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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918
    작성자 : 굶주린상상력
    추천 : 33
    조회수 : 3337
    IP : 203.84.***.113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16/08/09 10:45:58
    http://todayhumor.com/?panic_89918 모바일
    [단편] 10초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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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초메모

     

     

    이 세상에, 일반인들에게 그리고 바로 당신에게 인터넷이 보급 되고 난 후 인터넷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사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온라인쇼핑? 인터넷교육강의? SNS? 포털? 아니다. 인터넷을 통한 가장 압도적인 사업은 성인물의 유통이다.

     

    네 하드디스크에 야동한편 다운 받지 않았던 자 나에게 돌을 던지라는 어떤 선지자의 말씀에 아무도 반박을 못하는 것처럼 인터넷의 활용에는 성인들의 성적감각의 자극을 위한 콘텐츠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자신들의 고상함을 어필하고 싶은 식자들은 그러한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듯이 무시하고 있지만 얇은 껍질 하나만 살짝 들춰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현실이다.

     

    "까악!"

     

    바람이 조금 심하지만 대체적으로 맑은 어느 날 오후. 백주대로에서 젊은 여성의 짧은 비명이 울려 퍼진다. 비명의 강도와 날카로움으로 짐작해 보건데 강도나 교통사고 같은 치명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저 깜짝 놀라는 정도의 비명이다. 그 여자가 무엇에 놀라 비명을 지른 것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밝은 오후, 제법 인적이 있는 거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뭐야?"

    "뭐래?"

    "괜히 내가 더 놀랐네."

     

    그 여자 주변을 지나가던 한 무리의 남자 고교생. 비명이 들린 순간 모두 그 여자를 바라보았지만 그저 조금 상기된 여자의 얼굴을 볼 뿐이다. 여자는 주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안 봤지? 그래, 맞아. 아무도 못본 거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자.'

     

    여자는 마음속으로 자위하며 마음을 달랬지만 이미 본 녀석이 있었다.

     

    "빨간색 끈팬티."

     

    고교생 무리 중 가장 외소한 체격의 학생이 아무도 들리지 못하는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 거리에 있는 13명의 사람들 중, 바람에 뒤집어진 그녀의 치마 속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다.

     

    ". 너 지금 뭐라고 그랬냐?"

    "? 아무 것도 아니야."

    "이자식 표정이 왜이래? 길거리에서 뭔 생각 하고 있는 거냐?"

    ",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러나 그 남학생은 그 찰나의 추억을 좀 더 곱씹으며 회상을 즐겼다. 하지만 지나치게 탐닉하면 안된다. 이 아름다운 추억이 퇴색되기 전에 서둘러야 할 일이 있다.

     

    "아이고 학생. 이거 A급이네. 비싸게 팔 수 있겠어."

    "얼마나 받을 수 있을 까요?"

    "잠깐만, 계산 좀 해보고."

     

    남학생은 자신이 충분히 즐긴 행복한 추억을 팔려고 하고 있다.

     

    "좋아. 5만원 까지 쳐 준다. 팔 거야?"

    "오케이, . 팔게요."

     

    곧 학생의 머리에 이상한 기계장치가 대롱대롱 매달렸다. 여기저기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발광다이오드가 번쩍인다. '메모'를 파는 일이 처음인 학생은 조금 겁에 질렸다.

     

    "괜찮아. 괜찮아. 잘 되고 있는 거야. 곧 끝나."

     

    업자는 이런 표정을 하는 고객을 많이 만나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학생을 어르고 달랬다. 업자의 말처럼 '메모'의 추출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학생이 그날 목격한 끈팬티의 추억은 작은 캡슐로 옮겨 담아졌다. 당연히 학생의 머릿속에서 그 기억은 완전히 사라졌다. 메모를 추출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학생은 조금 당황했다.

     

    "소용없어. 아무리 다시 생각해내려고 해도 다시는 떠올릴 수 없어. 우회법으로 생각하든 연상법으로 생각하든 한번 떠낸 메모는 두 번 다시 생각해 낼 수 없어."

     

    10초간의 기억. 통칭 '메모'라고 불린다.

     

    인간의 오감중 기계장치를 통해 저장하고 재현할 수 있는 것은 보통 시각과 청각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인간의 다른 감각인 후각, 촉각, 미각 역시 저장하고 재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비디오카메라와 녹음기만큼 인간의 감각을 뚜렷하게 자극 하는 방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것에 발상의 전환을 이룬 연구와 그 결과가 나타났다.

    기계장치를 통해 재현된 감각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중간 매개체 없이 다른 사람의 감각을 바로 전달 받을 수 있는 기술이 연구 된 것이다. 이것이 완전하게 성공했다면 모든 미디어와 교육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명문대학생의 기억과 경험을 전달 받을 수 있다면 누구나 명문대생이 될 수 있다. 프로스포츠맨의 것을 받는 다면 누구나 운동에 능통해 질 수 있다. 별다른 수고 없이 다른 사람의 노력을 얻을 수 있다는 통속적이고 근시안적인 활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의 감각과 기억을 공유 할 수 있다면 인간과 인간은 서로 완전한 '이해'에 돌입할 수 있다.

    오해 하지 않는 이해, 조작되지 않는 공감, 다른 사람의 아픔과 기쁨을 완전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인류가 지구상에 발을 디딘 이후 단 한순간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세계평화라는 기적이 실현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적은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적이라 불린다. 한 사람의 길고 긴 경험과 기억 중에서 때어낼 수 있는 분량을 10초 정도의 기억과 감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 어떤 시도와 노력을 동원해도 그 10초의 시간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 했다. 상당히 많은 지식층과 석학들, 그리고 그들을 후원하는 대기업과 국가단체가 그 시간을 늘려 보기 위해 발악했지만 모두 엄청난 낭비와 적자를 끌어안고 주저앉았다.

     

    결국 이 '메모'의 추출과 삽입은 단순히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전락해 갔다. 그나마 그 활용은 아주 멋진 풍경이나 훌륭한 예술품을 감상한 기억을 조금씩 공유하는 정도였다. 이런 쓸데없는 기술 곧 사장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물건이 성인물의 새로운 판로가 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은 것처럼, 메모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성인물 유통을 촉발했다.

     

    "인터넷에서 보고 왔는데요. 품번 SXQ-54 다운 받을 수 있나요?"

     

    O방과 안O방 사이에 수줍게 자리 잡은 메모방에서 한 젊은 남자가 메모업자에게 조심스럽게 말한다.

     

    ", 손님. 다행이 아직 판매되지 않았습니다. 구입하시겠습니까? 그러면 2번 방으로 들어가세요."

     

    손님이 지정된 곳으로 들어가고, 기계의 연결과 준비가 완료되자 업자는 메모의 주입 버튼을 누른다. 고작 10초의 경험이지만 메모 하나의 다운로드가 완료되려면 20여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메모방의 단골인 남자는 느긋한 기분으로 다운로드 완료를 기다렸다. 필요한 시간이 흐르고 메모의 주입이 끝났다. 먼저 답답한 기분이 느껴진다. 만원전철 안이다. 자의반 타의반 몸이 비벼지는 사람은 대학생인 듯한 젊은 여자다. 조금 더운지 체취에 가벼운 땀 냄새가 섞여있는 것이 더욱 자극적이다. 이를 악문 듯이 색색거리는 숨소리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하반신과 손끝을 통해 느껴지는 여체의 감촉이다.

    남자는 지하철치한의 메모를 구입하여 다운 받았다. 이놈은 진짜 치한이다. 범죄자다. 이전에 이것과 유사한 것을 다운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메모는 지하철 치한이라는 설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여자를 만지는 감촉은 느껴지지만 지금처럼 불법을 저지른다는 팽팽한 긴장감은 없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단지10초 간 이기는 하지만 무도한 가해자의 더러운 폭력성이 완전하게 느껴지고 죄 없는 피해자의 공포를 똑똑히 경험할 수 있는 메모에 남자는 완전히 매료 되었다.

     

    한사람에게서 메모를 때어낼 수 있는 횟수는 단 한 번 뿐이다. 그리고 때어낸 메모는 변형이나 외곡은 물론 복제가 불가능 하다. 때문에 특이하거나 자극적인 10초의 경험은 제법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10초 동안의 성적 체험은 완전히 새로운 성인물의 판로를 개척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체험을 팔 수 있나 라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히 거리낌 없이 자신의 성생활의 파편을 팔아 넘겼다. 복제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번지는 것이 아니라 단 한명에게만 사용된다는 점이 판매자들에게 적지 않은 안심을 주고 있었다.

    평생 단 한번만 팔수 있는 것이기에 보다 자극적인 경험을 보다 비싸게 팔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다. 메모의 유통과 관리에 관한 법률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틈을 타, 비인도적이라 할 수 있는 기억의 매매가 폭증하고 있었다.

     

    '팝니다. 여자 아이돌 OOO과 키스 메모 팝니다. 200, 네고 없음.'

    '팝니다. OO여고 탈의실메모 팝니다. 가격 상담.'

    '팝니다. OO스파 여탕메모 팝니다. 30. 네고 가능.'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더 자극적이고 더 변태적인 메모를 찾는 K는 메모중독자였다. 메모방을 찾아다니는 것도 낭비라고 느껴 메모입력기를 구입하여 자기 머릿속에 직접 메모를 쑤셔 넣고 있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지만 불법은 아니다. 메모를 관리할 관련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팝니다. 무참하게 덮치는 메모. 가격상담.'

     

    메모 시장에서 특히 인기 있는 품목으로 성폭행을 저질러 체포되어 형량을 마친 녀석들이 종종 파는 물건이다. 어떤 멍청이는 아직 수사 중인 자신의 성범죄 메모를 팔았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한다. 그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메모는 법적으로 처벌을 다 받은 녀석에게서만 간간히 나오는 것인데다가 수요자도 엄청 많은 편이라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다.

     

    K는 단 한 번도 이 물건을 접해 본적이 없었다. 간혹 뜨는 판매 공지에 매달려 봐도 허탕 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이번 공지에 구입신청을 하면서도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즉시색색즉시공 이라 했던가. 마음을 비우고 신청한 입찰을 당당히 따내었다.

    판매자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택배를 기다리는 이틀이 억만년 같다. 파란색 나일론 조끼를 입은 택배원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택배 박스를 열고 메모 캡슐을 입력기에 장착하고 입력기를 머리에 쓰는 데 까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 제목처럼 무참하게 덮쳐봐라.'

     

    K는 잔뜩 기대하며 10초 간의 기억을 기다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우선 눈앞에 보이는 시선이 너무 낮다. 마치 기어 다니는 것 같다. 시야도 이상하다. 눈에 보이는 풍경은 분명히 밤이다. 그런데 눈앞의 풍경이 보인다. 뭐지? 야간 투시경이라도 쓰고 사람을 덮치는 건가? 그리고 이 감각. 모든 감각이 예리하게 느껴진다. 촉감은 발바닥 밑에 느껴지는 모래알갱이의 숫자도 셀 수 있을 지경이고, 후각은 눈앞에 보이는 비둘기의 각 부위의 냄새를 구별할 정도다. 비둘기? 왠 비둘기?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몸이 발사 되었다. 앞으로 뛰쳐나가는 순발력은 말 그대로 발사였다. 인간의 육체로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유연한 탄력. K는 믿을 수 없는 그 활력에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목표하고 달려든 비둘기의 모가지를 물어뜯는 순간, K는 이 메모가 인간의 기억이 아니라 고양이의 메모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참하게 덮치는 메모라더니 거짓말은 아니네.'

     

    인터넷거래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사기꾼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K는 화내지 않았다. 10초의 기억은 벌써 끝났지만 입력기를 벗지 못했다.

     

    완전히 폭발한 육체의 활력!

     

    K는 아니 인간은 이런 식으로 육체가 폭발하는 체험을 할 수 없다. 인간의 근육으로는 도움닫기도 없이 단 한 번의 도약으로 자기 신장의 10배에 가까운 거리를 단숨에 뛰어 넘을 수 없다.

    고양이는 사람의 한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작은 몸을 가진 주제에 100m7초에 달리는 속도로 움직인다.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순간이동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바로 사냥의 그 순간!

     

    포식자의 팽팽한 긴장과 폭발 그리고 사냥성공의 만족은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헐떡이며 입력기를 벗은 K는 자신이 팬티 속에 질펀하게 사정했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부터 K는 동네 길냥이들을 마구잡이로 모으기 시작했다.

     

    필요한 메모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메모를 추출할 때 그 기억을 강하게 회상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들에게 특정 기억을 회상 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메모를 추출했지만 쓸만한 것은 도통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메모를 추출할 때의 멍하니 앉아 있는 그 순간의 기억이 추출될 뿐이다.

    고양이가 미친 듯이 움직이는 역동성을 원한 K는 결국 메모를 추출하는 순간 고양이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을 시작했다. 엄밀한 동물학대 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아아아아아아아!"

     

    K가 입력기를 벗으며 비명을 질렀다. 지금 꼬리에 불을 붙여 날뛰던 고양이의 메모를 실행한 참이었다. 온몸의 모든 신경이 터질 것 같은 격렬한 몸부림, 마치 지옥을 날아다니는 듯한 발광의 절정을 마음껏 즐겼다. 미칠듯한 공포와 고통 그리고 더없이 순수한 분노와 증오의 경험은 뜻하지 행운이었다.

    고양이는 이 빌어먹을 짓을 저지른 것이 K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짐승들만이 품을 수 있는 차가운 한기서린 감정을 K는 인간의 몸과 정신으로 마음껏 즐겼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유기견이 메모를 사용한 적도 있지만 단 한번으로 그만 두었다. 고양이에 비해 감각의 예민함과 육체의 활력이 많이 부족한 탓이다. 더구나 인간을 향한 굴종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 조류를 이용한 적도 있다. 하지만 새대가리에는 메모를 추출할 만한 기억이 거의 형성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실험 끝에 K는 결국 고양이 마니아가 되고 말았다.

     

    고양이를 물속에 집어 던졌다.

    살모사 3마리가 있는 좁은 방에 고양이를 집어 던졌다.

    병아리 10마리가 있는 좁은 방에 일주일 동안 굶긴 고양이를 집어 던졌다.

     

    그래도 가장 많이 사용한 방법은 꼬리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때로는 불에 탄 고양이가 숨이 넘어가는 순간의 메모가 추출되기도 한다. 그런 날 K는 밤새 비명을 지르며 그 감각을 만끽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고양이 꼬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K가 아무리 조심했어도 K와 고양이에 관한 흉흉한 소문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경찰입니다. K. 잠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까요? 문좀 열어주세요."

     

    하루가 멀다 하고 고양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K의 아파트에 경찰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 했다. 최근 한동안은 메모 탐닉에 정신이 나가 뒤처리도 전혀 하지 않았다. 지금 K의 아파트 안에는 8마리의 고양이가 갖가지 방법으로 살해되어 흩어져 있다.

    8구여야 하는 고양이의 시체는 지금 24토막으로 나뉘어져 있다.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면 역겨울 수 있는 상황이다. K는 그제야 자신이 매우 곤란한 상황임을 깨달았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커진다.

     

    "K. 저희는 수색영장이 있습니다. 강제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전에 문을 열어주세요."

     

    소문뿐만 아니라, 부주의 하게 처분한 고양이 시체를 경찰이 확인한 모양이다. 명백한 동물 학대 죄. 벌금으로 끝날 수 있을 까? 설마 감옥에 갈까?

    더럭 겁이 난 K는 도망치기로 했다. 문을 강제로 열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저할 틈이 없다.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별로 높지 않다. 충분히 뛰어내릴 수 있다. 망설이지 않고 몸을 날렸다. 이제 몸을 뒤틀어서 가볍게 착지. ? 몸이 틀어지지 않아. ? ?

     

    고양이는 자기 신장의 20배에 달하는 높이에서도 가볍게 뛰어내릴 수 있다. 하지만 K는 그럴 수 없었다.

    출처 http://jooc.kr/contest/note.detail.html?nn=1003680
    굶주린상상력의 꼬릿말입니다
    제 출처로 초대 합니다. 와서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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