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7대 대선 때 지역선거관리위원회(광역시 구위원회)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었고 선거 때 마다 투표지분류기를 다루는 업무를 했습니다. 그 업무라는 것이 중앙선관위에서 내려오는 프로그램들을 시스템에 설치하고 분류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작업 등이죠. 물론 선거일날 분류기로 실제 개표 작업도 했고요. 저는 재작년까지는 투표지분류기에 의한 선거부정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죠. 왜냐하면 분류기로 개표가 끝나는 게 아니라 검표 작업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분류기로 장난 쳐봤자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대단히 짧은 생각이었죠. 그 때는 일반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명감을 너무 높이 평가했던거죠. 개표사무원들이 뭐 그렇게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겠습니까. 그 사람들은 무슨 특별한 자격이 있어서 그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그 지역에서 선거운동에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 중에 그냥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개표 근무에 대한 수당이 꽤 좋기 때문에 주로 그 지역 선관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지인들이 많이 참여하게 되죠. 개표사무를 얼마나 잘했는가를 평가해서 그 결과에 따라 수당을 다르게 준다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어떻게 일하던지 간에 수당은 똑같이 나옵니다. 거기다가 개표는 주로 새벽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죠. 밤이 늦어지면 집중력은 자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박근혜의 당선 유력 방송은 개료 근무 의욕을 더욱 확실히 떨어뜨렸다고 봅니다. 자기가 엄격하게 해봤자 뭐가 달라지냐는 심리가 발동되는거죠. 자, 정리하면 개표사무원의 근무 의욕은 다음의 요인들로 완전히 하락합니다.
[밤늦은 시간 피곤함] + [고정된 수당] + [사실상 확정된 선거 결과]
사실 이건 개표참관인 의욕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표로 분류한 투표지 100장 중에서 타후보의 표(혹은 무효표)가 1~2장 쯤 섞여있는 걸 발견해주길 기대하긴 힘듭니다. 심지어는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수정하는 절차가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거 수정한다고 어차피 대세가 안 바뀔꺼니까요. 그러나 만약에 거의 마지막까지 박빙으로 개표가 진행된다고 상상해봅시다. 참관인들은 훨씬 예민해질꺼고 개표장에 긴장감이 감돌게 됩니다. 개표 중에 조작이 들킬 위험성이 훨씬 커지는거죠.
따라서 박근혜의 당선 유력 사실이 빠르게 발표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시간 역전 현상은 이 발표를 최대한 빠르게 할려고 무리하다보니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지지율이 높은 지역들의 결과를 최대한 시간을 땡겨서 발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도단위나 전체단위에서 역누적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조작세력은 개표 이후에 이 현상이 의심받을 것을 각오했을 겁니다. 하지만 범죄현장이 사라져버린 후에 부정을 명백하게 증명하기란 아주 힘들꺼라고 계산했을 겁니다. 개표 도중에 의심받는 게 훨씬 더 곤란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당선을 못박고나면 그 후에는 그 힘으로 모든 걸 뭉개고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을 겁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이번 선거에서도 개표부정이 발생한다면 그 떄와 비슷하게 진행될 꺼라고 봅니다. 개표초반에 안철수가 크게 앞서나간다면 99% 개표조작이라고 생각해야합니다. 개표사무원 및 참관인의 성실 근무 의욕을 확 떨어뜨리려고 하겠죠. 개표장을 잘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발표를 감시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1. 방송에서 초반에 발표하는 지역의 결과가 실제 결과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합니다.
2. 문재인이 유리하게 나온 지역은 일부러 발표를 미루고 있는 거 아닌지 봐야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개표가 끝나기 전 최대한 빠르게 의혹를 제기하고 증거를 보존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