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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고백할게 있습니다.
[그는 잠시 입을 우물거렸다.]
나는 오늘 당신을 죽일겁니다.
알다시피, 나는 그동안 당신을 무던히도 괴롭혀 왔습니다.
이제 그 결말을 낼 때가 온거죠.
[후.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를 비난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괴롭힘 받아 마땅했습니다.
아마도, 그럴겁니다. 주위 모든 이들이 그렇게 말했으니까요.
학창 시절 같은 반이었던 A, 대학 시절 만난 나의 옛 애인 B도, 말입니다.
그러니, 나를 비난하지 마십시오.
[그는 한참을 무언가를 우물거리다, 고개를 들어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처음부터 당신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비난 할 때에도,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조금 안쓰러워진 나는, 당신에게 변화를 강요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당신에게, 실망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시작이었을겁니다.
바뀌지 않는 당신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당신을 학대하기 시작한 것은.
...
그리고 당신이 대학에 갈 무렵, 당신은 새로운 시작을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당신은 적잖은 인연을 접했습니다.
친구, 연인, 스승.
당신은 잠시나마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네, 아마 1년 정도 였을겁니다.
당신을 특히 심하게 괴롭혔던 C가, 편입되어 입학해온것은.
왜 입니까?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이제 다르다고, C가 기억하던 자신은 이제 없다고.
왜 당신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당신이, 침묵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여기까진 오지 않았겠지요.
...
왜 아무 반응도 하지 않습니까?
모르시겠습니까? 당신은 이제 죽습니다.
이것이 당신의 종말입니다.
더 이상 나아갈 곳은 없단 말입니다.
...
당신은 여전히 침묵하는군요.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괴롭힐 때에도,
대학교에서 새로운 인연과 기회를 얻었을 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당신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는 탁자위에 올려진 권총을 집어들었다.]
하하하.
당신을 증오합니다.
...
[남아있는 것은, 한 구의 시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