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은 2005년부터 해왔고, 좋은 게시물들을 스크랩하고자 08년에 회원가입하고
계속 눈팅하고 있었던 눈팅러 입니다. 게시글을 많이 올리지는 않았지만 그 와중에도
베스트 올라가면 뭔가 기분 좋아졌었고, 댓글에 반대 달리면 살짝 기분이 다운되기도
했었던 생각을 하니 뭔가 감회가 새롭네요. 근데, 지금은 스크랩을 전부 mht파일로
만들어 놓고 탈퇴버튼을 누를까 말까 하고 있습니다. 회원가입이 계속 되어있으면
여러 게시글에 올라와 있는 주장들에 대하여 댓글을 이렇게 달까 저렇게 달까 생각하다가
결국은 내 댓글 하나 더 다는 게 분탕질 치는 것 같기도 해서, 힘을 너무 많이 뺐네요.
가는 와중에 뭣하러 이런 글을 적느냐, 분탕종자 꺼져라, 뭔 눈팅러가 쓸데 없는 소리 하느냐
그런 댓글이 좌르륵 달릴 것 같긴한데. ㅎㅎ 지금 이 글을 적는 이유는 그냥 오유를 접으면서
개인적인 소회를 정리해볼까 하는 이유에서이지 오유가 변했다느니 실망했다느니 그런 잡소리 늘어
놓을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히 오유가 바뀐 건 맞는 것 같아요.
물론 그 방향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긍정적이다 말할 수는 없지만요.
혹시 수년전 '혹만이'라는 유저 기억하시는 분 있나요? 오유 타이틀 배너 예쁘게도 만드시고
약빤 짤방으로 달리셨던 분 이셨는데, 그 때는 닉언급도 되고, 약간인지 아닌지 어차피 신경쓰지도
않았었지만, 친목도 있었었죠. 지금처럼 닉언죄, 네임드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반감도 없었던 시절
이었고요. 콜로세움은 있었지만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반박글에 반박글이 더해지던 게
아니라, 댓글이 주르륵 달리면서 콜로세움이 이루어졌었죠.
근데, 지금은 오유가 많이 커지긴 커졌나봐요. 하루에 올라오는 베스트글만해도 십몇페이지가 되고,
(수년전에는 베스트글 페이지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었던 걸로 기억되네요.)
많아진 베스트 글만큼 목소리도 다양해 졌네요. 뭔가 수위도 쎄졌구요.
이렇게 바뀐 와중에도, 오유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계속 들어올 수 있었던 건,
다른 커뮤니티들이 조롱하고 비웃을지라도, 그 특유의 선비기질 때문이었어요.
제가 정의하는 선비기질은 사실 '예의바름'과 '관용'이에요. 사실 답답하게 존댓말하며 토론하는 것보다
시원하게 지르고 저격하고 욕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긴해요. 하지만, 다른 사이트가 뭐라그래도,
오유 특유의 존댓말 사용과 댓글 달 때의 배려가 오유 내에서 여러가지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원동력 이자 오유를 이만큼 크게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 장점이
오유가 커진만큼 사그라들고 왜곡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가지 목소리와 시원함이라는 특성이 대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근데, 저는 적응이 좀 힘드네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저격과 재저격, 단 하나의 댓글로 인한 차단, 게시글내의 콜로세움이 아닌
베스트 게시판 자체의 콜로세움화. 이런 것들을 접하고 있는 게 정신적인 진을 빼는 것 같아요.^^;
운영자님 비난 글이 이렇게 올라오는 것도, 일 열심히 하셨던 살렘옹님에게 날선 비난을 던지거나
거기에 대해 한마디 한 유저에게 욕까지 달리는 상황이라던지, 댓글하나 여시에 유리하게 적어놓아서
거기에 대한 해명을 듣지도 않고 바로 차단되는 분이라던지.....
다 총하나씩을 쥐고 여기서 총을 쏘면 저기서 총을 쏘고 저기서 화를 내면 여기서 삿대질하고,
뭔가 감정이 격해져 있는 모습이에요. 물론 전시상황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렇게
변화되어 있는 상태는 계속 유지될 것 같네요.
아, 물론 이게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가진 특성이라는 것도 알고, 그 것이 부정적이다 긍정적이다
이야기할 생각은 없어요. 서두에도 적어놓았다시피 달라지고 있는거지 틀려지는 건 아니니까요.
여타 커뮤니티 사이트 처럼 되어가고 있는 거죠. 그게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변화되어
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고, 물살에 몸을 맡기기 싫으면 물에서 나와야 하는 것처럼
저는 정말 유머글이나 보는 눈팅러가 되려구요. 이 글을 쓰고 나면 탈퇴버튼을 누르겠네요.
하지만 한가지는 꼭 말하고 싶었어요. 모니터 앞에 사람있다는 말이요.
날선 댓글, 직설적인 비난을 달기 전에, 전송키를 누르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하구요. 그렇게만 한다면, 쓸데없는 콜로세움과 저격은 줄지 않을까요? 오유에 와서 상처받는
사람들도 줄 테구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쨌든 뻘글 죄송함다.
1줄 요약 : 사람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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