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커뮤니티 사이트를 끊고 지내다가 최근 몇개월간 일베구경을 해보았습니다.
애초에 나는 좌파쪽의 성향이 아닌가 생각하며 짧지 않은 인생 살아왔었는데 오유는 가끔씩 버겁게 느껴지더군요.
내가 좌파가 맞는가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간간히 일베ㅊ 고소뉴스가 올라오던차에 호기심이 생겨 일베에 들어가 눈팅을 시작했죠.
여기는 어떤 세계인가?
일베 눈팅을 3개월쯤 하고 나니 나는 좌파도 우익도 중도도 아닌 별종이나 잡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철학게에 기웃거리게 된것도 일베식으로 얘기하자면 취향에 부합하면서 상대적으로 탈오유스러운 분위기
때문이 아니였나 싶기도 하고요. 그냥 못죽어 사는 허무주의자의 한계를 느끼네요.
아직 일베용어를 다 아는것은 아닌데
이분 최소 XX 머머다 이기야~~ 머머 하노~~ 상타취 후타취 이런글은 친숙하군요.
대부분 정형화 되었지만 엠창인생 똥꼬충 핵대중 노알라 .... 머 보기에도 신선한 첨보는 어휘들을 구사합니다.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가끔씩 들어가서 비정치글 쪽에서 웃긴 콘텐츠 위주로 보면서 잠수로 치면 감압기를
한달 정도 거치니 슬슬 일베문화가 적응이 되기 시작합니다.
공감가는 부분들도 많고 아직 불편한 부분들도 많고 오유에 있을때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먼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속에서 소속되지 못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기분같은걸요.
정치색을 전부 배제한다면 진지빠는게 혐오글이되는 일베에 있어서 가볍게 볼 수있는 재기발랄한
잼있는 컨텐츠는 많더군요. 결과적으로 일베에도 일베하는 맛이 있습니다.
그안에 자칭 애국보수끼리의 공감대 끈끈한 일베인들끼리의 전우애 욕먹으면서도 꾿꾿하게 일베하는 일부심도 숨쉬구요.
세상 사람들이 다 비난할지언정 우리끼리 서로 협력하고 도닥이자 이런 분위기... 먼지 아시겠죠?
극단적 실천?으로 소송에 휘말리거나 사회적 비난이 있을때에도
연인에게 삼자가 고난을 주면 둘 사이의 감정이 더 깊어지듯이 남은 일베인끼리의 전우애가 깊어가는 형국
로마시절 탄압받던 그리스도교들처럼 되가는 것이죠. 좌파진영을 욕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더욱 돈독해지는 으리~
오유를 한줄 요약하자면 우익친일.닭그네. 일베ㅊ out
일베를 한줄 요약하자면 좌빨종북.박원숭. 로류ㅊ out이 되겠네요.
한가지 사회적 사건에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를 보면서 흥미로웠어요. 최근에
정몽준 아들 미개한국민이라는 글이 이슈화 되었을때 개인적으로는 정의원의
버스비70원 발언의 여파가 아직까지 회자되는 마당에 선거 얼마 앞두고 정치인아들이라는 얘가
그것이 전부 옳은말이라 치더라도 세월호 사건후 한참 분위기 않좋을때 아버지 정치생명에 백태클을 거는
철없는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의외로 일베의 반응은 아들이 어린나이에도 소신있는 당찬글을 썻다. 틀린말 하나 없으니 부끄러울게 없다.
팩트를 말하는게 무슨 죄가 되냐? 세상보는 눈이 벌써부터 깨어있다 존나 똑똑한듯? 박수치는 분위기...
조금 황당하더군요. 이 사람들은 우익이라면서 왜 서울시장이 현여당이 되냐마냐는 안중에 없는거지?
자기들이 말해야할 결론은 이미 나 있다는 느낌...
일베도 결론은 항상 같은 방향이더군요. 자신이 옳고 정의이다.
전라도+좌파 비난을 거쳐 박통 근혜찡 전땅끄 알라뷰~로 가는 코스
오유에서 베오베가보면 어떤 사회적 이슈던 결과적으론 현정부비판으로 시작해서 박근혜 out으로 결론지어지구요.
상식과 비상식 팩트와 선동 따지고 보면 쓰임새가 같더군요.
팩트 검증 저격은 다른부분은 칼같은데 그건 좌파나 전라도 얘기할때는 소용없습니다.
오유에서 베오베오른 박근혜 비판 글에 반박글 달면 무슨 얘기건 닥반러쉬랑 같죠.
그냥 형체없는 자신의 진영이 옳다라는 결론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도구
저는 정몽준이 남한도 핵무장해야된다는 다소 정치적아웃사이더스러운 행동을 했을때 이 사람이 그냥
돈은 가질만큼 가졌으니까 아버지의 유지겸 명예욕으로 정치에 욕심내는게 아니라 아직
순수한 정치적목표가 남아있는 애국자다 라고 느꼈거든요.
물론 저는 노통 찍은 이후로 투표는 한번도 한적이 없습니다.
정치판이 개판인것은 전부 투표한 사람들 책임이다라고 한 미국의 한 개그맨 마인드로 맘편히 생각하며 살고 있지요.
앞으로도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시민으로서 한동안은 소신껏 투표를 안 할 생각이구요.
여당욕을 그렇게 하면서 여당에 투표한 사람보다 투표안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의 좌파쪽마인드도
공감이 안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격변기에 중도는 죄악이다 어쩌구저쩌구 하는 말도 웃기구요.
그냥 힘없는 서민이나 백성들은 인류역사내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냥 쭈욱 어떤 나라건 어떤정부건 살기가 지랄 같았는데 말입니다.
여당에서 곱게 차려입은 여성정치인이 사진홍보용으로 티나게 페인트 한방울 안묻고 땀닦는 봉사활동이 올라왔을때처럼
박원순이 얼굴에 보좌관이 발라준듯한 부자연스러운 연탄재를 묻히고 산동네 연탄배달 사진을 찍었을때 실소를 했고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정치판에서 연예인 따라다니듯한 정치인 팬덤도 달갑지 않구요.
김보성의 촌스럽지만 순수한 의리같이 허경영의 황당한 공약들에 대중들이 장난스러운 호기심으로 재미를 느꼈던 것과
달리 실제 또라이일지언정 그 낭만과 사상의 가치의 멋스러움을 느꼈던 한 사람으로
나는 그럼 과연 어떤 정치정체성을 가지고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