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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263
    작성자 : 초왕사자
    추천 : 21
    조회수 : 1938
    IP : 115.93.***.242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7/15 19:13:44
    http://todayhumor.com/?panic_89263 모바일
    [단편] 우주의 끝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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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끝
     
     
     
     
    “우주는 끝없이 광활하다.
    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우주파일럿 K는 중얼거리며,
    레이더를 켰다.

    우주의 끝.

    분명 그렇게 부를만한 곳에 곧 도착한다.

    4000년 전 우리는 우주로 진출했고,
    3000년 전 [워프 항법]이라는 구식 기술의 개발로
    과거 우리의 모성이었던 지구라는 행성이 포함된
    JQA-000-0001이라는 은하계의 끝을 확인했다.
    고작 10만 광년짜리 작은 은하였지만.

    1000년 전 [다단 워프 항법]이라는 항법이 개발된 후 
    우리는 눈에 보이는 은하계 모두로 발자취를 넓혔다.

    이 [신 초 압축 워프 항법]이 개발된 지금은 내가,
    우주의 끝의 최초로 탐색하게 된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뭘 혼자 중얼거리는 거야?”
    J가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아, 물론 이 [암스트롱]호에 탄 건 나 혼자만이 아니다.
    우주 정복 시기에 다양한 외계 생물과 만나면서
    우주 탐색은 반드시 10인이 동반해야하는 
    오래된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이 비행실력도 형편없는 9명을 데리고 가는 중이다.

    이제 100타셀... 
    음, 그러니까, 과거 지구의 시간으로 말하자면..... 1시간 정도?
    1시간 정도면 우주의 끝에 도달한다.

    우주의 경계선 쪽은 별도 없이 검은 암흑만이 포착된다.

    [우주의 끝] 은 과거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왔던 문제다.
    과연 끝이 있는가?
    끝이 없는 물건인 존재 할 수 없으므로 끝은 있다고 보는 게 적합하겠지.
    그럼 과연 그 끝은 어딘가?
    그리고 그 끝 너머는 무엇이 있는가?

    인류가 우주로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계속된 물음이었다.

    최근에야 우주의 끝은 있고 그 끝 밖은 [공허]라는 게 대세이지만.

    뭐, 어쨌든 이제 1시간, 아니... 음.. 50분후면 우주의 끝에 도달한다.

    “이 첫걸음은 한 인간에게 있어서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 있어서 커다란 첫 도약입니다.”

    “지랄하네.”
    J가 비웃으면서 다시 뒤로 넘어갔다.

    웃으라지, 니들은 못 느끼겠지만, 난 지금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고 있거든.

    10분...
    우주의 끝이 10분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도 레이더와, 초 센서 등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만이 표시된다.

     
    5분.
    우주의 끝은 어떤 느낌일까?
    딱딱할까? 아니면 그냥 공허로 사라지는 걸까?
    [암스트롱]의 내구성은 충분한가?
     

    1분.
    [워프항법이 종료됩니다.]

    레이더와 초 센서에 집중하며,
    [신 초 압축 워프 항법]이 종료되는 [닐]의 안내를 들었다.

    “[닐] 우주 벽까지 도착시간을 계산해줘.”

    [우주 벽까지 도달시간은 1.121타셀 입니다.]

    “아니, 지구시간으로.”

    [지구시간으로 36초, 35초, 34초 입니다.]

    “계속 카운트다운 해줘”

    [20초. 19초....]

    초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른 팀원들도 각자 자리에 앉아 레이더와 초 센서를 보고 있었다.

    [10초, 9초, 8초,...]

    여전히 센서에는 공허만이 표시된다.

    [2초, 1초.]

    [쾅!!!!!]

    갑자기 전달된 충격에 [암스트롱]이 심하게 흔들렸다.
    자동 충격 방지 장치도, 장해물 자동 제거 장치도, 충돌 방지 실드도
    아무것도 동작하지 않았다.

    K는 서둘러 로봇팔을 링크시켜 우주 벽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딱딱했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탐지하지도 못했지만, 딱딱한 표면만은 만져졌다.

    예상치 못한 문제다.

    어떠한 경계가 이렇게 물리적인 형태로 있을 줄은..

    내부에서는 회의가 이루어진다.

    [경계를 부수어 본다.] 는 급진파와,
    [경계의 성분을 분석한다.]는 온건파가 맞섰다.

    한동안 각을 세우던 논쟁은 오히려 쉽게 결론이 났다.
    현재 가지고 있는 어떠한 장비로도 경계의 분석은커녕,
    장비에 표시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석한다는 쪽은 경계를 부수어 
    그 잔해를 수거해 분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경계를 아주 작게 절개 해보기 위해 
    우리가 탑재해온 모든 장비를 동원하였으나, 표면에 상처를 줄 수는 없었다.

    [닐]에게 맡긴 계산에서는 
    [차원방자포]를 압축하여 1루셀 즉 지구단위 0.001mm로 집적하는 게
    이 [암스트롱]호에서 해볼 수 있는 최대한이라는 결론을 받았다.

    곧 기계팀과 무기팀은 서둘러 작업에 착수했고,
    자원팀과 탐색팀은 구멍을 통해 탐색하려는 작업을 서둘렀다.

    나?

    난 조정수다. 여차하면 최대속도로 후퇴할 준비를 가다듬었다.

    [발사합니다.]
    [닐]의 안내와 동시에 빔은 발사 되었다.
    “앗!!!”
    “됐어!!!”

    무기팀과 탐색팀은 동시에 소리 질렀다.
    우주의 벽에 1루셀 단위의 구멍이 남과 동시에 그 너머가 탐색되었기 때문이다.

    밝은 빛은 새어 나오는 건 일반 센서로도 탐지 가능했다.

    “어.. 어??? 이건?”

    우주팀은 벽 너머의 초 센서 영상을 보고 그 자리에 굳어갔다.
     
     
     
     
     
    호기심에 조종석 제어해서, 탐색팀 레이더를 전체 모니터로 옮겼다.

    초 센서를 최대로 축소한 영상에는

    화면 가득, 
    거대한 안구를 가진 무언가가 우리 우주를 조심스레 들여다보고 있었다.
    초왕사자의 꼬릿말입니다
    아마도 아시겠지만, 맨인블랙 1의 오마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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