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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역에서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몇은 감기에 쿨럭이고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한 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 주었다.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모듀들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모두들 알고 있었다.오래 앓은 기침소리와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속에서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그래 지금은 모두들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자정 넘으면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잎의 차장을 달고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한 줌의 눈물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 곽 재 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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