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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641
    작성자 : ablin234
    추천 : 15
    조회수 : 3259
    IP : 121.165.***.207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6/07/29 17:00:02
    http://todayhumor.com/?panic_89641 모바일
    [실화] S대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겪은 일
    안녕하세요~ 오유에 공게 보러 많이 오는 유저입니다 ㅎㅎ

    저는 귀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고, 살면서 가위도 많이 눌렸습니다. 가위 눌리면서 무서웠던 적은 없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읽고 불 켜놓고 잔 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엄청 무서운 일은 겪은 적은 없습니다만, 단 한 가지 불가사의한 일은 겪은 적이 있어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지난 겨울에 수원에 있는 S대 근처에서 친구를 만나 놀고 있었습니다. 
    코인 노래방에서 놀다가 떡볶이를 먹고 집에 오려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왔습니다. 
    매운 것을 먹으면 배가 좀 아파지는데, 찬 바람까지 쐬는 바람에 악화가 된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급한 불은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끄고, 집에 가려고 버스 타는 곳 까지 걸어가는데, 다시 배가 아팠습니다.
    그래도 한 번은 갔으니까 집에 가는 30분 동안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근처에 있는 화장실은 지하에 위치한 으스스한 공중화장실 뿐이었습니다.

    S대가 어떤 곳인지 아시는 분은 그 공중화장실 구조를 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공중화장실의 위치는 참으로 특이했습니다. 
    제가 걷던 길에서 빙빙 둘러진 계단을 내려가 그 아래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지대 높낮이가 달라 제가 걷던 길에서 보면 화장실의 꼭대기? 지붕이 보이는 그런 구조에 으스스하고 어두워서 왠지 더러울 것 같다는 생각... 등등 여러 생각을 하니 별로 가고 싶지가 않아 일단 지나쳤습니다.
    하지만..몇 발자국 안 가서 배가 넘 아파서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니 생각보다 냄새도 안 나고 휴지도 있었고, 세면대도 깨끗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칸에 불이 안 켜져 있어서 고장났나 했더니 들어가면 불이 자동으로 켜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어쨌든 깨끗한 화장실에 왔으니 나름 여유롭게 오유도 눈팅하면서 일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직직 끄는 발소리와 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옆 칸에 문 여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옆 칸 불도 타타다닥 소리를 내면서 환하게 켜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스파이 영화 뭐 이런 걸 봐서 옆 사람이 수상한 사람이면? 하는 상상을 좀 합니다.

    괜히 그런 상상 혼자 또 시작하고 있는데

    옆 칸에서 불이 켜진 뒤로 ... 아무 소리가 안 났습니다.
    그 화장실에 저 혼자만 있는 것처럼 엄청 고요했습니다.
    문 잠그는 소리도, 변기에 앉는 소리도 안 났습니다.

    발소리는? 문 여는 소리는? 

    하면서 혼자 멘붕오다가 상상이 발전해서

    지금 문 붙잡고 기다렸다가 나오는 나를 납치해서 인신매매 하려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고요히 뒤처리를 하고, 카메라를 셀카모드로 켜서 위를 비춰봤습니다.(영화의 영향)

    혹시라도 그 사람이 변기 위에 서서 나를 보는 건 아닐까 해서요..

    그런데 다행히 아무도 절 보고 있지 않았고, 저도 대비책이 있어야지 싶어서, 화장실 문 따기 전에 밖에 기다리는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나 지금 S대 근처 공중화장실이야. 그 지하도 진입하는 곳 근처 있잖아.아무튼 지금 나가려고" 하면서 제 위치를 알리고 그나마 갖고 있던 흉기였던 열쇠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주먹쥐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옆 칸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도 꺼져있었습니다. 아깐 분명히 켜져있었는데..ㅠ_ㅠ

    그래서 후다닥 손을 씻고 나오면서 친구한테 나말고 다른 여자 들어오는 거 못 봤냐고 물었더니

    "남자들만 두 명 왔다감"

    이랍니다.

    일단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당시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인신매매단이었다면 -> 전화, 열쇠 등 내 나름의 대비책으로 내 자신을 지켰다는 자부심이 컸었을 것 같고..
    귀신이었다면 -> 신기하다. 처음이다.

    이었습니다.

    가끔 공게 글 보고 무서워서 불 켜고 자는 적도 있는 걸로 봐서는 제가 귀신을 안 무서워하는 사람은 아닌데 아직도 별로 무섭지 않았던... 나름의 미스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발소리, 코 훌쩍이는 소리, 문 여는 소리, 불 켜지는 소리. 그리고 불 켜지는 것 까지도 봤지만
    뭐 그렇습니다... 흔적없이 사라진 그 사람....이 아닌 것?

    제가 글재주가 없어 재미나게 못 써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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