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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743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1720
    IP : 198.211.***.7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8/02 21:50:54
    http://todayhumor.com/?panic_89743 모바일
    [오컬트학] 산속 마을
    산속 마을

    전남친은 아랫 지방의 어느 산속 마을에 살고 있었다.
    여덟 마을 정도가 있었는데,
    수도가 깔려 있어서 물이 나오는데도 다들 우물물을 마시며 지내는 물과 공기가 맑은 동네였다.

    가을 연휴에 전남친을 따라 전남친 고향에 한 번 가봤다.

    내가 갔더니 마을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나오더니
    "네가 누구누구 여자친구냐~"라며 인사를 건넸다.
    뭔가 사람 냄새 나는 곳이구나 생각도 했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산에서 가장 가까운 집은 논두렁길 가에 있는 농기구를 넣어두는 작은 오두막 같은 집이었는데
    거기서 어느 여자가 나왔다. 그것도 눈 돌아갈 정도로 예쁜 미인이.
    진홍색의 나들이옷도 잘 어울렸다.
    넋이 나가서 보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 여자더러 썩 돌아가라며 윽박을 질렀다.
    여자는 깔깔 웃더니 산 속으로 들어갔다.
    왜 저런 화려한 나들이옷을 입고서 산에 들어간 건지 알 수 없었다.
    남친에게 물어봤지만 답해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남친은 집에서 산에서 놀던 때 이야기와 산 어디에 뭐가 있나 다 안다며 자랑을 하길래
    다음 날 산에 안내해 달라고해서 같이 가보았다.
    버섯이 난 곳과 늪에 간 것도 재밌었지만
    산 깊은 곳에 확 트인 곳이 있었는데, 조금 높은 흙산이 보여서
    "저기는 뭐야?"라고 물었더니
    "저건 아무 것도 아니야"라며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걸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나들이옷을 입은 여자가 깔깔 웃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도망치려고 했는데 저 여자 정체도 궁금해서 미처 도망치지 못 했다.
    여자는 흙산 위에 서서 깔깔 웃으며 날 쳐다봤다.
    자세히 보니 흙산 위에 돌로 만든 우물 같은 게 보였다. 아마 우물이 맞았을 거다.
    깔깔 웃으며 그 우물 안에 침을 탁 뱉았다.
    우물에 침을 뱉는 건 너무 비도덕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 자리를 그냥 벗어나려고 봤더니.. 남친이 안 보였다...

    그 여자는 깔깔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무서워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냉정한 판단으로 도망쳐봤자 조난 당할 게 뻔하다.
    (산이 겹겹이 있었는데, 꽤나 깊은 곳까지 들어갔었다)
    썩 내키진 않지만 저 여자에게 말해서 마을까지 데려다 달라고 해야지 생각했다.
    무척이나 무서웠지만, 나 스스로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는 게 의외였는지 순간 멈칫하는 게 보였다.
    그 멈칫하는 모습이 너무나 평범해 보여서, 되려 마음이 침착해졌다.
    "죄송한데요, 남자친구가 어딘가 가버린 것 같아요. 길을 모르는데 같이 마을까지 좀 가주세요"
    라고 부탁 했다.
    여자는 다시 깔깔 웃더니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
    찌르기라도 하면 어쩌지 생각했지만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돼. 납치당하거든. 여기서 늪까진 갈 수 있어?"라고 속삭였다.
    "늪까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더니
    "지금 이 시각이면 늪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 사람이 석탄을 굽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늪을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가"
    라고 했다.
    말투가 호탕하니 시원시원하길래 나도 모르게
    "같이 좀 가주세요. 저 무서워요"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안 돼. 난 할 일이 있으니까.
     나랑 이야기했다는 건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뒤돌아보지 말고 쭉 가"
    라는 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늪까지 갔다가, 늪 길을 따라 산을 내려가니 정말 연기가 보였고
    연기를 따라가보니 석탄 만드는 오두막도 있었고 할아버지가 거기 계셨다.
    무뚝뚝한 게, 할아버지가 훨씬 더 무서운 느낌이 들었지만
    어쨌든 감사하게도 마을까지 같이 내려가주셨다.

    길을 가며 그 여자에 대해 물어봤지만 거의 대답해주지 않으셨다.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코게'를 섬기고 있네.
     네가 대신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구만. 잘도 무사히 돌아왔네 그랴"
    라고 하셨다.
    남자 앞에 '코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같이 가면 안심된다며 마을까지 같이 가주었다.
    마지막으로 네 남친은 어디 갔냐고 물으시길래
    절 두고 도망쳤어요라고 답하며 웃었더니
    "쯧쯧 노랭이가 아니면 못 쓰겠구만"라고 중얼거리셨다.
    남친 집에 도착하니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노랭이와 코게가 뭐냐고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딱 잡아떼며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그 후 그 여자는 보지 못 했고, 저는 우리 집으로 돌아왔고..
    걔랑은 헤어져서 그 후 이야기는 모르겠습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90134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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