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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159
    작성자 : 초왕사자
    추천 : 15
    조회수 : 1466
    IP : 115.93.***.24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7/11 20:59:09
    http://todayhumor.com/?panic_89159 모바일
    [단편] 괴물(Monster)
    옵션
    • 창작글
    괴물

     
     
     
     
    “목표, 좌현으로 이동합니다.”
    “5인치 박아 넣엇!!”

    “마크45 발포!”
    “마크45 발포!!!”

    [투두둥!]

    [퐈아악!!]

    “목표, 상탄 2클리크 하향으로.”

    “마크45 발포!”
    “마크45 발포!!!”

    [투두둥!]

    [퐈아악!!]

    “목표, 잠항합니다.”

    “빌어먹을!!”
    “젠장!!”

    곳곳에서 탄성과 욕설이 들려왔다.

    함장인 P도 조용히 속삭였다.
    “개 같군.”
     

       ***  

    버뮤다 삼각 지역인근 해역에서 훈련 중인 
    구축함 ‘알레이버크‘에게서 긴급 타전이 온건 이틀 전 아침이었다.

    그리고 놈을 만난 건 어제 자정이었다.
    야간 조명과 서치라이트를 받으며

    ‘알레이버크’를 휘감아 으스러트리는 놈을.

    즉각 공격을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이 지켜보며 분노만 삼켜야 했다.
    ‘알레이버크‘와 붙어 있는 것도 그렇지만, 이상 자기장 탓인지, 
    레이더나 소나가 다 먹통이었다.

    첨단 무기를 가득 실은 ‘마이클 머피’의 함장인 P는 수동으로라도 쏘길 원했지만,
    발사한 어뢰마저 목표를 현저히 빚나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윽고 ‘알레이버크’는 침몰하고, P는 사격가능한 모든 무기를 때려 꽂았지만,
    모두, 어이없이 빚나가고,

    그 놈이 잠수하며 생긴 소용돌이는 함에서 탈출하여 뛰어내린 승무원을 
    물귀신처럼 같이 감고 들어갔다.

       ***

    그 후 놈을 추격하며 지금까지 3번을 마주쳤지만, 변변한 공격한번 못해본 참이다.

    처음에는 분노에 휩싸였을 때, 
    두 번째는 본대와 연락을 하기위해 자기장 지역을 벗어나려고 할 때,
    세 번째는 밤새 주변에 출몰하여 잠을 못 자게 만든 뒤였다.

    승무원중 그림을 잘 그리는 하사를 시켜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 놈의 
    몽타주를 그리게 했다.

    ‘희고 긴 몸’
    ‘삼각형의 큰 머리’
    ‘길이는 약 30m'
    '발칸이나, 포격에 직격한 상처가 머리 바로 밑에 있다.‘
    ‘물 밖으로 나올 땐 마치 고래가 뛰어 오르듯 물위로 20m는 불쑥 솟아오른다.’
    ‘물밑으로 들어갈 때도 머리가 가장 늦게 들어간다.’
    ‘눈이나 입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조합해 봐도 이 뱀처럼 긴 놈은 지금까지 발견된 생물체는 아닌 듯 했다.
    이미 승무원들 사이에는 [괴물(MONSTER)] 이라 불리고 있었다.

    두 번째 조우에서 우리는 그놈에게 발칸을 먹여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조우에서는 5인치 포인 마크45를 머리 바로 밑에 맞을 듯 했다.

    하지만 물 밖으로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죽지는 않은 듯 했다.
    다음번 조우에는 명중시킬 수 있으리라.
     
     
      *** 

    그런 생각을 하며 함장 석에 기대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 순간.

    “목표, 전방 1km 지점에서 육안 관측!”
    “목표, 전방 1km 지점에서 육안 관측!”

    관측병의 급한 무전이 잠을 밀어 냈다.

    “전 대원 전투준비!“

    전투준비를 호명하기도 전에 이미 전의에 불타는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목표, 부상 합니다.”

    “전포 발사!”

    관측병의 외침과 동시에 사격 개시를 호명했다.

    “전포 발사!”
    “전포 발사!!!”
    “전포 발사!!!”

    각 승무원은 복명복창하며 일제히 괴물에 대해 사격을 개시했다.

    [투두둥!]
    [투르르르르르륵!]
    [푸슈우욱]
    [콰광!!]

    함에서 사용가능한 모든 무기를 일제히 쏟아 부었다.

    “목표, 명중!!”
    “목표의 머리가 날라 갔습니다!!!”

    관측병의 목소리에는 승기에 대한 강한 희망이 녹아 있었다.

    “이야!”
    “됐어!!!”
    “개자식!! 꼴좋다!!” 

    전투 지휘실은 승무원의 환호성이 울러 퍼졌다.
     
     
      
     
     
    조타수가 외칠 때 까지.

    “수, 수면이 상승합니다.”

    굳이 조타수가 외치지 않아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다는 아까와는 10m 높은 곳에 있었다.
    아니, 이제는 30m는 더 높았다.

    주변의 바다가 같이 상승하다니? 수중의 화산이라도 터진 건가?

    “전속 후퇴한다!”

    급한 목소리로 내뱉은 P의 일갈은 승무원의 웅성되는 침묵을 깨트렸다.

    “전속 후퇴!”
    “전속 후퇴!!!”
    “기관실!!, 최대속도로 후퇴하라!!!”
    “최대 속도 후퇴!!!”

    승무원들의 외침이 이어지며 함대는 엄청난 속도로 후퇴를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착각을 한 것뿐이었다.

    함대는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미, 몇 백 M 아니, 몇 KM는 상승해 있었다.

    떨어지는 함대에서 P는 창가에 기대 솟아오르는 [괴물]의 머리 잘린 몸을 보았다.

     
     
     
     
     

    아니, [괴물]이라고 생각한 거대한 더듬이 한 쌍을....

    초왕사자의 꼬릿말입니다
    당직이라 퇴근 순찰전에 잠깐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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