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졌었어?
제가 초드학교 4학년 쯤에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지역 청년단 봉사활동 같은 단체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활동 내용은 지역 대학생들이 리더가 되어서
시내의 초등학생과 휴일이나 여름방학 때 캠프나 봉사활동 같은 걸 하는 거였습니다.
그해 여름 방학 때는 산속의 빈 학교에 캠프하러 갔습니다.
잘 기억 나지 않지만 빈 학교 근처에 강이 흐르고 있었고,
초등학생이던 우리는 거기서 수영도 하며 놀았습니다.
그런데 상류에 흐르는 강이라 큰 바위나 돌이 많이 있어서
물살이 세다고는 해도 수영할 수 있을 정도의 곳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널따랗게 수영도 하고, 잠수도 할 수 있을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마침 강에 걸린 다리 아래가 물이 깊어서 충분히 수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나서 거기서 놀았습니다.
저는 이웃에 사는 A와 같이 캠프에 참가했습니다.
당시에 A는 행동이 굼뜨다는 이유로 약간 따돌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강에서 잠수하는데, 옆에서 A가 빠진 게 보였습니다.
저는 물속에서 "앗 A가 굼벵이라 빠졌나봐.."라는 생각을 하고
뭍에 있는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하려고 수면에 얼굴을 내밀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물에 빠진 A가 제 발을 꽉 잡아당겨서 저도 같이 빠지려고 했습니다.
제가 필사적으로 물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A 손이 발을 잡아당기며 긴 머리카락이 엉겨 붙었습니다.
저는 정말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괴로웠지만 눈을 떠보니 창백한 여자가 머리카락을 수초처럼 하늘거리며
창백한 손으로 제 발을 잡아당기는 게 보였습니다.
"A가 아니잖아!"
저는 너무 무서워서 그 여자를 발로 밀어냈습니다.
뭍으로 겨우 겨우 올라온 저는,
걱정스레 바라보는 친구들 사이에 있는 A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A야, 너 물에 빠지지 않았어?"하고 물었지만
"너 혼자 빠졌는데?"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그때 필사적으로 발로 밀어내지 않았다면
그 여자한테 끌려갔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