둠에 덮인
계단 앞에 서면
계단이 사람처럼 보여
숨을 몰아쉬면
딱딱한 곳이 아니라도
사방이 아프다
민병도, 동그라미
사는 일 힘겨울 땐
동그라미를 그려보자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어
비워서 저를 채우는 빈 들을 만날 것이다
못다 부른 노래도
끓는 피도 재워야 하리
물소리에 길을 묻고
지는 꽃에 때를 물어
마침내 처음 그 자리
홀로 돌아오는 길
세상은 안과 밖으로 제 몸을 나누지만
먼 길을 돌아올수록 넓어지는 영토여
사는 일 힘에 부치면
낯선 길을 떠나보자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90224 | 기념식 [2] | 천재영 | 20/06/25 10:14 | 203 | 1 | |||||
90223 | [가능하면 1일 1시] 당신과 살고 싶다 | †촘갸늠† | 20/06/25 09:21 | 237 | 3 | |||||
90222 | 아버님 진짓상(50), 궤변(50) | TheBlueEast | 20/06/25 00:51 | 401 | 0 | |||||
90221 | [BGM] 최후처럼 인상은 외롭다 | 통통볼 | 20/06/24 21:17 | 270 | 2 | |||||
90220 | 진정한 자존심~ | 행복이야기_ | 20/06/24 14:58 | 348 | 0 | |||||
90219 | 불 행 [2] | 천재영 | 20/06/24 09:39 | 186 | 1 | |||||
90218 | [가능하면 1일 1시] 큰 우산 | †촘갸늠† | 20/06/24 09:09 | 190 | 1 | |||||
90217 | 愛誦詩抄- 한 숨 새 | 상크리엄 | 20/06/24 07:08 | 283 | 1 | |||||
90216 | 나는 장미다 | 고두막간 | 20/06/23 21:13 | 301 | 2 | |||||
90214 | 행복을 가불하세요~ | 행복이야기_ | 20/06/23 13:05 | 499 | 0 | |||||
90213 | [BGM]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 통통볼 | 20/06/23 09:07 | 299 | 1 | |||||
90212 | [가능하면 1일 1시] 너라는 사람 [2] | †촘갸늠† | 20/06/23 09:07 | 211 | 2 | |||||
90211 | 50. 6. 25 [2] | 천재영 | 20/06/23 08:39 | 209 | 1 | |||||
90210 | 커피향으로 여는 아침~ | 행복이야기_ | 20/06/22 15:19 | 337 | 0 | |||||
90209 | 하모니카 [2] | 천재영 | 20/06/22 09:48 | 290 | 1 | |||||
90208 | [BGM] 시린 손을 잠시 댄다 | 통통볼 | 20/06/22 09:43 | 262 | 2 | |||||
90207 | [가능하면 1일 1시] 여름2 | †촘갸늠† | 20/06/22 09:09 | 184 | 1 | |||||
90206 | 어느 주정뱅이의 소원(49) | TheBlueEast | 20/06/22 01:25 | 424 | 0 | |||||
90205 |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 행복이야기_ | 20/06/21 12:34 | 313 | 1 | |||||
90204 | [BGM]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1] | 통통볼 | 20/06/21 10:25 | 339 | 2 | |||||
90203 | [가능하면 1일 1시] 클로버2 | †촘갸늠† | 20/06/21 09:29 | 182 | 1 | |||||
90202 | 세상 이야기 1 [2] | 천재영 | 20/06/21 09:25 | 202 | 1 | |||||
90201 | 좋은 만남~ | 행복이야기_ | 20/06/20 14:16 | 322 | 0 | |||||
90200 | 그리움 [2] | 천재영 | 20/06/20 10:06 | 244 | 1 | |||||
90199 | [가능하면 1일 1시] 귀갓길2 | †촘갸늠† | 20/06/20 09:15 | 157 | 1 | |||||
90198 | 막걸리 [2] | 천재영 | 20/06/19 10:00 | 288 | 1 | |||||
90197 | [BGM] 너의 낮이 나에겐 밤이라 [1] | 통통볼 | 20/06/19 09:35 | 349 | 2 | |||||
90196 | [가능하면 1일 1시] 꿈의 역설 | †촘갸늠† | 20/06/19 09:27 | 180 | 1 | |||||
90195 | 일주일을 계획합니다~ | 행복이야기_ | 20/06/18 17:16 | 286 | 0 | |||||
90194 | 헌다리 [2] | 천재영 | 20/06/18 09:36 | 258 | 1 | |||||
|
||||||||||
[◀이전10개]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