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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8954
작성자 :
국화
추천 :
249
조회수 : 13273
IP : 211.220.***.254
댓글 : 2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5/12/21 21:58:05
원글작성시간 : 2005/12/21 12:49:45
http://todayhumor.com/?bestofbest_8954
모바일
☆친구의 결혼선물 가슴이 찡하네요
친구의 결혼 선물)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 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 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 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 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 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 철환이 너와 함 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을 너 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 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 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 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 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 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 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 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 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 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 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 데 서서......
(회사 계시판에 있던건데.. 가슴이 찡하네요.. 친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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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2:56:38 61.7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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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3:03:34 218.53.***.154 두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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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3:09:42 211.228.***.110 차R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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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1 13:33:05 220.7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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