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본 적 없고) 중대원들은 봤다는 귀신이야기 1.
(나만 본 적 없고) 중대원들은 봤다는 귀신이야기 2.
우리 소대는 다른 소대들보다 점령하는 초소가 1개 적은 대신에,
다른 소대 초소로 팔려나가는 신세였다.
그래서 다른 소대 인원들은 다른 소대 에어리어 올라가면 굉장히 어색해했는데,
우리 소대 인원들도 다른 소대 초소도, 우리 소대 초소처럼...편안함을 느끼곤 했다.
어색해하지않고 자연스럽게 자리펴고 자던가 어디서 간부튀어나온다.알고 그 쪽 주시하며 딴짓하는데
그렇게 자연스러울수가 없다.
그 중에 주간에 팔려가는 다른 소대 초소가 있었다.
수송부가 서는 초소와 함께, 본부가 서야하는데 본부계원들 일하느라 바쁘다며 우리가 떠맡은 초소였다.
(물론 그 바쁘다는 낮에 가보면...우리가 이 놈들 대신에 그 초소점령해야할 이유가 없음을 알게됨-_-ㅋ)
여기가 부지런한 본부간부들...
특히 부대장님이나 작전과장이 한번 털어볼까.하고 맘먹을때 위병소 모르게 올라오기 좋은 곳에 있고,
특히 좀 하지말라는데도...군무원아저씨아줌마들이 산나물캐러 올라오는 길목에 있어서 실로 뚫리기 좋은 곳이었다.
그래도 잘 놈들은 다 잔다.
진짜 사람다니는 길에만 나무가 무성하고, 그 외에는 탁 트인...ㅄ같은 입지조건을 가진 초소였는데,
진짜 "후방경계"서기에는 최악의 입지조건인데도 잘 놈들을 다 잤다.
"아가야. 일어나라. 누가 너 이 놈 하러 온다. 얼른 일어나라. 일어나."
자고있으면 꿈에서 어떤 할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깨운단다.
뭐여뭐여.하고 일어나서,
풀어놓은 장구류 착용하고 세워놓은 총들어 좌경계총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간부들이나 군무원들이 풀숲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아니면 뒷근무로 올라오는 성질더러운 고참이거나...
그리고 그 덕을 본 중대원들은 내가 아는것만 10명은 훌쩍 넘는다.
한결같이 꿈에서 얼굴은 안뵈는데, 할머니가 다급하게 깨우는 소리만 들었단다.
1편에 적은 반지하초소에 나타난 할매귀신의 통칭은 "홍콩할매귀신"이었는데,
이 초소의 그 할매귀신은 다들 "우리 할매"라고만 불렀다. 귀신은 안 붙임.
그 초소 주변에는 무덤들이 몇개 있는데,
명절때 후손들이 찾아오는 무덤이 있는가하면, 찾는 이 없는 무덤도 있다.
무덤에 주인이 있건없건,
여름에 제초작업할때 봉분에 자란 풀들도 같이 싹 베어버리고
겨울에 제설작업할때 봉분에 쌓인 눈들도 같이 싹 치워버린다.
우리 할매 그 찾아오는 사람없는 무덤 중에 한 분 아닐까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래서 추석, 구정때 자정에
그 초소가보면 초소 올라오는 계단 앞에 작은 우유 한팩과 크림빵이 1회용 접시에 담겨 놓여져있다.
한 몇년전부터 그 소대 분대장들이 사서 자정 쯤 해서 깔아드려라.라며, 들려보낸다고 한다.
그렇게 꿈에 나타나 영창 안보내주시는데 이 정도는 해드려야지.라며.
어느 해에 어느 분대장이 장난삼아했던게, 계속 이어져내려온다고 한다.
물론, 나는 간부들 언제오는지 다 파악하고, 잠귀 하나는 어마어마하게 밝은 사람이라.
단 한번도 초소에서 딴 짓하다가 걸려본적이 없어서,
그 우리 할매 목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어디서 귀신봤다그러면
행보관님이 입단속시키전까지 벌집떨어진것처럼 중대가 들썩였는데,
우리 할매가 꿈에 나왔다고 하면,
전생에 나라 구하신듯ㅋ하며 축하해준다.
그 초소 들어가본 이들에게 "우리 할매"는 그런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