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 드디어 대망의 추석이 다가오네요. 저는 추석 동안 천천히 읽지 못하고 쌓았던 책들을 읽을 생각입니다. 어째든 그런 이유로
가족 소설을 한번 이야기 하려 합니다. 특집은 2부로 준비 되어있습니다. 한국 소설과 일본소설. 여전히 한국과 일본이지만 가족에 대한 의미와 부여를
가장 확실하게 하는 나라가 있다면 저는 동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소설은 제가 잘 안읽어다보니 이렇게 됬네요.)
그래서 더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 혹은 그리움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소설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억지같지만요. 어째든 이야기 시작합니다.
1. 고령화 가족 - 천명관
드디어 천명관 작가를 소개하는 날이 오는군요. 저는 이 작가의 책을 추천 할때 이런 말을 꼭 남기고는 합니다. 박민규의 유머를 받아 칠 것 같은 작가.
그만큼 유머러스함 과 방대한 서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려져서 책을 너무 잘 써내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로얄드 달과 천명관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은 말도 되지 않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것 같은 설정들로 이루어진 가족에 애정과 끈끈한 정을 담은 유머 소설 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하루만에 읽었습니다. 책의 두께가 좀 있습니다. 그런데 책 두께에 겁을 먹지 않아도 됩니다. 책이 그만큼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묘사와 행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말투나 캐릭터의 색깔이 정확해서 더 좋았습니다. 이 소설은 가족이 갖는 힘과 잃어버렸던 사람 냄새가 소설 속에 배여서 향수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캐릭터 나이가 중년을 넘었지만 느껴지는 유치함에 웃고, 속에 쌓았던 감정과 슬픔과 애정에 우는 마치 한편의 통속 소설을 보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이라는 소재의 중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족 소설을 몇 편 보면서 언제나 비슷한 형식과 부모의 무게 그리고 자식의 미안함이 결국 해피엔딩이라는 결말 아래에 끝나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 이 소설이 와닿는 느낌은 매우 좋았습니다. 가족의 애정과 헌신이 아니라 치졸함과 쪼잔함 그리고 가족 안에서 숨겨진 비밀이 있지만 결국 우린가족이잖아 하며 조금씩 뻗어나가는 손을 통해서 가족의 이름이 다시 정의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 작품은 영화화가 되서 영화를 보시기 전에 이 소설을 접하시고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영화를 보니 소설과 너무 흡사하게 찍어서요.)
- 추천 웹툰 '무채색 가족' : 다음 웹툰이지 완결웹툰인 강형규 작가의 무채색 가족이라는 만화입니다. 이 만화도 마치 고령화 가족과 비슷한 느낌의 작풉입니다. 마초적인 색채때무에 좀 거북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이 만화를 끝까지 보다보면 가족에 대한 코믹함에서 가족이 갖는 힘이 결국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2.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오늘로 두번째로 처음 소개하는 작가 신경숙입니다. 먼저 저는 말씀 드리고 가겠습니다. 저는 신경숙 작가님의 작품 대다수를 싫어합니다. 이유를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통속적인 느낌의 색과 자기 자전적 부분이 너무 깔려있어서 입니다. 그리고 소설이 너무 착합니다. 자전적인 부분이 있다면 저는 소설이 객관적인 세상의 묘사와 현재의 정세를 이야기 하지 못한다는 편견 아닌 편견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착한 부분은 다음 서평할 은희경 작가님때 이야기 하겠습니다.
어째든, 이 책을 서평하는 이유는 엄마가 처음으로 책을 보시고 눈물을 흘리신 작품입니다. 제가 신경숙을 안좋아 한다면 대충 제 취향에 대해서 느끼셨을텐데요. 저는 헤르타 뮐러나 보르헤스, 김영하 등 좀 색이 어둡고 칙칙한 작가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가 엄마를 부탁에 붐이 끝나고 서점에서 한 권 사서 그냥 읽어보자 한 책이었습니다. 저는 지겹다고 느꼈고, 슬픈부분에서 좀 슬프네 하고 팽개쳐둔 작품인데 엄마가 보고 있는 부분에서 아 이책을 이야기 해야겠구나를 느꼈습니다. 너무 말이 길었네요.
이 책은 엄마라는 주제가 가장 강했던 소설입니다. 엄마. 가장 소중하지만, 잊혀지기도 하고, 너무 익숙해서 금방 잃어버리기도 하는 아주 작은 부품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부품이라 여겼던 엄마가 사라지자 거대한 기계는 자신들의 일을 하지 못하고, 멈춰버립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아주 작고 익숙한 부품이 아니라 기계 자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 소설은 2인칭에 엄마를 잃어버린 뒤 자식들이 엄마를 잃어버린 후 엄마에 대한 그리움, 있을 때 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고백이 가족이라는 정의를 새롭게 쓰는 소설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부모로써의 엄마에서 벗어나 엄마라는 존재 그리고 엄마 자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쓰면서 결국 엄마도 어느 부모의 자식이자 가족 이었다고 작가는 말하는 듯 했습니다.
이책은 저랑은 별로 맞지 않았지만,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새의 선물 - 은희경
먼저 신경숙 작가에서 이야기 하지 못한 소설의 착함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예전에 은희경 작가님의 강연에서 소설은 나쁘게 써야 한다.
왜냐하면 소설은 나쁜 짓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는 교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 이야기 하면 길어 질것 같으니 아예 따로 게시판에 쓰겠습니다.)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은 은희경 작가 데뷔작이자 90년대의 폭풍을 몰고 온 작품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이 소설은 어쩌면 가족 소설이지만 어쩌면 사회 해학과 분노 연애 등을 담아낸 쿤데라식 소설 교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재미 없습니다. 그리고 어렵다고 느끼면 어렵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보다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야기를 그리고 가족에 대한 생각과 사고를 보다보면
그 시대의 정서와 가족에 이미지가 구축되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부모를 해체하고 부모 안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 였다면 새의 선물은 가족의 의미도 혹은 현실도 지금 맞닿는 것이 사실이며, 변화 될 수 없기에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그리고 가족의 만남이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 가는 시대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르게 생각 하신분들도 있겠죠. 예를 들어 소설을 주인공의 연애적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죠.)
저는 이 소설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의 아빠가 데려오는 부분과 주인공이 성인이 되어서 외로움과 절박함이 결국 가족의 부재에서부터 일어 난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을 느끼고 싶다면 은희경 작가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읽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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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가족해체 소설 1이 끝났습니다. 가족으 해체. 그러니까 통속적인 가족소설에서 벗어나 웃기거나 부모를 해체하고 부모의 삶을 돌아보거나,
가족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부여하는 소설들을 이야기 했지만 저는 이 소설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자신이 서있다는 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일본 가족해체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