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순간적으로-
문자기록을 증거로 남기면 안되겠다 싶어 거짓말을 했지만
소용없지 싶다. 더 치밀했더라면 좋았을것을.
더 치밀했다면 폰번호를 바꾸거나 다른 곳에서 했을텐데.
내 전화번호와 주소를 저장해놓았거나 아직 기록이 있을텐데.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집이나 앞동 주소로 불러주고
밖에서 유인할까?
근데 유인해서 뭘 어쩔셈인가.
어떻게 자백을 받아내고 보상을 받아내지?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가슴이 쥐어오듯 답답하다. 한심한 인간...
- 예에~ 여보세요~ 주소 불러주세요~
결국 주소 그대로를 불러주고 말았다.
할 수 없다.
내 전화번호가 이미 기록에 남아있을테니.
- 예에~ 목요일 2시에 갈께요~
아는건가 모르는건가...
알 수가 없다.
이틀 후다.
아무런 대책없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틀 후다.
처음엔 그냥 감금시키고 폭언을 하고 폭행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해야 하나 싶은
그런 감정이 들었다.
내 상황을 그런 식으로라도 풀어버리고 싶었다.
그래야
속이
후련해질 것만
같았다.
-어서오십시오. oo은행입니다.
(스르륵)
현금서비스 가능금액 : 2,100,000원
(드르르르르르르르륵)
자,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는 3가지다.
1.
현금 70만원을 책장에 꽂아놓고
-아주머니, 책장을 거실로 옮겨주세요.라고 한달 전과 같은 상황을 만든다.
아줌마가 돈 봉투를 발견하는 순간, 현장을 덮친다.
2.
가짜 cctv를 설치해놓은 후
다 녹화되었다며, 훔친 거 봤으니 돈 내놓으라고 한다.
아. 진짜 cctv 캠을 설치해서 1.상황에서 빼도박도 못하게 만든다.
3.
자잘한 생각들은 많이 들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모자란 생각이 든다.
실패확률이 더 크다.
저녁 9시 45분.
내일 아침 9시까지 생각해내야해.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