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민속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과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민속학은 기본적으로 오래된 이야기를 채록하러 돌아다니는 일이 많습니다.
요괴에 관한 이야기나 괴담 같은 것도 소중한 자료로 수집하게 되죠.
하지만 대개 시골 어르신들께 [혹시 무서운 이야기 아시나요?] 라고 물어보면 [모른다우.] 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다만 그래놓고 이야기를 얻어듣노라면, 이야기 하는 분은 무섭다고 안 느끼지만 실상은 무서운 이야기가 꽤 나온다고 합니다.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지는 잊어먹었지만, 선배가 어느 산에서 숯구이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부탁했었다고 합니다.
[산에서 나무를 베다가 그만 길을 잃어서말이야, 어느 오두막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우. 이런 곳에 오두막이 있었나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리니까 웬 할머니가 한분 나오시더라고.]
선배는 산할매 요괴 이야기인가 싶어 잠자코 들었다고 합니다.
[자고 있는데 말이지, 그 할머니가 표고버섯 양식장에 있는 통나무 같은 거에 밥을 먹이고 있더라니까. 통나무 위에 입이 뚫려있어서 쩝쩝대며 밥을 먹는데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
오싹해진 선배가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라고 묻자, 할아버지는 [아침에 그냥 돌아왔어.] 라고 말할 뿐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