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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9060
    작성자 : 행복이야기_
    추천 : 1
    조회수 : 298
    IP : 14.32.***.22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2/27 18:34:56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060 모바일
    축의금 만삼천원~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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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의금 만삼천원 -
     
    10년 전 나의 결혼식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가 보이지 않았다  
     
    '이럴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리가 없는데...'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왔다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여덟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어쩌나,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숨을 몰아쉬는 친구 아내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석민이 아빠는 못 왔어요. 죄송해요...
    대신 석민이 아빠가 이 편지 전해드리라고 했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뒤집어쓴 채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이기에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내겐 있으니까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친구여, 오늘은 너의 날이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해남에서 친구가- 』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만원짜리 한장과 천원짜리 세장...  
     
    뇌성마비로 몸이 많이 불편한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겨울 추위와 바꾼 돈  
     
    나는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데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기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나는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 <곰보빵>中 ,이철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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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happystory.storysh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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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28 13:21:59  172.69.***.167  카운팅스카이  74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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